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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인주 도서관, 책을 넘어 예술 공간으로 확장하다

2026년 01월 19일 | 서비스

에이바 폭스(Ava Fox)는 도서관 카드를 발급받은 지 몇 달이 지난 뒤 책을 빌리기 위해 포틀랜드 공공도서관(Portland Public Library)에 들어섰다.

폭스는 지하층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전시 ‘논센스: 즉흥적 구성에 대한 협업(NonSense: Collaboration on Spontaneous Composition)’이 끝나기 이틀 전이라는 시점에 루이스 갤러리(Lewis Gallery)를 우연히 발견했다.

도서관 지하 공간에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초현실주의 미술 기법인 ‘엑스퀴지트 코프스(Exquisite Corpses)’ 작품들이 10월부터 12월 말까지 전시돼 있었다. 한 예술가는 머리를, 다른 예술가는 몸통을, 또 다른 예술가는 다리를 각각 맡아 제작했으며, 서로의 작업이 어떤 모습인지 알지 못한 채 작업을 이어갔다.

2024년 유니버시티 오브 서던 메인(University of Southern Maine)을 졸업한 폭스는 “어릴 때 이런 걸 만들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폭스는 자연광이 들어오는 공간을 천천히 걸으며 안내문을 읽고 작품을 살폈다. 폭스는 펠리컨의 머리와 해골 몸통, 조개와 식물 같은 유기적 재료 이미지로 구성된 몸체, 만화처럼 표현된 종이 다리를 결합한 수채화 작품 앞에서 잠시 멈췄다.

폭스는 도서관에서 이런 공간을 발견한 것이 기분 좋은 놀라움이었다고 말했다.
“전혀 잘난 체하는 느낌이 없다”며 “정말 지역사회 예술 공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책을 둘러보며, 예술을 둘러보다

주 전역의 많은 지역 도서관들은 시각 예술을 위한 갤러리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일부 도서관은 방문객들이 책을 고르듯 예술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1년 이상 앞서 작가와 전시 일정을 잡고 있다. 오래된 건물들이 이용자 증가와 변화하는 요구에 맞춰 개보수·확장되면서, 많은 도서관들이 예술을 전시하기 위한 공식·비공식 공간에 투자해 왔다.

팔머스 기념 도서관에서 서가 관리 담당자 버지니아 키즈웨터가 도서를 정리하고 있다. 서가 위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들은 ‘메인 주의 위대한 일러스트레이션’ 전시의 일환으로 전시 중이다. (사진: Daryn Slover/Staff Photographer)

케이프 엘리자베스(Cape Elizabeth)에 있는 토머스 메모리얼 도서관(Thomas Memorial Library)은 40년 넘게 메인(Maine)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왔다. 과거에는 기존 건물과 별관을 잇는 통로에 작품을 걸었고, 최근 도서관 리노베이션을 통해 지하에 전용 갤러리 공간이 마련됐다.

도서관장 레이철 데이비스(Rachel Davis)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손과 상상력으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가능성을 보게 해준다”며 “시각적 문해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예술 작품을 보기 위해 일부러 다른 곳을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매달 전시될 작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이기도 한 데이비스는 지원서를 검토하는 것뿐 아니라, 잡지 기사와 갤러리를 찾아다니며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는 것을 즐긴다. 도서관 공간은 현재 전문 예술가부터 작품을 전시·판매할 장소를 찾는 아마추어 작가까지, 8월까지 전시 일정이 모두 잡혀 있다.

다른 도서관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오거스타(Augusta)의 리스고 공공도서관(Lithgow Public Library)은 2016년 확장 이전에는 순환 전시를 위한 공간이 전혀 없었다. “모든 공간이 꽉 차 있었다”고 사라 슐츠-닐슨(Sarah Schultz-Nielsen) 관장은 말했다. 1896년에 지어진 원래 건물 지하의 유일한 회의실은 주로 상호대차 요청을 처리하는 데 사용됐다.

확장을 통해 도서관 규모는 거의 세 배로 늘었고, 새로운 커뮤니티 모임 공간과 예술을 공유할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청소년 공간에는 11월부터 메인 아츠 아카데미(Maine Arts Academy) 학생들이 금서(banned books)를 주제로 만든 혼합 매체 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이 전시는 해당 공간의 첫 전시다.

커뮤니티 회의실에서는 2월에 브런즈윅(Brunswick)의 퍼스트 라이트 카메라 클럽(First Light Camera Club) 소속 사진가들이 촬영한 꽃 사진 전시가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다. 참여 사진가 앨런 케언스(Allen Cairns)와 엘라 허드슨(Ella Hudson)은 2월 3일 강연을 열어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려줄 계획이다.

