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청 건물을 도서관으로 바꾸다: 호주 라이브러리+ 칼룬드라
호주 퀸즐랜드주 선샤인코스트의 라이브러리+ 칼룬드라(Library+ Caloundra)는 1990년대에 지어진 시의회 행정 건물을 도서관과 지역사회 시설로 전환한 사례다. 윌슨 아키텍츠(Wilson Architects)가 설계하고 로빈슨 아키텍츠(Robinson Architects)가 협력했다. 2025년 9월 22일 문을 열었으며, 건물의 총 연면적은 5,647㎡다. 도서관 자료실에 더해 어린이 활동 공간, 디지털 스튜디오, 회의실, 전시 공간, 시의회 민원 창구를 한 건물에 담았다. 설계사 프로젝트 소개와 선샤인코스트 시의회 사업 자료를 바탕으로 공간과 운영 방식을 살펴본다.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오래된 도서관과 비어 있던 행정 건물
- 기존 도서관은 지역에서 가장 많이 이용됐지만 공간이 부족했다.
선샤인코스트 시의회의 2023년 사업 안내서에 따르면, 이전 칼룬드라 도서관은 선샤인코스트 도서관들 중에서 이용자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 연간 방문자는 30만 명을 넘었고 대출 자료는 약 45만 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도서관 면적은 1,120㎡였다. 성장한 지역의 독서·학습 수요와 다양한 활동을 수용하기 어려워지자, 시의회는 인근의 기존 행정 건물을 새 도서관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새 도서관 면적과 새 건물의 총 연면적 5,647㎡으로 증가하였다.
- 도서관 이전은 칼룬드라 중심지 재편 계획과 연결됐다.
시의회는 2017년 칼룬드라 중심지 계획을 승인하고, 2019년 기존 행정 건물 안에 새 지역 도서관을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새 도서관은 공연장, 지역 미술관, 광장과 공원을 잇는 칼룬드라 커뮤니티·창작 지구(Caloundra Community and Creative Hub)의 한 부분이다. 다만 시의회의 지구 조성 현황에 따르면 주변 공공공간 사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건물의 뼈대를 보존하고 층마다 다른 활동을 배치하다
- 기존 콘크리트 구조체 전체를 유지했다.
설계사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기존 콘크리트 골조의 100%를 보존했다. 1990년대 행정 건물의 구조와 지붕 형태를 유지하면서 내부를 새 용도에 맞게 재구성한 적응형 재사용(adaptive reuse)이다. 건물을 철거한 뒤 다시 짓는 대신 이미 투입된 구조 재료를 활용했다는 점이 설계의 핵심이다. 시의회는 공사 과정에서 나온 철거 자재의 90% 이상을 재활용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했고, 기존 가구도 재사용 경로를 통해 폐기물 처리를 줄였다고 밝혔다. 윌슨 아키텍츠; 선샤인코스트 시의회.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 활동의 성격에 따라 어린이 공간, 자료실, 지역사회 시설을 나눴다.
시의회가 공개한 층별 구성을 보면 지상층에는 어린이 도서관, 청소년 구역, 조용한 독서 공간, 행사 공간과 민원 창구가 있다. 그 위층에는 일반 장서, 지역사 및 특별자료, 협업 공간과 회의실을 배치했다. 최상층에는 지역사회 행사·모임 공간과 시의회 사무실이 들어간다. 설계사는 거리의 활기에서 자료 열람과 학습 공간으로 이동하는 동안 소음 수준도 점차 달라지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한다. 여러 활동을 한 건물에 수용하면서 이용자가 필요한 분위기의 공간을 고를 수 있게 한 구성이다.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 책을 읽는 자리 외에 만들고 만나고 기록하는 시설을 더했다.
