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재구조화 사업’ 100곳 탈바꿈… 쾌적 환경, 독서욕 자극
전문사서 배치율 99%… 교사와 ‘협력수업 시간’ 27.3% 늘어
도교육청 ‘틈몰이’ 분위기 유도… 가짜뉴스 구분 역량 교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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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이 밝고 부드러운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공간만 바뀌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찾는 즐거운 장소가 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내실도 기한다.

전문사서가 고른 엄선된 책을 읽으며 창의력과 잠재력을 키우는 경기도 학교도서관 현장을 가봤다.

의정부 의순초 도서관 리모델링 전후
의정부 의순초 도서관의 리모델링 전(왼쪽)과 후 모습. /경기도교육청 제공

■ 알록달록하게 바뀐 요즘 학교도서관

최근 방문한 의정부시 부용로에 있는 의순초등학교 도서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상상했던 학교도서관의 모습과 다른 쾌적한 환경이었다. 개방감 있게 배치된 공간 구성에 알록달록한 의자와 테이블, 잘 정돈된 서가는 들어서기만 해도 독서 욕구를 자극할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도서관 한편에 마련된 마루와 푹신한 소파는 뒹굴거리면서 책을 읽기 좋게 마련돼 있었는데, 따뜻한 온돌마루에 엎드려 재밌는 책을 키득거리며 읽을 초등학생들의 모습이 절로 그려졌다.

의순초 도서관은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의 학교도서관 재구조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곳이다. 도교육청은 학교도서관이 더욱 교육활동에 적합하면서, 놀이나 창의체험활동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204억원을 들여 도내 100개 학교에 공간 개선 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노후했던 학교도서관 100곳이 특색 있는 거점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김성수 의순초 교장은 “도서관 리모델링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가고 싶은 도서관, 편한 도서관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와 여러 노력으로 이제는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도서관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올해도 37개 학교도서관의 재구조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은 지 15년 이상 지나 노후한 학교일수록 도서관 시설도 열악한 편인데, 도교육청은 꾸준히 예산을 확보해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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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서 배치율 99%… 수업 활용도 향상

경기도교육청의 도서관 정책은 비단 시설 확충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문성을 높이고 학생들이 도서관을 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전문사서 인력이 필수적인데, 경기도 학교도서관의 전문사서 배치율은 전국 최고 수준인 99%에 달한다.

도교육청은 또 학생들이 도서관을 친숙하게 생각하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활용수업과 협력수업도 장려한다. 지난해 경기도 초·중·고에서 이뤄진 도서관 활용 수업은 25만7천568시간에 달한다. 이는 전년(2022년 15만4천726시간) 대비 66.5%가 증가한 수치다. 한 해 동안 3만4천120명의 교사가 1만4천332개 교과를 학교도서관에서 수업했다는 의미다.

사서교사와 교과(담임)교사가 협력해 진행한 도서관 협력수업도 지난해 7만2천83시간으로, 전년(5만6천629시간) 대비 27.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학생들에게 도서관을 더욱 친숙한 장소로 만들려는 도교육청의 이런 노력은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도서관에서 독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도내 학생 수는 308만8천431명으로, 2022년 230만4천902명에 비해 3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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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모여 책을 읽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 학생은 책을 더 가까이, 수업과 융합하는 학교도서관

도교육청은 올해 더 많은 배움과 학생이 넘치는 학교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3대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책읽기 문화를 조성하고 학생 눈높이 독서교육을 지원한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틈몰이(틈새 몰입독서 이십분)’ 독서를 유도하고, 틈새 독서왕·틈새 독서록 등으로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또 학생이 매월 책을 선정하고 북큐레이션하거나, 도서 추천을 하는 등 활동을 장려해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독서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 나간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로, 수업과 학교도서관의 연계를 강화한다. 도교육청은 교사의 깊이 있는 수업 지원을 하는 한편, 학생의 리터러시 역량을 키우는 활용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업에 필요한 자료는 별도의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구입해 제공하는 ‘바로북’을 시행하고, 가짜뉴스와 진짜 정보를 판별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학교도서관 이용 및 활용 교육을 운영한다.

세 번째로, 학교도서관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공간을 개편할 계획이다. 여기엔 실무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연수와 연구회 운영, 공간재구조화 사업 계획 등이 담겼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흔히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다니면서 하는 독서라고 한다. 여행과 독서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측면에서 직간접적으로 성장에 필요한 자양분이 생기게 하는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학교도서관의 기능을 확충하고, 풍성한 교육프로그램을 접목시켜 학생들이 책과 함께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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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