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를 빌리는 ‘도서관’: DIY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만든 엄마들의 기발한 아이디어
프랑스 아봉(Avon)에 ‘공구 도서관(outilothèque)’이 문을 열었다. 주민들은 공구를 직접 사는 대신 빌려 쓸 수 있다. 이 사업은 주민 간 만남과 교류를 장려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목적도 갖고 있다.

시작까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사업이다. 그러나 이미 약 40명의 회원을 확보하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센에마른(Seine-et-Marne)주 아봉(Avon)의 공구 도서관(outilothèque)은 결국 2026년 6월 26일 출범했다.
이 사업은 2024년 주민참여예산(budget participatif) 투표에서 처음 선정됐다. 그러나 사업을 맡아 추진할 자원자가 없어 무산됐다.
이후 2025년 주민투표에서 다시 당선 사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사업을 이어받아 실제 운영까지 이끈 안샤를로트 힐(Anne-Charlotte Hill)은 “이 결과는 실제 수요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업은 주민참여예산에서 지원된 6,000유로(약 935만 원)를 기반으로 실현됐다.
DIY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구 도서관은 공구를 빌릴 수 있는 도서관이다. 개인 이용자는 연간 60유로(약 9만 3,500원)의 회비를 내고 목록에 있는 공구를 대여할 수 있다.
안샤를로트 힐은 “가끔 한두 번 사용하는 데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싼 공구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약 20종의 장비를 이용할 수 있다. 정원에서 나뭇가지 등을 잘게 부수는 파쇄기부터 열화상 카메라, 이사용 손수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운영 방식은 간단하다. 협력과 자율성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안샤를로트 힐은 “이용자는 웹사이트에서 공구를 예약한다. 사이트에서는 해당 공구를 현재 보관하고 있는 사람의 연락처를 알려준다. 이후 두 사람이 직접 만나 공구를 넘겨주면 된다. 모든 과정은 회원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은 물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대여할 때와 반납할 때 상태 확인서만 작성하면 된다.
“가끔 사용하는 데 너무 비싼 공구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장비는 다음 이용자가 나타날 때까지 회원 개인의 집에 보관한다.
안샤를로트 힐은 “집에 보관할 공간이 없는 회원도 있다. 이 경우 수리 카페(Repair Café)와 협력해 마련한 보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수리 카페가 시 소유 건물 안에 일부 공간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은 운영진이 단 3명뿐인 작은 협회의 업무를 줄이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안샤를로트 힐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조언을 나누도록 한다. 예전에는 ‘파쇄기 장(Jean le broyeur)’이라는 왓츠앱(WhatsApp) 그룹이 있었다. 그곳에서 한 대의 파쇄기를 함께 썼다. 공구를 다음 사람에게 넘겨줄 때마다 다음 이용자에게 맥주 한 병을 선물하곤 했다”고 말했다.
안샤를로트 힐은 이 사업을 통해 지역 안에서 서로 돕는 문화를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사회적이면서 생태적인 사업
이 사업은 환경적 목적도 갖는다. 새 제품 구매를 줄이고 이미 존재하는 제품을 충분히 사용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제품의 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안샤를로트 힐은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품질 좋은 장비에 집중한다. DIY를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안으로 끌어들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장비는 보유하지 않는다. 주된 이유는 유지관리 때문이다.
공구 목록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새 장비는 회원들과 협의해 추가한다.
새 장비 구입과 수리 비용은 회원비와 향후 받을 수 있는 보조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협회는 퐁텐블로(Fontainebleau)시와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퐁텐블로 주민 가운데 여러 명이 회원으로 가입했기 때문이다.
다만 안샤를로트 힐은 “전문 임대업체를 대신하려는 목적은 없다. 이미 시장에 대여 서비스가 있다면 그 분야에는 진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맥주 디스펜서를 보유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1. 개요
- 공구의 ‘소유’보다 ‘접근’을 제공하는 지역 공유 서비스아봉 공구 도서관은 비싼 공구를 개인이 각각 구입하는 대신 회원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사업은 2026년 6월 26일 시작했다. 초기 회원은 약 40명이다. 현재 약 20종의 공구와 장비를 제공한다. 연회비는 60유로(약 9만 3,500원)다.