선샤인코스트 도서관의 시설 안내에는 예약 가능한 회의실 10개, 방음 처리를 한 디지털 스튜디오 2개, 시청각 부스, 창작 활동 공간, 전시 공간, 조용한 라운지와 야외 독서 공간이 명시돼 있다. 어린이 구역에는 활동 벽과 작은 독서 공간, 놀이 구역을 마련했다. 운영시간 밖 예약 자료 수령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설 안내에서 디지털 스튜디오의 녹음·영상 장비는 설치 예정이라고 설명하므로, 장비의 현재 운영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재사용의 성과를 환경과 이용 지표로 확인하다
- 기존 구조 보존에 에너지·물 절약 설비를 결합했다.
설계사는 이 프로젝트를 호주의 지속가능 건축 평가인 그린스타(Green Star) 6성 설계 등급 사례로 소개한다. 시의회가 밝힌 시설에는 태양광 패널, 에너지 효율 설비, 절수 장치와 배터리 저장 장치가 포함된다. 시의회 개관 발표에는 ‘설계 및 준공(Design and As Built) 6성 등급 취득을 추진 중’이라는 표현도 사용됐다. 설계사 설명; 시의회 개관 발표.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사진: 크리스토퍼 프레더릭 존스(Christopher Frederick Jones)
- 개관 후 이용량은 증가
윌슨 아키텍츠의 프로젝트 설명에 따르면 개관 첫 1시간에 1,000명 넘게 방문했다. 설계사가 제시한 월간 방문자 수는 3만 3,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 증가했고, 신규 회원 수는 593% 증가했다. 회의실은 설계사 발표 기준 수용 능력에 맞춰 운영되고 있으며, 행사 공간의 예약 이용은 주당 평균 58시간이라고 한다.
- 시설 확장과 함께 이용 대상을 넓히는 서비스도 운영한다.
설계사 발표에는 주거가 불안정한 사람, 가정폭력을 겪는 사람, 위탁 보호 아동 등을 위한 포용 회원 제도(Inclusion Membership)가 소개돼 있다. 발표 당시 가입자는 250명이었다. 분기별 프로그램 운영 실적으로는 문해 교육 56회와 디지털 문해 교육 28회가 제시됐다. 공간 이용 증가와 더불어 누가 도서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살피는 운영 방식이다. 윌슨 아키텍츠 프로젝트 설명.
한국의 공공도서관 계획에 적용할 수 있는 점
- 건물 재사용 여부는 구조, 위치, 운영 수요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칼룬드라에서는 이용자가 많은 기존 도서관 가까이에 전환 가능한 행정 건물이 있었고, 그 건물의 콘크리트 골조를 전부 유지했다. 한국의 노후 공공청사에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는 방식이지만, 구조 안전성, 채광과 출입 동선, 필요한 도서관 면적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참고할 핵심 수치는 기존 구조체 보존 100%와 철거 자재 재활용·재사용 90% 이상이다. 두 수치는 건물을 남긴다는 결정이 실제 공사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보여준다.
- 여러 기능을 넣을 때는 소음과 이용 방식의 차이를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어린이 놀이, 민원 상담, 회의, 창작 활동과 조용한 독서는 필요한 환경이 다르다. 칼룬드라는 층별 배치와 공간 사이의 소음 변화를 이용해 이를 조정했다. 국내 도서관에서도 새로운 기능의 개수만 늘리기보다, 각 활동이 언제 열리고 어느 정도 소리를 내며 누구와 공간을 공유하는지 운영 계획과 평면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 개관 이후에는 방문자 수와 서비스 접근성을 함께 평가할 수 있다.
설계사가 발표한 월 3만 3,000명 방문과 포용 회원 250명은 서로 다른 성과를 나타낸다. 앞의 수치는 시설의 이용 규모를, 뒤의 수치는 기존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사람을 위한 제도의 범위를 보여준다. 한국의 공공도서관도 방문·대출 실적과 함께 프로그램 참여, 공간 예약, 소음 관련 이용 경험, 접근 지원 서비스의 이용 현황을 살핀다면 리모델링 이후 어떤 공간과 서비스가 필요한지 더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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