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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딱정벌레 침입으로 위협받는 헝가리 중세 도서관

2025년 07월 15일 | 관련

수백 년 된 수만 권의 책들이 헝가리의 중세 수도원에서 서가에서 제거되고 있다. 이는 딱정벌레의 침입으로부터 책들을 구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 곤충들로 인해 수세기에 걸친 역사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이 목표다.

파논할머(Pannonhalma) 수도원, 또는 파논할머 산 위 성 마르틴 대수도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대규모 베네딕도회 수도원이다.

세심한 작업이 진행

복원가들은 약 10만 권의 책을 서가에서 조심스럽게 꺼내 상자에 정성스럽게 담았다. 이는 책 속에 숨어든 작은 딱정벌레들을 제거하기 위한 소독 작업의 시작 단계다.

약국 딱정벌레로도 알려진 빵좀벌레는 종종 곡물, 밀가루, 향신료 등과 같은 건조 식품에서 발견된다. 하지만 이 딱정벌레는 책 속의 젤라틴과 전분 기반 접착제에도 끌린다.

이 딱정벌레들은 수도원의 40만 권 도서 중 약 4분의 1이 보관된 도서관 한 구역에서 발견되었다.

도서관 복원 책임자인 조피아 에디트 하이두(Zsófia Edit Hajdu)는 “도서관 여러 구역에서 곤충의 고도 침입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전체 소장 자료가 감염된 것으로 간주하고 동시에 모두 처리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정도 수준의 감염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딱정벌레의 침입은 도서관의 정기적인 청소 도중 처음 발견되었다. 직원들은 서가 위에 평소와는 다른 먼지층이 쌓여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함을 느꼈으며, 일부 책의 등면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책을 펼쳐 보면, 딱정벌레가 파먹은 자리에 종이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수많은 역사적 보물들이 있는 곳.

파논할머(Pannonhalma) 수도원은 996년에 설립되었으며, 이는 헝가리 왕국이 세워지기 4년 전의 일이다. 헝가리 북서부의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한 이 수도원은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장서와 함께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문서들을 다수 보관하고 있다.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수도원은 헝가리뿐 아니라 중부 유럽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및 문화 유적지 중 하나로 자리해 왔다. 수도원은 오스만 제국의 침략과 점령을 포함한 수세기 동안의 전쟁과 외세 침입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한 복원가가 7월 3일, 헝가리 파논할머 대수도원 도서관에서 딱정벌레에 의해 종이에 구멍이 난 고서를 보여주고 있다. – AP 통신, 파논할머 도서관 제공

일로나 아슈바니(Ilona Ásványi) 파논할머 수도원 도서관장은 이 도서관에 들어설 때마다 소장된 역사적·문화적 보물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녀는 “천 년 전 이곳에 도서관이 존재했다는 사실과 우리가 헝가리 최초의 도서목록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감동적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도서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책 중에는 13세기에 제작된 완전한 성경이 있으며,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인 15세기 중반 이전에 만들어진 수백 점의 필사본, 그리고 16세기 책 수만 권이 보관되어 있다.

인쇄본과 가장 오래되고 희귀한 책들은 별도로 보관되어 있었고 감염되지 않았지만, 아슈바니는 컬렉션에 가해진 어떤 손상도 문화적·역사적·종교적 유산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딱정벌레에 갉아먹히거나 다른 방식으로 감염된 책을 볼 때면, 아무리 많은 부수가 출판되었고 그 책을 대체할 수 있다 하더라도 문화의 한 조각이 사라졌다는 느낌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딱정벌레를 죽이기 위해 책이 담긴 상자들은 밀폐된 대형 비닐봉투에 넣어지고, 그 안의 산소는 모두 제거된다. 수도원 측은 순수한 질소 환경 속에서 6주가 지나면 모든 딱정벌레가 박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 7월 3일 목요일, 헝가리 파논할머 수도원 도서관에서 책들이 소독을 위해 밀폐된 비닐봉투에 보관되고 있다. – 저작권 2025, AP 통신. 무단 전재 금지. 사진: 벨라 산델스키(Bela Szandelszky)

서가에 다시 배치되기 전, 모든 책은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점검되고 진공청소기로 청소될 예정이다. 해충으로 인해 손상된 책은 향후 복원을 위해 따로 분리 보관된다.

기후 변화의 탓일까?

내년 초 도서관 재개장을 희망하고 있는 수도원 측은 헝가리에서 평균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번 딱정벌레 감염에 기후변화의 영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복원 책임자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딱정벌레가 예전보다 더 많은 생식 주기를 거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과거보다 빠르게 개체 수가 늘어나는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높은 기온은 곤충의 생존에 유리한 조건입니다”라며 “지금까지는 주로 보존서고와 일반 서가에서 발생한 곰팡이 피해에 대응해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후 변화로 인해 곤충 침입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장은 베네딕도회 수도원에서의 삶은 약 15세기 동안 유지되어 온 규칙에 따라 운영되며, 이 규칙은 방대한 소장품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의무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아슈바니는 “성 베네딕도의 규칙에 따르면 수도원의 모든 재산은 제단의 성스러운 성배와 같은 가치를 지녀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라며 “저는 이 소장품을 보존하고 보호하는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 fr.new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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