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동체의 심장부가 된 도서관으로 공공공간을 다시 상상하다
몬트리올(Montréal) 대도시에 자리한 록토곤 도서관(Bibliothèque L’Octogone)은 문화적·사회적 다양성이 두드러진 라살 자치구(LaSalle)의 핵심 공공시설 지구 중심에 있다.
퀘벡(Québec) 전역의 문화시설은 만남과 학습, 공동체 생활을 지원한다. 또한 사계절의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도록 계속 발전한다. 록토곤 도서관은 1984년 개관한 이후 라살 자치구에서 가장 많은 시민이 찾는 문화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기존 공간은 폐쇄적인 구조를 지녔다. 기능도 제한적이었다. 주변 도시환경과 연결하기 어려워 도서관의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2017년 몬트리올시는 도서관을 대상으로 건축설계공모를 진행했다. 퀘벡은 주요 공공시설의 건축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공모 방식을 널리 활용한다. 공모전은 기존 도서관의 면적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설계팀에 21세기 문화기관의 새로운 모습을 제안하도록 요구했다.
새 도서관은 접근하기 쉽고 유연해야 했다. 지속가능성을 갖추고 지역사회에 깊이 뿌리내려야 했다. 문화와 창의성, 학습과 시민 생활을 하나로 연결해야 했다. 동시에 기존 건물의 강한 정체성을 보존해야 했다. 인접 공원과 주변 공공공간의 관계도 강화해야 했다.

안 카리에 아키텍트(Anne Carrier Architectes)와 라봉테 마르실 아키텍트(Labonté Marcil architectes)가 공동으로 제출한 설계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 증축 프로젝트는 라살의 상징적 건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건축은 지역의 기억을 담는 그릇이 됐다.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사회·생태적 전환을 촉진하는 장치로도 기능한다.
도서관은 주요 도로가 교차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 설계팀은 도서관을 지역 문화와 사회생활을 지원하는 중심 거점으로 다시 정의했다. 시민이 함께 나누고 창작하며 학습하는 활기찬 장소를 만들었다. 변화하는 지역사회의 요구에도 대응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는 여러 해 동안 진행한 이용자 요구 조사와 공공 협의의 결과다. 설계팀은 기존 시설을 포용적이고 자연광이 풍부한 목적지로 바꿨다. 도서관은 주변 환경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다.
프로젝트는 기존 건물의 고유한 성격을 지우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특성을 설계 개념의 중심에 놓았다. 원래의 팔각형 건물은 보존하고 외부에서 명확히 드러냈다. 그 위에 새로운 층을 증축했다.
도서관 면적은 2,645㎡에서 약 4,500㎡로 늘었다. 약 70.1% 증가한 규모다. 이 방식은 원래 안쪽으로만 닫혀 있던 건물을 도시를 향한 상징적 형태로 바꿨다. 건축면적의 확대는 최소화했다. 기존 구조물의 재사용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최대 26만1,000㎏, 즉 261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피했다. 건설폐기물 870㎥도 폐기하지 않고 줄이거나 재활용할 수 있었다.

설계팀은 라살의 역사에서 영감을 얻었다. 라신 운하(Lachine Canal)와 플레밍 풍차(Fleming Windmill)가 대표적인 배경이다. 공간은 유동적이며 위로 상승하는 흐름을 따라 구성했다.
돌라르 애비뉴(Dollard Avenue)에서는 넓은 외부 공공공간이 방문자를 큰 중앙홀로 이끈다. 중앙홀은 도시와 공원을 이어주는 내부의 핵심 공간이다. 방문자가 위치를 파악하도록 돕는다. 여러 자료실과 프로그램 공간으로 이동하는 동선도 조직한다. 옥상 테라스와 정원으로 올라가는 흐름 역시 중앙홀에서 시작한다.
세 개의 랜턴(Lantern)이 건물의 형태와 주요 기능을 규정한다.
