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의 지식을 품은 하버드대학교 도서관, 장서에서 학습공간까지
1638년 설립된 하버드대학교 도서관(Harvard Library)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시스템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대학도서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하버드 도서관의 특징은 단순히 장서가 많다는 데 있지 않다. 위드너 도서관(Widener Library), 하우튼 도서관(Houghton Library), 캐벗 과학도서관(Cabot Science Library) 등 서로 다른 기능을 지닌 전문도서관이 하나의 연구·학습·보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베트남 매체 Vietnam.vn이 소개한 사진 중심의 기사는 이 거대한 시스템을 학생들의 일상적인 학습공간부터 구텐베르크 성서(Gutenberg Bible) 같은 희귀자료까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한 건물이 아니라 28개 도서관이 연결된 거대한 지식 네트워크
- 하버드 도서관의 핵심은 규모보다 전문화된 여러 도서관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하버드 도서관은 하나의 거대한 중앙도서관이 아니라 캠퍼스 곳곳에 위치한 전문도서관들의 네트워크다. 대표적으로 위드너 도서관, 하우튼 도서관, 라몬트 도서관(Lamont Library), 캐벗 과학도서관, 하버드-옌칭 도서관(Harvard-Yenching Library), 미술도서관(Fine Arts Library), 로브 음악도서관(Loeb Music Library), 토저 도서관(Tozzer Library) 등이 서로 다른 학문 분야와 이용 목적을 담당한다.
하버드대학교 공식 자료는 현재 시스템을 28개 도서관으로 설명하며, 약 2,000만 권의 책, 100만 건의 지도 및 공간정보 자료, 편지·사진·필사본 등을 포함한 약 4억 건의 희귀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다. 또한 약 600만 건의 디지털 자료가 온라인으로 공개되어 있다. 장서는 460개 이상의 언어를 포괄한다. 이러한 규모는 하버드 도서관이 단순한 캠퍼스 시설이 아니라 세계적인 연구 인프라라는 점을 보여준다. 출처: Harvard University, Harvard Library





타이태닉의 비극에서 탄생한 위드너 도서관
- 하버드 도서관을 대표하는 위드너 도서관은 한 개인의 장서 수집과 기증, 그리고 이를 대학의 공공적 지식 자산으로 전환한 역사에서 출발했다.
시스템의 중심에는 해리 엘킨스 위드너 기념도서관(Harry Elkins Widener Memorial Library)이 있다. 1907년 하버드를 졸업한 해리 엘킨스 위드너(Harry Elkins Widener)는 젊은 장서가였지만 1912년 타이태닉(Titanic) 침몰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어머니 엘리너 엘킨스 위드너(Eleanor Elkins Widener)는 아들이 수집한 책을 하버드에 기증하면서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새로운 도서관을 건립했다.

1915년 문을 연 위드너 도서관은 처음부터 거대한 연구도서관으로 계획됐다. 하버드 공식 기록에 따르면 건물에는 약 80km에 이르는 서가가 설치됐으며 약 300만 권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장서 증가 속도가 워낙 빨라 1930년대 후반에는 이미 서가 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이후 전문도서관들을 분리하는 분산형 도서관 시스템이 발전하게 됐다. 출처: Harvard Library, About Widener Library


위드너 개인 장서 자체도 중요한 연구자료다. 현재 위드너 기념실에는 약 3,300권으로 구성된 해리 엘킨스 위드너 컬렉션이 보존되어 있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 등의 초판본과 필사본이 포함되며, 1944년에는 현존하는 구텐베르크 성서 가운데 한 부가 추가됐다. 출처: Harvard Library, Harry Elkins Widener Collection
희귀본을 보존하는 장소에서 직접 만지는 연구실로
- 하우튼 도서관은 희귀자료를 단순히 격리·보존하는 대신 연구자와 학생이 원자료를 직접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실물 기반 학습’의 중심으로 변화했다.

