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빌리는 곳에서 도시생활 플랫폼으로: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의 무료 프로그램

도서관에서 무료로 보낼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
-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은 독서와 대출을 넘어 공예, 음식문화, 수선, 명상, 디지털 제작을 제공하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의 학생신문 데일리 트로전(Daily Trojan)은 2026년 9월 11일 USC 인근에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Los Angeles Public Library, LAPL)의 무료 프로그램 5가지를 소개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무료이며 일반 시민에게 개방돼 있고, 참여를 위해 로스앤젤레스 공공도서관 회원증도 요구하지 않는다. Daily Trojan
소개된 프로그램은 엑스포지션 파크 도서관(Exposition Park Branch)의 비전보드 만들기, 중앙도서관(Central Library)의 음식문화 강연과 리페어 페어(Repair Fair), 정기 명상 프로그램, 피오 피코-코리아타운 도서관(Pio Pico-Koreatown Branch)의 3D 프린팅 교육이다. 프로그램 성격만 보면 공예·인문학·자원순환·건강·디지털 기술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모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 프로그램은 단순한 이벤트 목록이 아니라 도서관이 도시생활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9월 16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엑스포지션 파크 도서관 커뮤니티룸에서 열린 비전보드 워크숍은 잡지와 미술 재료를 도서관이 제공하고 참가자가 자신의 목표와 계획을 시각화하도록 구성됐다. 공식 행사 안내에서도 프로그램을 성인 대상의 예술·공예 활동으로 분류하고 있다. Los Angeles Public Library
중앙도서관에서는 9월 1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포모나 칼리지(Pomona College)의 새뮤얼 H. 야마시타(Samuel H. Yamashita) 명예교수가 태평양 연안(Pacific Rim)의 새로운 초지역적 음식문화(New Culinary Hyperlocalism)를 주제로 강연한다. 공식 행사 정보에 따르면 야마시타는 1983년부터 포모나 칼리지에서 가르쳤으며, 2009년 이후 음식문화 연구를 진행해 왔다. 강연에서는 아시아의 음식 전통과 원주민 음식문화가 현대 파인다이닝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다룬다. Los Angeles Public Library
높은 생활비 속에서 도서관이 다시 도시 인프라가 되는 이유
- 기사의 출발점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문화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이동 부담이다.
해당 기사는 로스앤젤레스의 높은 물가와 도시 전역을 이동하는 교통비 때문에 저렴한 여가활동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공공도서관이다. 특히 USC에서 로스앤젤레스 중앙도서관까지는 메트로 E라인을 이용할 경우 기사 기준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으며, 중앙도서관과 엑스포지션 파크·코리아타운 분관을 하나의 도시 문화 네트워크로 활용할 수 있다. Daily Trojan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도서관이 단순히 무료 장소라는 데 있지 않다. 비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었던 강연, 공예교육, 제작 장비, 웰니스 프로그램과 같은 활동을 공공서비스의 영역으로 옮긴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는 도서관을 책과 정보를 제공하는 시설에서 시민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사람을 만나고, 휴식하며 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공공 기반시설로 확장한다.
- 공간 역시 장서 중심에서 활동 중심으로 다층화되고 있다.
중앙도서관의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테이퍼 오디토리엄(Taper Auditorium)은 강연에, 손턴 코트야드(Thornton Courtyard)는 리페어 페어에, 미팅룸은 명상 프로그램에 각각 활용된다. 하나의 도서관 안에서도 강당·마당·회의실이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수용하면서 공간의 기능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국제도서관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Library Associations and Institutions, IFLA)이 2026년 올해의 공공도서관상 평가에서 건축적 품질뿐 아니라 공간의 유연성, 학습과 사회적 연결, 디지털 기술을 별도 평가항목으로 제시한 것도 이러한 변화와 연결된다. 현대 공공도서관의 성과가 서가와 좌석 수만이 아니라 공간에서 실제로 어떤 활동과 관계가 발생하는가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
수선·명상·3D 프린팅까지, 도서관 서비스의 경계가 넓어졌다
- 리페어 페어는 도서관이 자원순환과 생활기술을 공유하는 장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앙도서관은 9월 13일 오후 1시 15분부터 4시까지 에코 파크 리페어 페어(Echo Park Repair Fair)와 협력해 손턴 코트야드에서 무료 수선 행사를 연다. 의류·가죽제품, 장신구, 자전거, 목공 제품을 수선하며, 의류 교환과 식물 교환, 주민 간 기술 공유도 함께 진행한다. 한 사람당 최대 3개 물품까지 맡길 수 있고 같은 분야에서는 1개만 가능하며, 선착순으로 운영된다. Los Angeles Public Library
이 프로그램은 도서관의 역할을 특히 잘 보여준다. 책으로 수리 방법을 배우는 수준을 넘어 실제 물건을 고치고, 물건을 교환하고, 시민이 가진 기술을 서로 나누는 과정까지 지원한다. 지식이 자료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 속 행동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 건강과 휴식도 도서관 프로그램의 일부가 되고 있다.