도시 랜턴(Urban Lantern)은 기존 도서관의 행정·지원 구역 위에 자리한다. 돌라르 애비뉴와 샐리 스트리트(Salley Street)가 만나는 북동쪽 모서리에 뚜렷한 도시 랜드마크를 만든다. 만화의 칸을 연상시키는 개구부 안에 업무공간을 배치했다. 투명한 외벽은 외부 공공공간을 향해 열린다.
남서쪽의 전원 랜턴(Pastoral Lantern)은 펠릭스 르클레르 공원(Félix-Leclerc Park)과 수도 운하(Aqueduct Canal)를 향해 뻗는다. 구조의 반복 간격은 아래에 있는 큰 팔각형 건물에서 가져왔다. 건축물의 틀을 바깥쪽으로 연장해 밝은 독서공간과 넓은 야외 테라스를 만들었다.
남동쪽의 공동체 랜턴(Community Lantern)에는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공간을 배치했다. 출입구 중심 공간과 야외 활동 구역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카페와 뉴스 라운지, 팹랩(Fab Lab)은 계절 변화와 계속 관계를 맺는다. 남쪽 출입구 주변에는 활기찬 공동체 생활이 펼쳐진다. 활동은 인접한 테라스와 라운지로 이어진다. 새롭게 조성한 도시공원 전반으로도 확장된다.
세 개의 랜턴은 도서관이 시민을 하나로 모으는 공공장소라는 점을 강조한다. 도서관은 도시와 자연 사이의 경계이자 연결 지점이 된다.

록토곤 도서관을 대표하는 만화책 장서는 건축 경험 전체를 관통한다. 공간의 기하학적 형태와 맞춤형 가구가 만화의 언어를 반영한다. 길찾기 요소와 조각적인 계단도 그래픽 서사의 표현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방문자는 도서관을 이동하며 몰입감 있고 놀이적인 경험을 한다.
건축적 품질은 이용자 경험의 중심에 있다. 풍부한 자연광이 실내로 들어온다. 내부 전망대에서는 도서관 여러 공간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예술작품도 새 도서관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가쓰시카 호쿠사이(Katsushika Hokusai)의 작품 ‘가나가와 앞바다의 큰 파도(The Great Wave off Kanagawa)’에서 영감을 받은 생태 벽면이 대표적이다.
나선형 계단에는 예술가 카릴리 푸글렘(Karilee Fuglem)의 공중 설치작품 ‘순환 중(En circulation)’이 전시된다. 이 작품은 방문자를 사색 공간인 ‘나만의 세계(Dans ma bulle)’로 안내한다.
환경 측면에서 프로젝트는 기존 구성요소의 재사용을 우선했다. 콘크리트 슬래브와 구조 골조 일부를 유지했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량과 건설폐기물을 크게 줄였다.
도서관은 현재 리드 골드(LEED Gold) 인증 취득을 추진한다. 고성능 건물 외피와 패시브 디자인(Passive Design)을 적용했다. 에너지 회수 설비와 고효율 기계설비도 도입했다. 이러한 요소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30% 이상 줄였다.
록토곤 도서관은 책임 있는 건축과 표현력 있는 건축을 함께 구현한다. 주변 경관과 지역공동체에도 깊이 뿌리내린다.
프로젝트 개요
- 프로젝트: 록토곤 도서관 증축(Expansion of Bibliothèque L’Octogone)
- 위치: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라살 자치구(Arrondissement LaSalle, Montréal, Québec, Canada)
- 연면적: 4,500㎡
- 건축: 안 카리에 아키텍트(Anne Carrier Architectes, ACA), 라봉테 마르실 아키텍트(Labonté Marcil architectes, ALM) 공동설계
- 사진: 아드리앵 윌리엄스(Adrien Williams)
1. 개요
- 기존 도서관을 도시 생활의 중심 공간으로 전환했다.