위드너가 하버드 도서관의 상징적인 중심이라면 하우튼 도서관은 특별컬렉션의 중심이다. 1942년 개관한 하우튼은 급속하게 늘어나던 희귀도서와 필사본을 위한 전용 시설로 조성됐다. 현재는 희귀본 보존기관인 동시에 연구센터, 전시공간, 수업공간으로 운영된다. 전시와 열람실은 하버드 구성원이 아닌 일반 연구자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출처: Harvard Library, Houghton Library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곳에는 구텐베르크 성서를 비롯해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의 시 원고와 초기 인쇄물, 고대 파피루스 등 다양한 자료가 보존되어 있다. 특히 하버드의 에밀리 디킨슨 컬렉션에는 시인이 직접 접어 꿰맨 형태의 원고 묶음인 파시클(fascicle) 40권이 포함되어 있다. 디지털 아카이브에서는 현존하는 디킨슨 시 원고 대부분을 확대해 살펴보고 판본별 텍스트를 비교할 수 있다. 출처: Harvard Library, Emily Dickinson Collection

이러한 운영방식은 ‘희귀자료는 보존을 위해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과거의 사고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자료의 보존환경과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학생이 실물을 직접 관찰하고 종이, 제본, 필체, 수정 흔적 같은 디지털 이미지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를 연구하도록 지원한다. 따라서 하우튼은 수장고와 박물관, 연구실, 강의실이 결합된 형태에 가깝다.
책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을 어떻게 연결하고 이용하게 하는가
- 하버드 사례의 핵심은 인쇄자료, 희귀자료, 디지털 자료와 다양한 학습공간을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연구환경으로 통합했다는 데 있다.
하버드 도서관의 변화는 디지털화에서도 확인된다. 약 600만 건의 디지털 자료가 공개돼 있고, 하버드는 저작권이 만료된 자료를 중심으로 100만 권 규모의 퍼블릭 도메인 코퍼스(Public Domain Corpus)도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화는 물리적 자료를 없애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원본을 보존하면서 더 넓은 이용자가 자료에 접근하도록 하는 수단에 가깝다. 출처: Harvard Library

1973년 개관한 캐벗 과학도서관의 변화는 이러한 흐름을 공간적으로 보여준다. 과학·공학 분야의 전자자료 이용이 늘어나면서 지질학·공학·물리학·화학 등 여러 전문도서관 장서가 단계적으로 캐벗에 통합됐다. 지질학 도서관은 2005년, 공학도서관은 2016년, 물리학 도서관은 2017년, 화학·화학생물학 도서관은 2018년 각각 서비스 거점이 통합됐다. 캐벗은 2016~2017년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거쳐 개인학습뿐 아니라 그룹 작업, 수업, 미디어 제작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현재는 학생을 위한 24시간 학습공간으로 운영된다. 출처: Harvard Library, Cabot Science Library

하버드의 사례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도서관의 평가 기준이 ‘얼마나 많은 책을 갖고 있는가’에서 ‘소장한 지식을 얼마나 발견하고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도서관에는 8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며, 자료의 수집과 보존뿐 아니라 연구상담, 디지털화, 데이터 관리, 전시,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방대한 컬렉션과 전문인력, 물리적 공간, 디지털 인프라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것이 하버드 모델의 실질적인 경쟁력이다. 출처: Harvard Library
대학도서관의 미래를 보여주는 ‘보존과 이용의 공존’
- 하버드 도서관이 주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오래된 장서를 지키는 것과 새로운 학습환경을 만드는 일이 서로 반대되는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도서관의 디지털 전환을 이야기할 때 흔히 ‘종이책에서 디지털로’, ‘서가에서 학습공간으로’라는 단순한 대체구조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하버드는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위드너에서는 100년 넘은 역사적 공간과 대규모 연구장서가 유지되고, 하우튼에서는 희귀자료를 직접 접하는 수업이 확대되며, 캐벗에서는 전자자료와 협업·미디어 제작 환경이 강화된다. 즉 각각의 공간이 동일한 형태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장서의 성격과 이용 목적에 따라 기능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이 관점은 국내 대학도서관에도 의미가 있다. 모든 도서관을 카페형 학습공간으로 바꾸는 것보다 일반 학습, 집중 연구, 특별자료, 협업, 디지털 연구 등 이용 목적을 구분하고 각 공간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소장 가치가 높은 자료는 디지털화만으로 대체하기보다 원자료 연구가 가능한 전문 열람환경과 함께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는 2036년 개교 400주년을 앞두고 위드너, 라몬트, 퓨지(Pusey), 하우튼을 연결해 장서 접근성과 학제 간 연구를 강화하는 장기적인 공간 재편을 검토해 왔다. 위드너에는 일반 방문객이 장서와 도서관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센터(Discovery Center), 퓨지에는 물리적 연구와 디지털 연구를 연결하는 디지털 리서치 커먼즈(Digital Research Commons)를 구상했다. 이는 미래 대학도서관의 중요한 과제가 새로운 건물을 만드는 것보다 이미 축적된 지식 자산을 이용자에게 어떻게 보이게 하고 연구와 학습으로 연결할 것인가에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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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vietnam.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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