중앙도서관은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의 마음챙김 교육기관인 UCLA 마인드풀(UCLA Mindful)과 함께 매주 목요일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30분간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공식 일정에는 2026년 9월 17일부터 12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 프로그램이 이어지는 것으로 안내돼 있다. Los Angeles Public Library
독서나 교육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현대 도서관이 집중과 학습뿐 아니라 휴식과 심리적 안정까지 포함하는 공공 실내환경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무료로 머무를 수 있는 공공 실내공간이 부족한 대도시에서는 이러한 기능이 더욱 중요해진다.
- 3D 프린팅 프로그램은 디지털 접근성을 장비 보유에서 실제 제작 경험으로 확장한다.
피오 피코-코리아타운 도서관의 코리아타운 미디어랩(Koreatown Media Lab)은 9월 18일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3D 프린팅 기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자는 무료 3D 디자인 프로그램인 틴커캐드(Tinkercad)를 이용해 모델을 만들고, 완성된 파일은 미디어랩의 3D 프린터로 출력한 뒤 추후 수령할 수 있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년층까지 참여 대상에 포함돼 있다. Los Angeles Public Library
코리아타운 미디어랩에는 3D 프린터를 비롯한 전문 수준의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마련돼 있으며, 교육·창업·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 역할을 한다. 운영시간도 화·수·목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격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별도로 제공된다. Los Angeles Public Library
우리 도서관도 ‘무엇을 보유하는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봐야 한다
- 첫째, 도서관 프로그램은 공간계획과 분리해서 볼 수 없다.
로스앤젤레스 사례에서 강연은 오디토리엄, 수선 행사는 야외 코트야드, 명상은 회의실, 3D 제작은 미디어랩에서 이루어진다.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가능하려면 공간 역시 정숙 열람실 중심의 단일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내 공공도서관에서도 열람·자료·문화강좌실을 고정적으로 구분하기보다 가변형 활동실, 제작공간, 휴식공간, 야외공간을 하나의 이용 경험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 둘째, 공공도서관의 핵심 경쟁력은 프로그램의 화려함보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있다.
이번 기사에 소개된 5개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이며, 기사 기준 도서관 카드 없이도 참여할 수 있다. 리페어 페어에서는 시민이 물건을 가져오고, 명상 프로그램에서는 30분의 휴식을 얻으며, 3D 프린팅 교육에서는 실제 제작물을 완성한다. 이용자가 별도의 소비를 하지 않고도 새로운 경험과 기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공공도서관의 차별적 가치다.
- 셋째, 도서관 프로그램을 지역의 전문기관·시민조직과 연결하면 서비스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
중앙도서관의 명상 프로그램은 UCLA Mindful과, 리페어 페어는 지역의 Echo Park Repair Fair와 협력한다. 도서관이 모든 프로그램을 자체 인력만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대학, 전문가, 시민단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대학·메이커스페이스·환경단체·문화기관·지역 전문가와의 협력을 확대하면 도서관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 넷째, 현대 도서관의 가치는 방문자에게 ‘읽을 것’을 제공하는 것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가 정리한 2026년 해외 도서관 공간 흐름에서도 현대 공공도서관은 독서와 자료 이용을 유지하면서 학습, 교류, 창작, 휴식이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용자 경험과 공간의 유연성, 포용성, 디지털 기술을 핵심 요소로 제시한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
로스앤젤레스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도 여기에 있다. 리페어 페어와 명상, 음식문화 강연, 비전보드, 3D 프린팅은 서로 전혀 다른 프로그램처럼 보이지만 모두 시민의 일상생활과 직접 연결된다. 도서관의 미래를 결정하는 기준은 얼마나 많은 기능을 추가했는가가 아니라, 지역주민이 그 공간에서 얼마나 다양한 활동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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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dailytroj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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