- 공공재원과 주민 주도로 만들어진 소규모 생활 인프라사업은 2024년 주민참여예산에서 처음 선정됐다. 추진 주체가 없어 한 차례 중단됐다. 주민들은 2025년에 다시 같은 사업을 선정했다. 지방정부는 주민참여예산 6,000유로(약 935만 원)를 지원했다. 적은 초기 투자로 지역 공유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과 같은 국제적 흐름공구 도서관은 책 대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사물 도서관(Library of Things)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가 소개한 2024년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공식적으로 약 2,000개의 사물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공구와 원예 장비, 캠핑 장비, 악기 등으로 대여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출처: 도서관디자인연구소 「사물 도서관의 2024 현황」보고서
2. 추진 배경
- 사용 빈도가 낮은 고가 공구의 비효율전동공구와 전문 장비는 구입 가격이 높은 반면 실제 사용하는 시간은 짧은 경우가 많다. 엘런 맥아더 재단(Ellen MacArthur Foundation)은 공구를 대표적인 ‘사용 빈도는 낮지만 물질 투입량은 큰 제품’으로 설명한다. 토론토 공구 도서관(Toronto Tool Library)은 이를 공동 자산으로 전환했다. 현재 회원에게 7,000개 이상의 공구를 제공하는 사례로 성장했다. 출처: Ellen MacArthur Foundation
- 물건을 사지 않아도 생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아봉 사례에서 회원비 60유로(약 9만 3,500원)는 개별 고가 공구를 여러 개 구입하는 비용을 대신한다. 이는 저렴한 비용으로 DIY와 주택 관리에 필요한 장비에 접근하게 한다. 특히 열화상 카메라처럼 일반 가정이 일시적 사용을 위해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전문 장비까지 공유 대상에 포함했다.
- 공유가 가계비 절감으로 연결되는 국제 사례엘런 맥아더 재단은 에든버러 공구 도서관(Edinburgh Tool Library) 회원들이 공구를 구입하는 대신 공유하면서 가계 지출 약 150만 파운드(약 27억 2,100만 원)를 절감했다고 소개한다. 공구 공유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생활비 절감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Ellen MacArthur Foundation, Circular neighbourhoods
- 주민 관계를 회복하는 생활권 서비스 필요아봉은 물건만 빌려주는 중앙 보관소를 만들지 않았다. 현재 공구를 가진 회원과 다음 이용자가 직접 연락해 물건을 전달한다. 대여 과정 자체가 주민의 만남을 만든다. 기사에 등장하는 ‘파쇄기 장’ 왓츠앱 그룹도 같은 성격을 보여준다. 공구 공유가 물질적 자원과 사회적 관계를 동시에 연결한다.
3. 개선 사항
- 중앙집중형 보관에서 분산형 공유 방식으로 운영비를 낮춤일반적인 물품 대여 서비스는 별도 공간과 상근 관리 인력이 필요하다. 아봉은 대여된 공구를 이용자의 집에 계속 보관한다. 다음 예약자가 나타나면 이용자끼리 직접 넘긴다. 운영진이 3명뿐인 상황에서도 약 40명의 회원과 약 20종의 장비를 관리할 수 있는 이유다.
