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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학교도서관 책 예산을 지켜야 하는 이유…퀘벡 작가들이 요구한 장서구입비 보호

2026년 09월 2일 | 정책

학교의 책 예산을 지켜야 하는 이유…퀘벡 작가들이 ‘새 책 구입비 보호’를 요구하다

캐나다 퀘벡의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학교에서 새 책을 구입하는 예산을 별도로 보호해야 한다고 공동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프랑스어 일간지 르 드부아르(Le Devoir)에 게재된 공개서한 「새 책 예산을 지키는 것은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은 책을 단순한 교육비 지출 항목이 아니라 문해력, 문화적 다양성, 교육격차 완화와 연결되는 핵심 학습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퀘벡 학교 새 책 구입 예산 보호를 요구하는 공개서한 캠페인 이미지
퀘벡 서점협회(Association des libraires du Québec)가 공개한 학교 새 책 구입 예산 보호 캠페인 이미지. 출처: Association des libraires du Québec

학교에서 책을 만날 기회를 지켜야 한다는 작가들의 공동 호소

  • 학교의 새 책 구입 예산을 별도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공개서한의 핵심 주장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퀘벡의 작가,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들은 학교와 도서관, 도서전에서 어린 독자들을 직접 만나며 독서가 학생에게 미치는 변화를 확인해 왔다고 말한다. 이들은 유치원의 그림책에서 초등학교의 시리즈물, 중·고등학교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맞는 새로운 책을 지속적으로 접하는 경험이 독서 습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공개서한에는 시몽 불리스(Simon Boulerice), 카트린 지라르오데(Catherine Girard-Audet), 파트리크 스네칼(Patrick Senécal)을 비롯해 약 100명의 퀘벡 문학계 인사가 참여했다. 같은 공개서한을 소개한 퀘벡 출판인협회(Association nationale des éditeurs de livres, ANEL)도 약 100명의 작가와 창작자가 서명했다고 밝혔다.

  • 새 책의 가치는 단순히 장서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현재의 사회와 자신의 삶을 반영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작가들은 책이 학생에게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하고, 자신과 다른 삶을 이해하게 하는 ‘창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가족 형태와 문화적 배경, 사회적 가치가 빠르게 달라지는 상황에서 오래된 책만으로 구성된 학교도서관은 학생들이 경험하는 현재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단순한 문학계의 주장만으로 보기 어렵다. 퀘벡에는 300곳 이상의 서점과 200곳 이상의 출판사, 약 20개의 도서 유통기업이 있으며 공공도서관도 800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 2024년 퀘벡의 신간 판매액은 7억500만 캐나다달러로 전년보다 4.1% 증가했다. 특히 기관 대상 일반도서 판매액은 2023년 8,330만 캐나다달러에서 2024년 9,300만 캐나다달러로 11.6% 증가했다. 퀘벡통계청은 최근 몇 년 동안 학교와 공공도서관의 도서구입 예산을 확대한 정책이 이러한 증가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출처: Institut de la statistique du Québec.

문제는 예산 총액이 아니라 ‘책 구입비의 보호 장치’가 사라졌다는 데 있다

  • 논란은 학교의 도서구입 예산이 다른 교육사업과 통합되면서 책에 사용하도록 보장했던 장치가 약화된 데서 시작됐다.

퀘벡 학교의 도서구입을 지원해온 핵심 제도는 교육부의 15103 조치(Mesure 15103)다. 이 제도는 학교도서관의 인쇄·디지털 자료를 구입하기 위한 재원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2026년 교육예산 개편 과정에서 도서구입비가 문화·체육·과학 활동 등을 포함하는 보다 큰 범주의 교육사업 예산과 묶이면서 출판·도서관계에서는 장서구입비가 다른 지출과 경쟁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셰르브루크대학교의 퀘벡 도서연구그룹(Groupe de recherches et d’études sur le livre au Québec)은 2026년 5월 이러한 예산 통합으로 책 구입비의 보호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관 판매 둔화와 아동·청소년 도서 판매 감소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학교 장서 갱신까지 위축될 경우 독서 접근성이 동시에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Université de Sherbrooke, GRÉLQ.

  • 기존 제도는 교육부와 교육서비스센터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구조여서 지역 재정 상황에 따라 실제 책 구입 규모가 달라질 수 있었다.

퀘벡 도서산업 단체인 리브르 퀘벡(Livres Québec)이 2026~2027년 예산 협의 과정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5103 조치의 첫 번째 항목은 교육부가 66.7%, 교육서비스센터(Centre de services scolaire, CSS)가 33.3%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교육서비스센터가 자체 재원을 투입하지 못하면 교육부의 대응 지원도 함께 줄어드는 구조다. 따라서 명목상 정부 예산이 존재하더라도 지역의 재정 압박이 커질 경우 실제 학교도서관의 구입액은 감소할 수 있다. 출처: Livres Québec, 2026–2027 예산 의견서.

퀘벡 서점협회(Association des libraires du Québec, ALQ)에 따르면 2025~2026학년도 이 항목에 교육부가 1,668만 캐나다달러(약 161억8천만원), 교육서비스센터가 847만 캐나다달러(약 82억1천만원)를 부담했다. 출처: Association des libraires du Québec, 환율: Investing.com.

  • 교실에서 직접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한 별도 지원도 학교 독서환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었다.