록토곤 도서관은 1984년부터 라살 자치구의 주요 문화기관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기존 팔각형 건물은 내부 중심적인 구조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건축의 기억을 보존하면서 도로와 공원, 테라스와 옥상정원을 연결하는 개방형 시민 공간으로 전환했다. - 면적 확대와 기존 구조물 재사용을 동시에 달성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도서관 면적은 2,645㎡에서 약 4,500㎡로 늘었다. 증가율은 약 70.1%다. 몬트리올시 자료는 기존 면적을 약 2,900㎡로 제시한다. 두 자료는 기존 면적 산정 기준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완공 규모가 약 4,500㎡라는 점은 일치한다. 공사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됐으며, 새 도서관은 2023년 여름 문을 열었다. - 건축·문화·창작·휴식 기능을 하나의 체계로 묶었다.
도시 랜턴, 전원 랜턴, 공동체 랜턴은 단순한 외관 요소가 아니다. 행정과 업무, 독서와 경관 감상, 카페와 창작 활동을 구분한다. 중앙홀은 세 영역을 연결한다. 설계공모 심사위원단도 부지와 지역 역사에 대한 이해, 이용자 경험, 최소화한 건축면적을 높게 평가했다.
2. 추진 배경
- 기존 공간이 변화한 도서관 이용방식을 수용하지 못했다.
기존 도서관은 장서 열람과 대출을 중심으로 계획됐다. 폐쇄적인 구조와 제한된 기능 때문에 창작 활동, 공동체 행사, 세대별 체류, 야외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기 어려웠다. 주변 공원과 주요 도로에서도 내부 활동을 확인하기 힘들었다. - 시민 요구를 반영한 21세기형 도서관이 필요했다.
몬트리올시는 설계공모 단계부터 도서관을 ‘현대적이며 연결되고 지역사회에 열린 공간’으로 규정했다. 건축팀에는 기존 건축의 보존, 돌라르 애비뉴의 활성화, 공원과 외부 공공공간의 개선을 함께 요구했다. 만화도 전체 공간과 서비스를 묶는 핵심 주제로 제시했다. - 공공투자의 설계 품질을 높이기 위해 건축공모를 활용했다.
몬트리올시는 2017년 8월 7일 다학제 건축설계공모를 시작했다. 공모는 두 단계로 진행했다. 퀘벡주와 온타리오주 건축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제시한 사업예산은 세금 별도 1,264만9,491캐나다달러였다. 2026년 7월 23일 환율인 1캐나다달러당 약 1,041.91원을 적용하면 약 131억8,000만 원이다. - 철거 중심 개발에서 탄소저감형 재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기존 콘크리트 슬래브와 구조 골조를 유지하면 새 구조체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재탄소(Embodied Carbon)를 줄일 수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261톤 줄였다. 건설폐기물 870㎥도 매립이나 처분 단계로 보내지 않았다.
3. 개선 사항
- 중앙홀을 도시와 공원을 잇는 내부 공공광장으로 만들었다.
방문자는 돌라르 애비뉴의 외부 광장에서 중앙홀로 들어온다. 중앙홀에서는 자료실과 프로그램 공간, 옥상정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공원 방향의 시야도 열린다. 도서관 안에서 도시와 자연의 방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길찾기 부담이 줄어든다. - 장서 공간을 문화·창작·교류 프로그램과 결합했다.
몬트리올시의 개관 계획은 인쇄자료 18만 점과 시청각자료 8,000점, 게임 1,000점을 제시했다. 공간에는 90석 공동체실과 60석 어린이 활동실을 배치했다. 팹랩형 창작공간 2곳과 40석 카페도 포함했다. 청소년 공간과 영유아 공간, 만화도서관, 4∼6인용 작업실 5곳을 마련했다. 별도 프로그램실을 제외한 일반 좌석은 275석이다. - 현재 운영에서도 공간의 다기능성이 확인된다.
몬트리올시의 2026년 운영 안내에 따르면 도서관은 청소년 전용실을 포함한 작업실 5곳을 운영한다. 어린이 구역에는 게임과 장난감 1,150개 이상을 제공한다. 카페와 공동체실, 컴퓨터실, 조용한 작업 라운지도 갖췄다. 만화가 작업실과 야외용품 대여 서비스, 외부 테라스 3곳도 운영한다. - 만화라는 지역 특화 장서를 공간 정체성으로 확장했다.
