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센터가 설립한 ‘CHOP’, 공공 도서관과 교육이 만나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지난해 10월,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공공 도서관(Providence Public Library, PPL) 내에 특별한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CHOP(Culinary Hub of Providence)’는 학습 공간에 새로운 맛과 문화를 더하며 방문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레스토랑은 이민자, 난민 및 저소득층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비영리 단체인 제네시스 센터(Genesis Center)가 설립했다. CHOP의 모든 수익은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며, 18%의 필수 봉사료도 전액 교육 비영리 기관으로 기부된다.
공공 도서관과 레스토랑의 결합, 어떻게 탄생했나?
CHOP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로비던스 공공 도서관이 대대적인 개보수를 마친 후, 3,000평방피트(약 280㎡)의 여유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던 도서관 측은 레스토랑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당시 제네시스 센터의 CEO인 섀넌 캐럴(Shannon Carroll)이 도서관을 둘러보던 중, 이 공간을 발견하고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영감을 받았다. 결국 2021년, 도서관은 제네시스 센터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2022년 11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도서관 내에 레스토랑을 설치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PPL은 역사적인 건물로서 개조에 엄격한 제한이 따랐다. 특히 오픈 플레임(직화 조리)이 금지되어 있어, 모든 조리 기구를 전기식으로 사용해야 했다. 또한 주방의 높은 열기를 감당하기 위해 5톤 규모의 환기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해야 했다.
문화가 공존하는 메뉴, 그리고 교육의 기회
CHOP는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니다. 이곳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제네시스 센터의 다양한 학생 배경을 반영한 다문화 메뉴를 자랑한다. 방문객들은 페루식 에그 베네딕트, 돼지고기 반미(베트남식 샌드위치), 가지 자이로(그리스식 샌드위치) 등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한, CHOP는 단순한 식당 운영을 넘어 제네시스 센터의 요리 예술 훈련 프로그램(Culinary Arts Training Program)의 실습장 역할도 한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며, 향후 레스토랑 취업에 필요한 기술을 익힐 수 있다.
도서관 운영 책임자인 애런 피터맨(Aaron Peterman)은 “도서관과 제네시스 센터 모두 교육과 직업 개발에 깊이 투자하고 있다”며 “CHOP는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CHOP는 아침, 점심, 저녁식사를 제공하며, 도서관을 찾는 모든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맛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도서관 속 레스토랑, 혁신적 결합인가? 문제는 없을까?
프로비던스 공공 도서관 내 ‘CHOP’ 사례를 통해 본 공공 공간의 다변화
미국 프로비던스 공공 도서관(PPL) 내에 위치한 레스토랑 CHOP(Culinary Hub of Providence)는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이곳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교육 공간이자, 다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시도다. 공공 도서관과 레스토랑의 결합은 공간 활용과 지역사회 기여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동시에 일부 우려도 제기된다.
도서관 내 레스토랑의 긍정적인 영향
1. 공공 공간의 효율적 활용
대규모 개보수를 거친 프로비던스 공공 도서관은 3,000평방피트의 유휴 공간을 보유하게 되었고, 이를 레스토랑으로 활용했다. 이는 공공 자원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고 대출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2. 지역사회 발전 기여
CHOP는 이민자와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요리 교육과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제네시스 센터와 협력하여 운영된다.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상업적 레스토랑과 차별화된다. 레스토랑 수익 일부가 교육 프로그램으로 재투자되며, 실습을 거친 학생들은 향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기회를 얻게 된다.
3. 이용자 편의 증대
도서관 방문객들은 더 이상 공부나 독서 중 간단한 식사를 위해 먼 곳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다. 간편한 아침과 점심, 저녁을 해결할 수 있는 CHOP의 존재는 도서관을 보다 편리한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특히 대학생, 연구자, 직장인 등 장시간 머무르는 이용자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
4. 다문화적 경험 제공
CHOP의 메뉴는 다양한 문화권의 요리를 반영하여, 방문객들이 전 세계의 맛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지역 주민들이 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며, 도서관이라는 지식의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부분이다.
도서관 내 레스토랑의 잠재적 문제점
1. 도서관의 정숙한 분위기 유지 문제
도서관은 조용한 학습 공간이지만, 레스토랑 운영은 필연적으로 소음과 유동 인구 증가를 동반한다. 음식 주문, 조리 과정,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의 대화 소음이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조용한 연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2. 위생과 냄새 문제
주방에서 조리되는 음식 냄새가 도서관 내로 퍼질 수 있다. 도서관은 책과 문서가 많은 공간이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 이로 인한 피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역사적인 건물이라는 점에서 위생 관리와 환경 보호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
3. 공공성과 상업성의 경계 문제
공공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지만,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상업적 요소가 강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CHOP는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용자는 음식을 구매해야 한다. 이로 인해 도서관이 특정 계층에게 경제적 이득을 줄 수 있는 유리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4. 경제적 지속 가능성 문제
CHOP는 교육 및 사회적 가치를 기반으로 운영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운영이 어려워질 경우, 공간의 활용도가 다시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혁신적 실험이지만, 균형이 필요하다
도서관 내 레스토랑 운영은 공공 공간의 새로운 활용 방식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CHOP는 단순한 상업적 공간이 아니라, 교육, 사회적 가치, 문화 경험을 결합한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도서관의 본래 기능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소음, 냄새, 위생 문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하며, 공공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방안이 필요하다.
향후 CHOP의 운영 방식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 모델은 다른 공공 도서관이나 문화 공간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도서관 방문객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꾸준히 반영하며 운영해야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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