- 디지털 예약과 사람 간 직접 교환을 결합웹사이트는 예약과 현재 보관자의 연락처 전달을 담당한다. 실제 공구 전달은 회원이 맡는다. 행정 시스템은 디지털화하면서 사람의 만남은 유지하는 구조다. 플랫폼이 지역 공동체를 대체하지 않고 연결하는 도구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수리·보관을 기존 지역 인프라와 연계집에 공구를 보관하기 어려운 회원을 위해 수리 카페(Repair Café)가 시 소유 공간 일부를 제공한다. 별도의 신규 시설을 만들지 않고 기존 공공공간과 시민조직을 연결했다. 미국 환경보호청(US EPA)도 2026년 순환경제 프로그램에서 재사용(reuse), 수리(repair), 폐기물 감축을 지방정부와 비영리단체가 함께 추진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제시한다. 출처: US EPA, Model Recycling Program Toolkit
- 제품 수를 늘리기보다 내구성과 관리 가능성을 우선기사에 따르면 협회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품질 좋은 장비를 구입한다. 유지관리 부담이 큰 내연기관 장비는 취급하지 않는다. 공유 제품은 일반 개인 소유 제품보다 사용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내구성, 수리 가능성, 부품 확보가 중요하다. 엘런 맥아더 재단도 공구 공유 모델에서는 긴 보증기간과 함께 모듈화, 표준화, 수리 문서 같은 설계 조건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출처: Ellen MacArthur Foundation
- 민간 임대업과 경쟁하지 않는 서비스 범위 설정아봉 협회는 지역에 전문 대여 서비스가 존재하는 물품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맥주 디스펜서를 목록에서 제외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공공·비영리 공유 서비스가 민간시장을 대체하기보다 시장이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저빈도 생활 장비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4. 시사점
- 도서관의 핵심 개념이 ‘자료 보유’에서 ‘자원 접근’으로 확대되고 있다공구 도서관과 사물 도서관은 책을 빌려주는 도서관의 원리를 생활물품에 적용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다. 주민이 필요할 때 필요한 자원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가 소개한 미국 메인주 커티스 기념 도서관(Curtis Memorial Library)은 2018년 사물 도서관을 시작해 약 1,500개의 물품을 제공한다. 수리 카페도 함께 운영한다. 출처: 도서관디자인연구소
- 한국 공공도서관에서도 ‘생활형 사물 도서관’을 검토할 수 있음한국에서 적용한다면 공공도서관이 모든 장비를 직접 구입하고 관리할 필요는 없다. 공공도서관, 생활문화센터, 주민센터, 메이커스페이스, 수리 카페를 연결할 수 있다. 도서관은 예약과 회원 관리의 중심 플랫폼을 맡고 물품은 여러 지역 거점에 분산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아봉 사례의 분산형 운영 방식은 인력과 공간이 부족한 작은도서관에도 참고할 만하다.
- 대여 실적만 아니라 경제·환경·사회 효과를 함께 평가해야 함공구 공유의 성과를 단순 대여 횟수로 평가하면 서비스의 가치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 구매 회피 금액, 제품 한 개당 이용 횟수, 수리 후 재사용률, 신규 제품 구매 감소량, 회원 간 교류 횟수 등을 함께 측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도 지속가능한 재료관리(Sustainable Materials Management)에서 제품의 생산부터 사용과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측정해야 환경 효과와 경제 효과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출처: US EPA, Sustainable Materials Management Tools
- 순환경제를 시민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 될 수 있음엘런 맥아더 재단은 순환경제를 제품과 소재를 가능한 높은 가치로 계속 순환시키는 체계로 정의한다. 공구 도서관은 이 원리를 주민이 직접 체험하게 한다. 물건을 구입하고 보관한 뒤 버리는 선형적 소비를 ‘필요할 때 빌리고, 관리하고, 다시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출처: Ellen MacArthur Foundation, Circular Economy Introduction
- 공공도서관의 커뮤니티 허브 기능과도 연결 가능도서관디자인연구소가 2026년 소개한 하노버(Hannover) 사례에서는 사물 도서관을 공구 대여에 한정하지 않는다. 재봉틀과 망원경, 악기, 카메라, 게임기, 디지털 현미경 등을 제공한다. 중앙도서관에서는 3D 프린팅과 로보틱스 같은 교육도 운영한다. 대여 서비스가 학습과 제작, 주민 교류로 확장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사물 도서관을 단순한 ‘물품 대여 코너’보다 교육·메이커·수리 프로그램과 연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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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actu.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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