만화책은 서가에 보관된 자료에 머물지 않는다. 공간의 개구부와 가구, 계단, 길찾기 체계가 만화의 칸과 연속적인 장면을 연상시킨다. 장서 특화가 건축과 서비스, 프로그램의 공통 언어가 됐다. 이는 특화도서관이 상징물만 설치하는 방식과 구분된다. - 환경성능을 구조 재사용과 설비 개선으로 확보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기존 구조물 재사용으로 탄소배출 261톤과 건설폐기물 870㎥를 줄였다. 고성능 외피와 패시브 설계, 에너지 회수 시스템, 고효율 기계설비는 에너지 사용량을 30% 이상 낮춘다. 프로젝트는 리드 골드(LEED Gold) 인증을 목표로 삼았다. - 건축적 성과가 지역사회의 평가로 이어졌다.
록토곤 도서관은 2026년 퀘벡 건축가협회(Ordre des architectes du Québec) 건축우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라살 자치구는 이 프로젝트가 시민 투표로 선정하는 대중상(Prix du public)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건축 전문가의 평가와 시민의 장소 경험이 함께 나타난 결과다.
4. 시사점
- 노후 공공도서관의 대안은 전면 철거만이 아니다.
록토곤 도서관은 기존 팔각형 구조를 유지하면서 상부와 주변 공간을 확장했다. 제한된 부지에서도 연면적을 약 70.1% 늘렸다. 한국의 노후 도서관도 구조 안전성과 층고, 기초 하중을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조건이 맞으면 수직 증축과 부분 증축을 결합해 토지 추가 확보와 철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 설계공모는 형태보다 공공적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몬트리올시는 공모 지침에서 기존 건축의 보존과 공원 연결, 거리 활성화, 만화 특화, 지속가능성을 함께 요구했다. 심사위원단은 당선안이 모든 평가 기준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목표를 충족했다고 만장일치로 판단했다. 국내 설계공모도 외관 이미지에 집중하기보다 동선과 운영, 지역문화, 탄소저감 지표를 평가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 - 특화 주제는 장서·공간·프로그램을 하나로 연결해야 한다.
록토곤 도서관은 만화를 자료 분류의 한 분야로만 다루지 않았다. 건축 형태와 길찾기, 가구, 창작실, 예술작품을 만화적 서사와 연결했다. 한국의 특화도서관도 특화자료 수량만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용자가 주제를 탐색하고 제작하며 발표하는 과정까지 설계해야 한다. - 도서관과 공원의 연결은 실내외 운영계획으로 완성해야 한다.
테라스와 공원 조망만으로는 공공공간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록토곤 도서관은 카페와 뉴스 라운지, 팹랩을 남쪽 출입구와 야외 활동 공간에 배치했다. 내부 프로그램이 테라스와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국내 도서관도 외부 독서와 공연, 어린이 활동, 이동형 장서 서비스를 운영계획에 포함해야 한다. - 공간 개선의 효과를 운영자료로 계속 검증해야 한다.
기사에는 설계 단계의 탄소저감량과 에너지 절감률이 제시돼 있다. 그러나 개관 전후의 연간 방문자 수와 실제 에너지 사용량, 프로그램 참여율은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 평가는 방문자 변화와 좌석 가동률, 창작실 예약률을 포함해야 한다. 공원 연계 프로그램 참여와 이용자 만족도도 함께 측정해야 한다. - 한국 공공도서관도 장서시설에서 도시 생활 플랫폼으로 평가 기준을 넓혀야 한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가 정리한 국내 관련 분석은 공공도서관을 학습과 창작, 가족 활동, 지역 교류가 결합된 도시 생활 플랫폼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오울루 중앙도서관 사례도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하기 전에 기존 공간의 동선과 시야, 구조적 질서를 먼저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록토곤 도서관은 보존과 기능 확대, 도시 연결을 하나의 설계 체계로 묶었다는 점에서 두 방향을 함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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