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베르토 에코의 서재가 도서관으로…책의 배열과 독서의 흔적을 함께 보존하다
볼로냐에서 시민과 만나는 에코의 책들
- 개인의 연구 장서가 연구자와 시민이 이용하는 문화유산으로 공개됐다.
이탈리아 볼로냐(Bologna)에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장서를 보존한 에코 도서관(Biblioteca Eco)이 2026년 7월 문을 열었다. 볼로냐 대학교(University of Bologna)에 따르면 밀라노 자택과 작업실에서 옮겨온 책은 3만 2,000권 이상이다. 도서관은 팔라초 포지(Palazzo Poggi)의 20세기 증축동에 자리하며, 출입구는 푼토니 광장(Piazza Puntoni) 2번지에 있다. 개인의 연구를 위해 모인 책들이 대학과 도시가 함께 활용하는 자료가 된 것이다. 출처: 볼로냐 대학교 개관 발표
- 이번 방문기는 장서의 규모보다 책에 남은 사용 흔적에 주목한다.
2026년 10월 15일 아트리뷰(ArtReview)에 실린 일라리아 마리아 살라(Ilaria Maria Sala)의 기사에 따르면, 에코의 책에는 펜으로 쓴 메모와 접힌 모서리, 반복해서 펼친 흔적이 남아 있다. 필자는 이러한 모습을 통해 책이 연구와 생활 속에서 실제로 사용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깨끗하게 보관된 수집품과 다른, 한 독자의 사고와 습관이 축적된 자료라는 해석이다. 출처: 아트리뷰 방문기

사진: 올리버 마르크(Oliver Mark) / CC BY-SA 4.0 · 라이선스
책을 옮기면서 사유의 질서도 지키다
- 기증 이후의 과제는 장서의 보존과 공적 활용을 연결하는 일이었다.
에코 도서관의 공식 소개에 따르면 유족은 2020년 에코의 현대 연구 장서를 이탈리아 국가에 기증했고, 이후 문화부가 볼로냐 대학교에 사용대차 방식으로 맡겼다. 에코가 1971년부터 2007년까지 가르쳤던 대학이 장서의 관리와 활용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2026년 봄에 진행된 이전에 앞서 조사와 기록 작업을 실시해, 책이 놓여 있던 원래의 질서를 보존하고자 했다. 출처: 에코 도서관 공식 소개
- 서가의 위치와 이웃한 책의 관계까지 보존 대상으로 삼았다.
볼로냐 대학교는 이전 준비 과정에서 서가별로 책의 위치와 주제의 흐름, 저자와 학문 분야 사이의 인접 관계를 기록했다고 설명한다.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의 ‘좋은 이웃’ 원칙처럼, 가까이 놓인 책들이 서로 다른 지식으로 관심을 이어주는 배열을 유지하려는 취지다. 이 사례에서 보존 대상은 개별 도서뿐 아니라 책과 책 사이에 형성된 관계까지 포함한다. 출처: 볼로냐 대학교의 장서 이전·배열 설명
서가와 책 속에 남은 연구 과정을 공개하다
- 생전의 배치와 독서 흔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아트리뷰 기사에 따르면 일부 책은 서가 안쪽과 바깥쪽에 두 줄로 놓이거나 다른 책 위에 포개진 상태로 재현됐다. 독자는 도서 목록에 더해 에코가 책을 보관하고 사용했던 방식도 접하게 된다. 다만 기사에 등장하는 메모와 접힌 페이지는 에코가 자신의 책에 남긴 흔적이며, 현재 이용자가 자료에 표시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출처: 아트리뷰의 서가·도서 상태 관찰
- 장서를 연구와 방문 프로그램으로 이어갈 이용 경로를 마련했다.
도서관 공식 홈페이지는 에코의 저작 2,200점 이상, 에코에 관한 자료 600점 이상, 만화 1,000점 이상, 정기간행물 300종 이상을 안내한다. 저술과 연구자료, 대중문화 자료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구성이다. 대학의 개관 발표에서는 자료 열람과 안내 관람을 사전 예약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예약 문의 주소는 bibliotecaeco@unibo.it이다. 출처: 에코 도서관 장서 현황 · 출처: 개관 당시 이용 안내
개인문고에도 필요한 맥락의 보존
- 종이책의 물리적 흔적을 지식이 형성된 과정의 증거로 읽을 수 있다.
살라는 에코의 서재를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정보와 현실의 구별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대응하는 공간으로 해석한다. 이는 도서관의 효과를 측정한 연구 결과가 아니라 방문기를 쓴 필자의 견해다. 이 해석을 도서관 운영에 적용하면, 메모와 수정 흔적을 저자의 작업 과정과 연결해 설명하는 전시·교육을 생각해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그 책이 어떻게 읽히고 사용됐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출처: 아트리뷰 필자의 해석
- 국내에서도 개인 장서의 수집을 열람과 해설로 연결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2026년 신용하 문고 전시를 소개하면서, 중앙도서관이 특별 관리하는 문헌 약 40만 점 가운데 개인문고가 약 5만 권이라고 밝혔다. 또한 열람 수요를 고려해 개인문고 전체를 헤리티지 라이브러리(Heritage Library)의 ‘보이는 수장고’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개인의 장서를 보존하면서 이용자에게 드러내는 공간을 마련한 사례다. 출처: 서울대학교 개인문고·신용하 문고 전시 소개
이 국내 사례와 에코 도서관을 함께 살펴보면, 기증자의 장서를 정리할 때 기존 배열과 메모, 자료 사이의 관계를 기록하고 이를 열람·전시 해설과 연결하는 방향을 제안할 수 있다. 이는 두 기관의 공동 권고가 아니라 사례 비교에서 도출한 시사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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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artrevi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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