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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밀레니엄 도서관/커뮤니티 연결 공간

2025년 08월 22일 | 관련

큰 높이에서 사람이 떨어지는 소리는 잊을 수 없다. 먼저 충격이 땅에 울려 퍼지고, 거의 동시에 주변 사람들의 놀란 비명이 뒤따른다. 잠시 동안은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다. 차라리 잘못 들은 거라고, 웃어넘길 일이라고 몸이 반응하지만 곧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 순간 공포가 입으로 밀려 들어와 온몸을 잠식한다. 시간은 느리게 흐르다 순식간에 빨라진다.

2017년 1월 5일, 나는 파트너 크리스틴 펠로스(Christine Fellows)와 함께 밀레니엄 도서관(Millennium Library) 2층 ‘작가 레지던스 사무실’에 있었다. 그때 우리는 그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 4층 난간을 뛰어내린 것이다.

그 후 몇 년 동안 내가 도서관 활동가 모임 ‘밀레니엄 포 올(Millennium for All)’에서 공동체와 의미를 찾게 된 이유는 바로 그날의 경험과 깊이 연결돼 있다. 자살의 이유는 복잡하고 남겨진 이들에게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불가능한 질문만 남긴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바꿀 수 있는 제도를 살펴보고,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지지, 연대를 어떻게 건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그들을 막아내는 요새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환대와 돌봄으로 다가가 만나는 것이다. 밀레니엄 도서관 같은 곳에서 말이다. 나는 그곳에서 작가로 머무는 동안, 이 도서관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위니펙 시민들이 모이는 생생하고, 필수적이며, 때로는 갈등도 있는 교차점임을 배웠다.

2022년 4월 22일, 나는 밀레니엄 도서관에서 열린 ‘커뮤니티 커넥션스(Community Connections)’ 공간 개소식에 참석했다.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이곳이 지닌 의미를 감동적으로 전했다. 위니펙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이 공간은 시민들을 도서관 서비스와 사회적 지원망으로 연결하고, 커피와 그래놀라 바를 제공하며, 도서관 내 갈등 상황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시장과 시의회는 이 공간을 외면했다. 신규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고 기존 사회복지사와 도서관 직원들이 인력을 나눠 맡아야 했다. 이후 일부 지원이 마련돼 사서 1명, 전담 사회복지사 1명, 일부 시간제 도서관 보조 인력만 충원됐다.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음에도 이 혁신적인 공간은 도서관을 찾는 이들 모두에게 혜택을 줬다. 무엇보다도 이곳은 다른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신 떠맡아주는 안전망 역할을 했다. 누군가 더 큰 도움이 필요할 때 커뮤니티 커넥션스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라졌다. 2025년 예산 갱신안에서, 수많은 항의와 증언, 회의, 연구, 호소에도 불구하고 스콧 길링햄(Scott Gillingham) 시장과 집행정책위원회는 61만4천 달러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관련 직위는 사라졌고 공간은 폐쇄됐다. 이는 재정 부족이 아니라 시장의 예산 우선순위 때문이었다. 길링햄 시장은 최근 다른 기관이 그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직접 가보면 철문은 잠겨 있고 불은 꺼져 있다.

그중 하루였던 2025년 8월 6일, 또 다른 사람이 밀레니엄 도서관 4층에서 뛰어내렸다. 모든 이들을 존중하기 위해 더 이상의 자세한 정보는 알 필요가 없다. 다만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스콧 길링햄 시장과 집행정책위원회는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위안을 제공하던 커뮤니티 커넥션스 공간을 폐쇄했다.
  2. 2017년의 죽음 이후, 밀레니엄 도서관 직원들과 방문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시와 현재 시 당국은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발코니 보강 공사를 하지 않았다.
  3. 밀레니엄 도서관을 포함한 위니펙 도서관 지점 전반의 인력 수준은 위험할 만큼 낮다.

수십 건의 위원회 발언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 것처럼, 밀레니엄 도서관을 비롯한 모든 위니펙 도서관을 안전하고 환영받는 공간으로 만드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더 많은 도서관 직원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시장과 시의회는 지금 당장 4층 보강 공사, 도서관 전 지점 인력 확충, 그리고 커뮤니티 커넥션스 공간의 재개설을 위한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이번에는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보장해야 한다.


출처 : www.policyalternative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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