15103 조치의 두 번째 항목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담임교사에게 연간 약 300캐나다달러(약 29만원) 규모의 퀘벡 도서 구입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2025~2026학년도 예산은 1,185만 캐나다달러(약 114억9천만원) 규모였다. 당초 5년에 걸쳐 총 4,200만 캐나다달러(약 407억원)을 투입하는 정책으로 설계됐다. 출처: Association des libraires du Québec.

책을 다른 교육비와 경쟁시키지 말자는 것이 개선 요구의 핵심이다

  • 작가들과 도서계는 단순한 예산 증액보다 도서구입비를 목적성 예산으로 다시 보호할 것을 요구한다.

해당 기사에서 작가들이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대규모 사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학교의 책 구입에 사용되던 재원을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기 어렵게 만들어 장서 갱신의 지속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즉 ‘전체 교육예산 안에 책 구입비가 존재하는가’보다 ‘실제로 책 구입에 사용되도록 보장되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2026년 여름 퀘벡에서는 약 3,800만 캐나다달러(약 369억원) 규모로 별도 관리돼온 학교 도서 관련 재원이 다른 교육사업과 통합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전직 문화·교육장관 8명도 공동 기고문을 통해 학교의 신간 구입비 보호가 사라질 경우 특히 가정에서 책을 충분히 접하기 어려운 학생의 문화적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Journal de Montréal.

  • 책 예산을 보호하는 정책은 학생뿐 아니라 지역 서점과 출판 생태계까지 동시에 연결한다.

퀘벡의 제도에서는 학교의 공공 도서구입이 인증서점(librairie agréée)을 통해 이뤄지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학교도서관 장서 예산은 교육정책이면서 동시에 지역 서점과 출판사의 안정적인 수요를 만드는 문화산업 정책이기도 하다.

실제 퀘벡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서점 매출은 2024년 4억7,010만 캐나다달러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기관 대상 판매는 2020년 이후 5년 동안 40.4% 증가했으며, 그 가운데 일반도서의 기관 판매액은 같은 기간 43.3% 늘었다. 이는 학교·도서관 구매가 개인 소비와 별개로 출판 생태계에서 상당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Institut de la statistique du Québec.

  • 디지털 자료를 확대하더라도 인쇄책 예산을 대체하기보다 상호보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퀘벡 학교가 사용하는 디지털 독서 플랫폼 비블리위스(Biblius)의 공동 디지털 컬렉션은 이미 400종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누적 대출은 300만 건을 넘어섰다. 학교도서 관련 연합체는 이 성과를 근거로 디지털 자료 역시 최소 5년 이상의 다년 예산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인쇄 장서 예산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두 유형의 자료를 함께 확보하는 방향이다. 출처: Coalition pour le livre à l’école.

한국 학교도서관에도 필요한 것은 공간보다 먼저 ‘지속 가능한 장서예산’이다

  • 한국 역시 학교도서관 자료구입비를 일정 비율 이상 확보하도록 권고하거나 의무화하는 방향을 이미 채택하고 있다.

퀘벡의 논란은 한국 학교도서관 정책에도 직접적인 시사점을 준다. 국내에서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교기본운영비 가운데 일정 비율을 학교도서관 자료구입비로 편성하도록 해왔다. 전라남도교육청의 2025학년도 학교회계 지침은 자료구입비를 학교기본운영비의 3% 이상 의무 편성하고 4% 이상을 권장하며, 별도로 학교도서관 운영비는 1% 이상 의무 편성하도록 규정했다. 출처: 전라남도교육청 2025학년도 학교회계 예산편성 설명자료.

  • 장서구입비의 비율을 명확히 정하면 실제 집행률과 학생 1인당 장서 규모도 개선될 수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2025년 학교도서관 진흥 시행계획을 보면 학교기본운영비의 3% 이상을 자료구입비로 편성한 학교의 비율이 78.2%에서 92.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전년보다 평균 2.1권 증가해 34.9권이 됐다. 이는 일정 수준의 목적성 예산을 명시하는 제도가 실제 장서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내 사례다. 출처: 경기도교육청 2025 학교도서관 진흥 시행계획.

  • 다만 앞으로는 단순히 ‘몇 퍼센트를 썼는가’에서 더 나아가 장서의 최신성과 이용 효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학교도서관 예산을 보호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좋은 독서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생의 연령과 교육과정,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이용률이 낮거나 정보가 오래된 자료를 폐기하며, 신간과 다양한 주제의 도서를 지속적으로 보충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2025년 계획에서 1,745개 학교의 장서점검·폐기를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서 수 증가와 함께 장서의 최신성과 적합성을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접근이다. 출처: 경기도교육청.

  • 결국 도서관 공간 개선과 장서 예산은 서로 대체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라 함께 유지돼야 한다.

최근 학교도서관 정책은 공간 재구성, 디지털 서비스, 메이커 활동, 휴식·커뮤니티 기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공간이 새로워져도 지속적으로 읽을 만한 책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학교도서관의 기본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퀘벡 작가들이 강조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책 구입비는 시설 개선 뒤에 남는 잔여예산이 아니라 학교도서관을 작동시키는 기본 운영재원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학교도서관 자료구입비를 학교기본운영비의 일정 비율 이상 확보하도록 하는 기준을 유지하는 한편, 향후에는 학생 1인당 신간 구입권수, 최근 5년 이내 출판물 비율, 장서회전율, 폐기·갱신률과 같은 지표를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 예산 보호가 단순한 회계 규칙에 머물지 않고 학생이 실제로 새 책을 만나는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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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ledevo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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