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학습공간과 3D 프린팅·팟캐스트 스튜디오… 스톡턴대학 도서관이 ‘학습 허브’로 다시 문을 열다
미국 뉴저지주 스톡턴대학교(Stockton University)의 리처드 E. 비요크 도서관 및 러닝커먼즈(Richard E. Bjork Library and Learning Commons)가 약 2년에 걸친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2026년 9월 다시 문을 열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단순히 낡은 시설을 새롭게 꾸민 데 있지 않다.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러닝커먼즈(Learning Commons), 3D 프린터를 갖춘 디지털 혁신 공간, 팟캐스트 녹음실, 게임 공간, TV 제작 스튜디오, 각종 학습지원센터를 한 건물 안에 통합하면서 대학도서관의 역할 자체를 다시 설계했다.

책을 보관하는 도서관에서 24시간 머무는 학습 거점으로
- 약 2년에 걸친 2,400만 달러 규모의 리노베이션으로 대학도서관을 학습·협업·창작이 결합된 공간으로 전환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번 사업에는 약 2,400만 달러(약 322억 원)가 투입됐으며 공사에는 약 2년이 걸렸다. 원래 건물은 1970년대 초에 조성된 3층 규모의 시설로, 전체 면적은 약 100,000ft²(약 9,290㎡)다. 스톡턴대학교가 2024년 사업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주정부 채권을 통한 초기 사업비는 약 1,953만 달러(약 262억 원)였으며, 2026년 재개관 보도에서는 전체 프로젝트 규모가 2,400만 달러로 소개됐다.
이 사업이 주목되는 이유는 건물의 외관이나 가구를 교체하는 일반적인 리모델링보다 학생이 대학에서 실제로 어떻게 공부하고, 만나고,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며, 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가를 중심으로 공간 프로그램을 다시 구성했다는 데 있다. 스톡턴대학교 시설계획 자료에서도 사업 목표를 그룹·개인학습, 튜터링, 학생지원, 교수학습개발, 혁신기술 및 메이커 공간을 하나의 러닝커먼즈 체계 안에 통합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출처: Stockton University Library Learning Commons Planning
학생들이 원했던 것은 더 많은 책보다 ‘머물 수 있는 장소’였다
- 충전 공간 부족, 개인학습실 부족, 협업 공간의 제약과 같은 실제 학생 요구가 리노베이션의 출발점이 됐다.
이번 변화에는 학생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도서관 학생자문위원회(Library Student Advisory Board)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는 장소, 혼자 집중할 수 있는 공간,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도서관 측에 전달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학생자문위원회 회장인 케이 폴러스(Kay Polus)는 학생들이 단순히 책을 이용할 공간이 아니라 “머무르고 존재할 수 있는 장소”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캠퍼스 기숙사에 거주하지 않고 통학하는 학생에게는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교에 머물며 공부하거나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러한 요구는 24시간 러닝커먼즈로 구체화됐다. 새 러닝커먼즈는 약 26,000ft²(약 2,415㎡) 규모로 확대됐다. 스톡턴대학교의 2024년 계획자료에 따르면 기존 러닝커먼즈는 약 6,950ft²(약 646㎡)였으므로 계획 단계와 비교하면 약 3.7배 수준으로 확장된 셈이다.
개인·그룹 스터디룸도 기존 11개에서 34개로 늘어났다. 약 3배에 해당하는 증가다. 대학이 공간 수요를 단순히 좌석 숫자로 해결하지 않고, 조용한 개인학습과 대화형 협업을 분리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중요한 변화다.

