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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국 학교도서관에서 사라지는 책들… 청소년 도서 금지 확산의 배경

2026년 01월 28일 | 정책

미국 학교 도서관의 도서 금지 확산과 교육적·구조적 위협 분석

1. 미국 학교 도서관의 도서 금지 현황과 통계

2021년 이후 미국 학교 도서관 내 도서 검열은 전례 없는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펜 아메리카(PEN America)를 비롯한 주요 기관의 통계와 분석에 근거한 도서 금지의 구체적 실태는 다음과 같다.

  • 도서 금지의 규모와 범위: 2021년부터 현재까지 미국 학교 도서관에서 금지된 도서는 약 23,000권에 달한다. 펜 아메리카(PEN America)는 ‘금지(banned)’를 도서에 대한 접근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차단되거나, 열람을 위해 부모의 별도 허락이 필요한 상태로 정의한다.
  • 검열 조치의 주요 경로: 2024~2025학년도 통계에 따르면 전체 도서 금지 조치의 97%는 외부 기관의 강제력보다 학교 도서관 자체적인 결정에 의해 수행되었다. 이는 교육 기관이 법적 논란이나 정치적 압박을 피하고자 자발적으로 검열을 시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표적 주제 및 주요 사례: 성소수자(LGBTQ+)의 삶과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다룬 도서들이 주된 금지 대상이다. 마이아 코바베(Maia Kobabe)의 「젠더 퀴어(Gender Queer)」는 캘리포니아(California)주 헌팅턴비치(Huntington Beach) 시립도서관의 민원을 시작으로 현재 50곳 이상의 학군에서 금지되었다. 또한 「시계태엽 오렌지(A Clockwork Orange)」, 「화씨 451(Fahrenheit 451)」, 「가장 푸른 눈(The Bluest Eye)」 등 문학적 가치가 검증된 고전들 역시 검열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2. 검열의 확산 동력과 구조적 위협

도서 금지 현상은 특정 단체와 개인의 조직적 활동, 그리고 정치적 압박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 조직적 검열 지침의 확산: ‘맘스 포 리버티(Moms for Liberty)’는 부모의 권리 옹호를 명분으로 도서 검열을 주도한다. ‘맘스 포 리버티(Moms for Liberty)’는 아이오와(Iowa)주 등에서 100쪽 이상의 분량으로 제작된 ‘북 오브 북스(Book of Books)’라는 지침서를 배포하고 있다. ‘북 오브 북스(Book of Books)’는 도서 내용을 1점에서 5점까지 평가하여 4점 이상의 도서를 ‘성인용 콘텐츠’로 규정하고 제거를 권고한다. 평가 기준에는 월경 묘사, 성 정체성 탐색, 성별 규범 등이 포함된다.
  • 소수 민원인의 과도한 영향력: 플로리다(Florida)주 에스캄비아 카운티(Escambia County)의 사례는 소수 개인이 전체 학생의 독서권에 미치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비키 배것(Vicki Baggett)이라는 개인이 2022~2023학년도 플로리다(Florida)주 전체 민원의 약 1/4을 제기하였으며, 비키 배것(Vicki Baggett)의 민원은 에스캄비아 카운티(Escambia County) 내 4만 명 학생들의 도서 접근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 정치적 압박과 행정적 위협: 지역 수준의 민원은 주 단위의 법 제정으로 고착화되고 있으며, 연방 정부 차원의 압박 또한 강화되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는 학교 내 ‘세뇌’ 방지를 명분으로 행정명령을 발효하였으며, 성별 및 평등 관련 주제를 다루는 학교에 대해 연방 지원금을 삭감하겠다는 위협을 통해 학교 당국의 자기검열을 강제하고 있다.

3. 법적 선례와 표현의 자유를 위한 원칙

도서 검열에 대한 역사적 사례와 헌법적 원칙은 현재의 검열 확산 상황에 대한 중요한 법적 기준을 제시한다.

  • 역사적 검열 사례: 1852년 노예제를 비판한 「엉클 톰스 캐빈(Uncle Tom’s Cabin)」이 남부 주에서 금지되었고, 1959년에는 흑인 토끼와 백인 토끼의 결합을 묘사한 「토끼들의 결혼식(The Rabbits’ Wedding)」이 앨라배마(Alabama)주 도서관에서 철거된 바 있다.
  • 1975년 뉴욕(New York)주 판결과 법적 모호성: 1975년 뉴욕(New York)주의 한 고등학교가 ‘반미적’이라는 이유로 11권의 도서를 제거하자 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은 학교 당국이 정치적·도덕적 이유로 자의적인 도서 제거를 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며 학생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대법관들의 의견이 엇갈린 결과로 인해 판결은 명확한 법적 판례를 형성하지 못했으며, 현재의 검열 주도 세력은 이러한 법적 모호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미국 헌법 수정 제1조(First Amendment): 미국 헌법 수정 제1조(First Amendment)는 표현과 정보의 자유를 보장하며 국가의 검열로부터 개인을 보호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도서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는 행위는 헌법이 보호하는 정보 접근권 및 표현의 자유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4. ‘선제적 복종’의 위험성과 교육의 본질에 대한 고찰

현재의 도서 금지 사태에서 가장 심각한 위협은 국가의 직접적인 명령보다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선제적 복종(Preemptive obedience)’ 현상이다. 데이비드 지그너(David Signer)가 지적한 바와 같이, 법적 논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학교와 사서, 출판사가 스스로 검열에 나서는 현상은 가장 은밀하고 치명적인 위협이다.

  • 자기검열의 위험성: 도서 금지 조치의 97%가 학교 내부에서 결정되었다는 사실은 ‘선제적 복종(Preemptive obedience)’이 실제 교육 현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러한 자기검열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가치관을 탐색할 기회를 박탈하고, 교육 기관을 특정 이데올로기의 선전 도구로 전락시킨다.
  • 교육과정 훼손의 비합리성: 아트 슈피겔만(Art Spiegelman)의 「마우스(Maus)」는 아우슈비츠 생존 서사를 다룬 중요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강제수용소 내부의 상황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나체 묘사를 이유로 테네시(Tennessee)주 맥민 카운티(McMinn County) 교육과정에서 퇴출당했다. 홀로코스트의 비극을 다룬 문학 작품에서 나체 묘사를 문제 삼는 행위는 문학적 맥락을 무시한 편협한 시각의 결과이다.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와 같은 고전들이 교육과정에서 배제되는 현상 또한 역사 교육의 깊이를 저해한다.
  • 문학의 본질적 가치 회복: 허구 문학은 독자에게 특정 이념을 주입하는 선전물이 아니라, 세계의 이면을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하게 하는 서사이다.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 아래 진행되는 도서 금지 조치는 문학적 가치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정치적 위선에 불과하다. 진정한 교육은 금지를 통한 통제가 아니라, 다양한 텍스트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보장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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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www.nzz.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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