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공공도서관법(Public Libraries Act)이 제정된 지 175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조벨 헌터(Isobel Hunter)는 과거의 도서관을 기념하는 동시에, 미래의 도서관을 함께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852년 9월,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는 맨체스터 공공도서관(Manchester Free Library) 개관식에서 열정적인 연설을 했다. 그는 “이 도서관의 책들이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오두막과 다락방, 지하실에서 기쁨과 향상의 원천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디킨스의 말은 도서관이 지닌 특별한 힘을 잘 보여준다. 지역사회의 중심에 자리한 이 무료 공공공간은 훌륭한 이야기와 예술, 문화를 발견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지식과 정보, 기술을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가능성을 함께 품고 있다.
법으로 보장된 공공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잉글랜드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서관에 사용하는 예산은 2022/23년까지 10년 동안 절반으로 줄었다. 2016년 이후 잉글랜드에서는 거의 200개의 시 운영 도서관이 사라졌고, 정규직 기준으로 2,0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도서관 예산 삭감과 폐관이 가난한 지역에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도서관의 모습은 과거와 다를지라도, 그 사명은 변함없다. 도서관은 여전히 기회의 문을 열고, 시야를 넓히며, 사람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올해는 공공도서관법(Public Libraries Act) 제정 175주년이 되는 해다. 이 법 아래에서 맨체스터 공공도서관이 문을 열었고, 오늘날 약 4,000개의 공공도서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기반이 되었다. 나는 오늘, 그 정신을 잇는 맨체스터 중앙도서관(Manchester Central Library)에서 도서관 담당 장관 트와이크로스 여사(Baroness Twycross)와 함께, 공공도서관을 통해 삶이 바뀐 사람들과 이 기념일을 축하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도서관 연합(Libraries Alliance)’ 출범을 알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는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국가도서관, 민간도서관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연대체다. 도서관이 인간의 삶 전 과정, 즉 ‘요람에서 무덤까지’(cradle to grave)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는 인식 아래, 이 연합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의 역량을 모으는 정책과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것이다.
맨체스터는 도서관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을 뿐 아니라, 지금도 그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도서관에 대한 투자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큰 보답으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그레이터 맨체스터(Greater Manchester)의 10개 도서관 서비스는 133개의 도서관에서 77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 기념은 도서관 부문이 중대한 어려움에 직면한 시점에 이뤄지고 있다. 지방정부가 겪고 있는 재정 압박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공공도서관은 그중에서도 특히 취약한 분야다.
법적 의무 서비스임에도 잉글랜드 지방자치단체의 도서관 예산은 10년 사이 절반으로 줄었고, 2016년 이후 200개의 시립 도서관과 2,000개 이상의 도서관 일자리가 사라졌다. 특히 재정이 어려운 지역일수록 그 피해가 크다는 점이 문제다.
도서관계는 상황을 오해하지 않는다. 지방정부가 전례 없는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도서관은 ‘저비용 고효율’의 공공서비스이다. 도서관은 신뢰받고, 접근하기 쉬우며, 지역사회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도서관은 정보와 서비스, 지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된다.
오늘날 도서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매우 다양하다. 영유아를 위한 동요 프로그램부터 디지털 기술 교육, 창업 상담, 구직 지원까지 폭넓다. 이런 활동은 문해력과 독서 습관 향상, 디지털·금융 포용, 고용과 경제 성장, 건강 증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효과를 낸다. 지방정부의 모든 정책 목표에 도서관이 기여하지 않는 분야는 사실상 없다.
수치로 보면 그 규모는 놀랍다. 지난해 잉글랜드의 도서관들은 1억 3천만 권의 책을 대출했고, 72만 5천 건의 행사를 열었으며, 2만 5천 대의 공용 PC와 기기를 제공해 총 1,400만 시간 동안 사용되었다. 해마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공공도서관을 최소 한 번 이용한다.
도서관은 공원, 박물관, 문화유산지, 커뮤니티센터와 함께 중요한 사회 기반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연결망’은 소외된 지역을 다시 활력 있게 만드는 데에도, 새로운 지역사회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도서관은 모든 세대와 배경의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무료 공공공간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 도서관이 국가적 과제를 지역 차원에서 실현하는 핵심 기관으로 재조명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도서관의 역할은 이제 지방정부 성과 지표 체계(Local Government Outcomes Framework)와 디지털 포용 행동계획(Digital Inclusion Action Plan)에 포함되었으며, ‘프라이드 인 플레이스(Pride in Place)’ 사업은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고 주민의 역량을 높이는 새로운 기회를 도서관에 제공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부문은 200년에 가까운 전문성과 경험, 혁신을 축적해왔다. 지역의 리더십과 비전이 더해진다면 앞으로 175년 동안 도서관은 계속 변화하고 발전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공공도서관을 기념하며, 이제 그 미래를 함께 지켜나가야 한다.
출처 : www.themj.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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