출처: Stockton University, Renovation Project to Turn Library into Modern Student Hub
3D 프린터와 팟캐스트, 게임까지… ‘읽는 공간’에서 ‘만드는 공간’으로
- 디지털 기술을 일부 전공자의 장비가 아니라 모든 학생이 접근할 수 있는 도서관 서비스로 배치했다.
새 도서관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디지털 혁신 스튜디오(Digital Innovation Studio)다. 이곳에는 3D 프린팅을 비롯한 창작 기술이 도입됐으며, 팟캐스트 녹음실과 게임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스톡턴대학교는 도서관 공식 공간 안내에서 3D 프린팅, 게이밍룸(Gaming Rooms), 팟캐스팅룸(Podcasting Rooms)을 핵심 기술 공간으로 제시하고 있다.
팟캐스트 제작 공간은 총 3개로 구성되며 로데(RØDE) 오디오 장비와 전문 조명 장비를 갖추고 예약제로 운영된다. 이는 대학도서관이 문자정보를 소비하는 장소를 넘어 학생이 음성·영상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실습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사에 따르면 도서관장 패트리샤 대처(Patricia Thatcher)는 이번 리노베이션이 팟캐스팅, 정보의 게임화(Gamification), 기술혁신 공간을 모든 학생에게 개방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성능 기술 장비를 개인적으로 구입하기 어려운 학생도 도서관에서 동일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접근성의 격차를 줄이는 교육 인프라라는 의미가 생긴다.
이러한 방향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도서관의 메이커스페이스 사례와도 유사하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가 소개한 ASU 사례에서도 3D 프린팅, 레이저 커팅, 재봉, 팟캐스트 스튜디오 등을 특정 학과에 제한하지 않고 대학 구성원에게 개방한다. 디지털 제작기술이 전공 실습실에서 도서관의 공용 학습자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Richard E. Bjork Library – Spaces
학습지원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원스톱 학습 생태계’
- 도서관, 튜터링, 학습지원, 교수지원 기능을 물리적으로 결합하면서 공간 자체를 대학의 학습지원 플랫폼으로 바꿨다.
이번 리노베이션에서 기술 시설만큼 중요한 변화는 여러 학습지원 기능을 도서관 내부에 모았다는 점이다. 글쓰기센터(Writing Center), 화학·수학 및 튜터링센터, 학습 차이가 있는 학생을 지원하는 학습접근프로그램(Learning Access Program), 교수자를 위한 교수학습설계센터(Center for Teaching and Learning Design)가 같은 건물에 배치됐다.
학생 입장에서는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왔다가 글쓰기 도움을 받고, 수학 튜터링을 이용하거나, 협업실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한 건물 안에서 가능해진다. 이는 도서관을 여러 서비스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지원 서비스를 연결하는 중심 공간으로 설정한 것이다.
스톡턴대학교는 교수학습설계센터도 리처드 E. 비요크 도서관 내부로 이전했다. 이 센터는 온라인 수업, 수업설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접근성, 학습관리시스템 등 교수자 지원 기능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도서관은 학생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의 학습 활동을 연결하는 교육 인프라가 됐다.

출처: Stockton University Center for Teaching & Learning Design
새 도서관이 보여주는 핵심은 ‘공간의 확장’보다 ‘선택권의 확장’이다
- 미래 대학도서관은 조용한 열람실 하나로 모든 학생의 학습방식을 수용하기보다 집중·협업·창작·휴식·지원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공간을 다층화해야 한다.
스톡턴대학교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3D 프린터나 최신 녹음장비 자체가 아니다. 같은 도서관 안에서 조용히 혼자 공부하는 학생, 팀 프로젝트를 하는 학생, 팟캐스트를 제작하는 학생, 게임이나 디지털 기술을 실험하는 학생, 튜터링을 받는 학생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학도서관의 공간계획이 ‘얼마나 많은 좌석을 제공하는가’에서 ‘얼마나 다양한 학습행동을 지원하는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4시간 이용 가능한 약 2,415㎡의 러닝커먼즈는 운영시간 역시 공간디자인의 일부라는 점을 보여준다. 공간을 잘 만들어 놓더라도 학생이 필요한 시간에 접근할 수 없다면 실제 이용가치는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도서관 리노베이션은 이용자 요구조사를 공간 프로그램으로 번역하는 과정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번 사업에서는 학생자문위원회가 공간계획에 참여했다. 충전 장소, 개인 스터디룸, 협업 공간과 같은 요구가 실제 공간 구성에 반영됐다는 점은 국내 대학·학교도서관 공간혁신에도 참고할 만하다. 시설을 먼저 결정한 뒤 이용자를 맞추는 방식보다 이용자의 행동과 불편을 조사하고 이를 공간유형과 서비스로 변환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국내 도서관디자인연구소의 관련 사례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나타난다. 일본 대학도서관 사례에서는 정적인 서가공간과 액티브 러닝 공간을 구분하면서도 하나의 학습환경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미국 엠포리아주립대학교(Emporia State University)는 조명과 감각 자극을 조절할 수 있는 감각 친화적 학습실까지 도입했다. 즉 최신 대학도서관에서 ‘다양성’은 장서의 다양성뿐 아니라 학습공간의 유형과 감각환경, 기술 접근방식의 다양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 기술을 별도 실습실이 아니라 도서관에 배치한 것은 교육 기회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고가의 녹음장비나 3D 프린터, 제작 소프트웨어를 학생 개인이 모두 소유하기는 어렵다. 이를 공용 도서관에 배치하면 전공이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다양한 학생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 해당 기사에서 학생 케이 폴러스 역시 고품질 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한 학생들에게 이번 시설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스톡턴대학교의 새 도서관은 단순한 ‘첨단 도서관’이라기보다 공간 접근성, 기술 접근성, 학습지원 접근성을 하나의 장소에서 통합한 사례로 볼 필요가 있다. 대학도서관의 미래 경쟁력은 장서량이나 건축적 화려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학생이 필요한 시간에 들어와 자신의 학습방식에 맞는 공간과 기술, 사람의 도움을 얼마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평가기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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