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은 값비싼 물건을 쉽게 빌릴 수 있게 하고, 사람들에게 물건을 덜 사도록 권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움직임은 점점 퍼져 나가고 있다.
메인주(Maine) 브런즈윅(Brunswick)에 있는 커티스 기념 도서관(Curtis Memorial Library)에서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물품은 다양하다. 만두 찜기, 카놀리 만들기 튜브, 우쿨렐레, 온열 다리 마사지기, ‘해피 버스데이’ 현수막, 이젤, 스펀지 도끼 던지기 게임, 크롬 혹은 빨간색 주방용 키친에이드(KitchenAid) 믹서까지 있다.
은퇴한 교사 메리 거버(Mary Gerber)는 2022년 아들의 뒷마당 결혼식을 위해 훌라후프와 콘홀(Cornhole) 게임을 빌렸다. 최근에는 집에서 기른 주키니를 썰기 위해 스파이럴라이저를 대여했다. 은퇴한 경리 베티 맥널리(Betty McNally)는 손으로 실을 잣기 위해 베틀과 드롭 스핀들(drop spindle)을 자주 빌린다. 지난 7월 말에는 마당에 지나치게 번져 있는 호스타를 제거하기 위해 뿌리 제거 도구(root slayer)를 대여했다. 그 도구는 예약 대기자 명단이 있을 정도라 미리 찜해 두었다.
맥널리는 “혁명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지 않아도 되고 집에 쌓아두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쓸모 있는 물건이지만 실제로는 한두 번밖에 쓰지 않는다. 이렇게 빌리면 다른 사람도 쓸 수 있다. 완벽하다.”
커티스 기념 도서관(Curtis Memorial Library)의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은 2018년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값비싼 물건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사람들이 물건을 덜 사도록 돕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는 1,500개가 넘는 물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브런즈윅(Brunswick) 인구 약 2만2,600명과 인근 인구 5,000여 명의 하프스웰(Harpswell) 주민들의 필요에 맞춰 운영된다.
여기에는 초보 운전자나 이주민이 도로 규칙을 익히도록 돕는 미니어처 도로 표지판, 교재, 모의 시험지가 들어 있는 운전 학습 키트가 있다. 또한 직접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통조림기, 과일 따는 도구, 집에서 아이스바를 만들 수 있는 몰드, 식품 건조기, 토마토 여과기도 대여할 수 있다.
인기가 많은 물품은 대여 기간이 일주일로 제한된다. 여기에 포함되는 물품으로는 갓 빻은 밀가루를 만들 수 있는 곡물 제분기, 도토리와 견과류를 모으는 넛 위저드(Nut Wizard), 그리고 메인주(Maine)답게 블루베리 채집용 갈퀴가 있다.

브런즈윅(Brunswick)에 있는 커티스 기념 도서관(Curtis Memorial Library)의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은 2018년에 시작됐으며, 현재 1,500개의 물품을 대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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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 온스러드(Hazel Onsrud)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 담당자와 보관 중인 물품들. |
커티스 기념 도서관(Curtis Memorial Library)의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은 사서 헤이즐 온스러드(Hazel Onsrud)가 시작했다. 그는 늘 환한 에너지를 보여주며 “도서관은 모두를 위한 곳” 같은 문구가 적힌 배지를 달고 다니고, 이용자들을 하이파이브로 맞이한다. 온스러드는 주간 공구와 미술 용품 교환 프로그램, 도서관 회원이 캠핑 장비를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도 기획했다. 또한 커티스 기념 도서관은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이 고장 난 물건을 함께 고쳐주는 ‘수리 카페(Repair Café)’도 운영하는데, 가장 흔히 수리하는 물건은 전등이다.
온스러드는 “우리는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하면서도 세계적으로 책임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2층의 한 구역은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 물품들로 가득하다. 모두 라미네이팅된 라벨과 함께 정돈되어 있는데, 플라스틱 사용을 꺼리는 헤이즐 온스러드(Hazel Onsrud)가 처음에는 반대했으나 결국 실용성이 우위를 차지했다.
지하 일부에는 계절별 물품들이 보관된다. 어린이용 스노슈즈, 감자튀김 절단기 같은 날카로운 도구, 그리고 위층 도서관 이용자에게 소음을 줄 수 있는 악기, 케이크 팬, 머핀 틀 등이 포함된다.
1층의 대출 데스크 뒤편에는 예약 물품들이 픽업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와이파이 핫스팟, 휴대용 CD 플레이어, 텅 드럼(tongue drum), 재단·엠보싱 기계가 여기에 포함됐다.
