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은 연구자들로부터 열람실에서 관광객들이 일으키는 방해에 대한 의견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헬싱키(Helsinki)가 아직 과잉관광의 위협에 놓여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용 요약
-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에서 연구자들이 관광객들로 인한 방해에 대해 의견을 제기했다.
- 도서관 부관장 리이사 사볼라이넨(Liisa Savolainen)은 사진 촬영과 소음이 연구 환경을 해친다고 설명했다.
- 도서관은 새로운 안내 표지와 색깔로 구분된 소음 구역을 도입할 계획이다.
- 헬싱키(Helsinki) 시 전문가는 도시 전반에서 과잉관광 문제는 없지만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의 돔홀에는 십여 명의 관광객이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으며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눈다.
열람실로 들어가는 문 앞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그 위에는 세 가지 언어로 ‘열람실 이용자 전용’이라고 적혀 있다. 문 안쪽 열람실의 지정석에서는 몇몇 연구자들이 집중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한 방문객이 안내판과 차단선을 무시하고 열람실 안으로 들어간다.
국립도서관은 기존 안내판이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판단해 새 표지판을 제작하고 있다.
문 안쪽에는 연구자들이 조용한 작업 환경을 기대하는 열람실이 있다. 그러나 일부 방문객들은 안내판과 지침이 있음에도 남쪽 홀(eteläsali)로 들어가곤 한다. 사진: 마티 뮐러(Matti Myller) / 예레(Yle)
도서관 부관장 리이사 사볼라이넨(Liisa Savolainen)은 연구자들이 열람실에서 관광객들로 인한 방해에 대해 꾸준히 의견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조용히 연구해야 할 환경이 소음과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 때문에 흔들렸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자신들이 촬영 대상이 되거나, 심지어 책상 위에 올려둔 책을 관광객이 만지는 일도 있었다.
사볼라이넨은 일부 방문객들이 이곳이 연구자들의 실제 ‘일터’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점은 문화적 차이일 수 있다. 많은 나라에서는 이런 도서관에 일반 방문객이 들어갈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부관장 리이사 사볼라이넨(Liisa Savolainen)은 올여름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 방문객 가운데 관광객 비율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사볼라이넨은 국립도서관이 많은 이들에게 인기 있는 방문지가 된 점을 반기면서도 과제를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이곳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과제는 서로 다른 이용자 집단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볼라이넨은 앞으로도 입장료 없이 누구나 도서관에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유료 입장을 도입한다면, 티켓 판매를 담당할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에는 하루 평균 약 600명의 이용자가 방문한다. 본관은 1845년에 완공됐으며, 건축가 카를 루드비그 엥겔(Carl Ludvig Engel)이 설계했다. 사진: 마티 뮐러(Matti Myller) / 예레(Yle)
물건을 만지거나 연구자 전용 의자에 앉는 경우도 있었다.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인 사리 바야리-아홀라(Sari Bajari-Ahola)는 약 2년 동안 남쪽 홀(eteläsali) 연구자석에서 작업해왔다. 바야리-아홀라는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다른 연구자들과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이야기해왔다고 전했다.
그 역시 열람실에서 방문객들의 방해되는 행동을 직접 목격했다. 일부 방문객은 연구자들의 책이나 작업 도구를 허락 없이 만지기도 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이곳이 연구자들의 일터라는 점을 직접 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야리-아홀라에 따르면, 지적을 받은 방문객들은 대체로 놀란 듯 반응하며 사과했다. 지난겨울에는 몇몇 방문객이 사진을 찍겠다며 열람실 발코니 창문을 갑자기 열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책 앞이나 연구자의 책상에 앉아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경우도 있었다.
사리 바야리-아홀라(Sari Bajari-Ahola)는 문화사 분야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주변이 다소 시끄럽더라도 대체로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마티 뮐러(Matti Myller) / 예레(Yle)
바야리-아홀라(Sari Bajari-Ahola)는 안내 표지를 새로 정비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열람실에서 진행되는 ‘안내자 동행 관람’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건물이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점은 이해한다. 이 아름다움은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다만 아마도 관리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철학 연구자인 빌레 래흐테엔매키(Ville Lähteenmäki)는 오랫동안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을 작업 공간으로 사용해왔지만, 관광객들로부터 방해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열람실의 조용한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사람들의 존재 자체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진: 마티 뮐러(Matti Myller) / 예레(Yle)
해결책으로는 색으로 구분된 구역이 제안됐다.
올봄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은 시 당국과 접촉해 상황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부관장 리이사 사볼라이넨(Liisa Savolainen)은 당시 많은 의견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초여름에는 도서관과 시가 함께 협력해 방문객 안내 지침을 웹사이트에 갱신했다. 현재는 색으로 구분된 ‘소리 구역’을 도입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빨간색은 완전한 정숙 구역을, 초록색은 대화가 가능한 구역을 의미한다.
사볼라이넨은 “목표는 단순히 글로만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상징을 통해 특정 구역이 조용한 공간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내 표지는 가능한 한 단순하고 글자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여름 수오멘린나(Suomenlinna)에 새로 설치된 안내판의 문구가 논란을 불러왔다. 명령조 표현이 일부 방문객에게 지나치게 강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볼라이넨은 “표지판 문구가 지나치게 공손하면 핵심 메시지가 사라져 버린다”고 말했다.
8월의 평일,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 돔홀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다. 사진: 마티 뮐러(Matti Myller) / 예레(Yle)
헬싱키(Helsinki)에는 과잉관광 문제는 없지만 상황은 면밀히 주시되고 있다.
유럽 여러 도시에서는 과잉관광이 이미 지역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갈등을 불러왔다. 그러나 헬싱키에서는 그런 문제가 없고, 앞으로도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헬싱키시 관광·관광지 서비스 수석 전문가 카이사 코소넨(Kaisa Kosonen)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도시는 상황을 꾸준히 관찰하고 대비하려 한다. 헬싱키는 올해 봄 처음으로 관광객 집중에 대한 종합 분석을 실시했다.
코소넨은 수오멘린나(Suomenlinna),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 오오디 도서관(Oodi) 같은 일부 장소에서는 관광객 증가가 때때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관광객 집중은 계절적으로 여름에 한정돼 있고, 매우 일시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헬싱키시는 당분간 관광객 수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Barcelona) 출신인 라우라 네보트(Laura Nebot), 이사벨 코르도바(Isabel Córdoba), 세르히오 코르도바(Sergio Córdoba)는 자신들의 고향에서는 이와 같은 형태의 도서관을 방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가족은 연구자들이 조용히 일할 수 있도록 도서관이 관광객을 위한 안내 표지를 마련한 것을 잘 이해한다고 밝혔다. 사진: 마티 뮐러(Matti Myller) / 예레(Yle)
예레(Yle)가 국립도서관(Kansalliskirjasto)에서 인터뷰한 관광객들은 이곳을 소셜미디어 영상 등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카이사 코소넨(Kaisa Kosonen)은 특정 장소가 일시적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면, 그 게시물이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서관에 특별히 매력을 느끼는 이유로 건축과 디자인을 꼽았다. 동시에 도서관은 핀란드 사회의 민주주의와 행복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도서관이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큰 자산이다. 누구나 환영받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출처 : yle.fi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