이 수집품 뒤에는 이용자들이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도록 이끌겠다는 의도도 있다. 예를 들어:
복잡한 물품에는 온라인 사용법 영상이 마련돼 있으며, 못 박는 총 같은 도구는 18세 이상만 대여할 수 있다. 대여 가능한 물품은 모두 기부받거나 도서관이 직접 구입한 것이다. 일부는 수백 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물품도 있다. 분실이나 파손 시에는 이용자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헤이즐 온스러드(Hazel Onsrud)는 그런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보드게임이나 퍼즐을 자주 대여하지만,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은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물품을 제공한다. 이는 공구 도서관(tool library)과 비슷하지만 더 다양한 물품을 포함한다. 2023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 2,000곳이 넘는 사물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모두 소비와 폐기물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부분은 회원비를 받지만, 커티스 기념 도서관(Curtis Memorial)의 무료 운영은 드문 사례다. 이곳은 지역 주민들이 몰려들어 지난 1년 동안 대여 건수가 3,700건을 넘었다.
그 인기는 지역에도 파급 효과를 낳았다.
2020년, 사우스 포틀랜드(South Portland)시는 전기 공구 도서관을 열었다. 도서관 회원증이 있으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주민들이 휘발유를 쓰는 정원 관리 도구 사용을 줄이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단골 이용자 중 한 명인 이베트 딜랄로(Yvette DiLallo)는 전기 잔디깎이를 자주 빌린다. 그는 “조용하고, 얼굴에 휘발유 냄새가 날아오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사우스 포틀랜드(South Portland) 전기 공구 도서관의 관리자 조지프 퓰리오(Joseph Puleo)가 근무 중이다.2024년에는 메인주(Maine) 커벌랜드(Cumberland)에 있는 프린스 기념 도서관(Prince Memorial Library)에서 한 사서가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을 시작했다. 그는 학회에서 헤이즐 온스러드(Hazel Onsrud)의 발표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품은 자전거 연합에서 대여해 준 전기 자전거 두 대, 보체(bocce)와 피클볼(pickleball) 세트, 대형 게임들이다. 프린스 기념 도서관의 마케팅·홍보 담당 사서 킬린 데 로지에(Keelin des Rosiers)는 “누구나 거대한 플라스틱 커넥트 포(Connect Four) 세트를 소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우스 포틀랜드(South Portland) 전기 공구 도서관의 관리자 조지프 퓰리오(Joseph Puleo)가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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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잔디깎이와 배터리도 대여할 수 있는 물품에 포함된다. |
메인주 남부에 있는 윈덤 공공도서관(Windham Public Library)도 2023년에 자체 사물 도서관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손잡이를 잡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문 손잡이 보조 장치, 파킨슨병 환자가 스스로 식사할 수 있도록 돕는 무게 있는 식기류 등이 포함된다.
2024년, 메인주(Maine) 커벌랜드(Cumberland)에 있는 프린스 기념 도서관(Prince Memorial Library)의 한 사서는 학회에서 헤이즐 온스러드(Hazel Onsrud)의 발표를 들은 뒤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을 개설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품은 자전거 연합에서 대여해 준 전기 자전거 두 대, 보체(bocce)와 피클볼(pickleball) 세트, 그리고 대형 게임들이다. 프린스 기념 도서관의 마케팅·홍보 담당 사서 킬린 데 로지에(Keelin des Rosiers)는 “누구나 거대한 플라스틱 커넥트 포(Connect Four) 세트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메인주 남부의 윈덤 공공도서관(Windham Public Library)도 2023년에 자체 사물 도서관을 만들었다. 이곳은 손잡이를 잡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문 손잡이 보조 장치, 파킨슨병 환자가 스스로 식사할 수 있도록 돕는 무게 있는 식기류 등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필요한 도구 세트를 통째로 빌려서 직접 써본 뒤 정말 유용한지 확인하고, 그다음에 구입할 수 있다”고 기술 서비스 사서 샐리 배넌(Sally Bannen)은 말했다. “고정된 수입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상황에서 물건을 샀는데 기대와 다르다면 그만큼 낭패는 없다.”
커티스 기념 도서관(Curtis Memorial)에서 시도한 모든 공유 아이디어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전기 자전거, 전기차, 전기 세발자전거를 빌려주는 계획은 코로나19 초기 봉쇄와 표면 감염 우려가 겹치면서 무산됐다. 또 이용자들이 직접 식물을 키우고 번식시키도록 유도한 프로그램은 많은 식물이 죽으면서 중단됐다. 온스러드(Hazel Onsrud)는 “우리에겐 더 많은 재배 지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아이디어는 정기적인 식물·묘목 교환 프로그램으로 바뀌어 이어지고 있다.
온스러드는 점점 확산되는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 움직임에 대해 “메인주에서 우리가 할 수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www.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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