슐츠-닐슨은 오거스타에는 가디너(Gardiner)나 할로웰(Hallowell) 같은 인근 지역만큼 갤러리 공간이 많지 않다며, 도서관이 그 공백을 채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이런 역할을 하기에 자연스러운 장소”라고 말했다.
또한 도서관들은 전시의 형태를 확장하며, 이를 프로그램과도 결합하고 있다.

팔머스 메모리얼 도서관(Falmouth Memorial Library)은 2019년 리노베이션 이후 예술을 전시해 온 대출 데스크 인근 공간을 포함해 이용 가능한 모든 벽면을 ‘메인 일러스트레이션의 위대한 현장(The Great State of Illustration in Maine)’ 전시에 할애했다. 이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와 일러스트 교육을 지원하는 포틀랜드 비영리단체 일러스트레이션 인스티튜트(Illustration Institute)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팰머스 기념 도서관 전시장에 전시된 일러스트레이션들. ‘메인 주의 위대한 일러스트레이션’ 전시의 일부. (사진: Daryn Slover/Staff Photographer)

전시에서는 야구 선수가 신간 소설 코너 위에서 스윙을 하고, 만화 속 바닷가재가 푹신한 안락의자 위에서 플라이 낚시를 한다. 카타딘 산(Mount Katahdin)의 파스텔 프린트는 DVD 코너 근처에 걸려 있다.

도서관장 제나 마요트(Jenna Mayotte)는 “전체 공간에 흐름이 있다”며 “공간 전체를 활용하면 새로운 인상을 주고, 사람들을 새로운 것에 노출시킨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도서관 방문객 증가에도 도움이 됐다고 마요트는 말했다.

도서관은 이 전시를 위해 2천만 원 상당의 기금을 모금했고, 90점의 일러스트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기존 상설 소장품 대부분을 철거했다. 메인과 인연이 있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이 전시는 도서관 최초의 전문 큐레이션 전시다.

이 순회 전시는 지난 4년간 케네벙크(Kennebunk)의 브릭 스토어 뮤지엄(Brick Store Museum), 워터빌(Waterville)의 타이코닉 갤러리(Ticonic Gallery), 메인대학교 오거스타 캠퍼스(University of Maine Augusta) 갤러리에서 열렸다. 도서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러스트레이션 인스티튜트의 보조 큐레이터 윌 로스(Will Roth)는 “단순히 빈 갤러리 벽에 작품을 거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포틀랜드 출신 켈리 신닉(왼쪽)과 다시 코크로언이 팔머스 기념 도서관에서 이사벨라 로트만의 일러스트 아래 함께 작업하고 있다. (Daryn Slover/Staff Photographer)

책장은 작품 감상의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시 시작 지점에 비닐 배너를 설치하는 등 관람 동선을 안내하는 요소를 포함시켰다고 로스는 설명했다.

작품 하나하나도 의도적으로 배치됐다. 예를 들어 건물 끝에 있는 조용한 열람실에는 펜과 잉크 드로잉, 만화 작품이 전시됐는데, 로스는 이를 “차분하고 섬세하며 정교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그 공간의 사색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일러스트레이션 인스티튜트는 전시와 직접 연계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도록 도서관을 지원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 한 명인 이먼 화이트(Eamon White)가 진행하는 스니커즈 페인팅 워크숍이 열렸고, 인스티튜트 공동 설립자 스콧 내시(Scott Nash)는 전시 마지막 날인 1월 31일에 방문객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드로 오프(draw-off)’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요트는 “도서관의 벽이 살아난다”고 말했다.

접근 가능한 예술

지역 예술가들은 도서관을 접근하기 쉬운 전시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부분 공모 비용이 없다.

“내러티브” 캐리스 브릴 작, 케이프 엘리자베스 토마스 기념 도서관 스티어 가족 갤러리 전시 중. (Shawn Patrick Ouellette/Staff Photographer)

캐서린 브릴(Kathryn Brill)은 캐리스 비(Kharris B)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포틀랜드(Portland)와 테넌츠 하버(Tenants Harbor) 등을 포함해 메인 전역의 도서관에서 작품을 전시해 왔다. 브릴의 작품 일부는 1월 말까지 토머스 메모리얼 도서관의 스티어 패밀리 갤러리(Stier Family Gallery)에 전시돼 있다.

브릴은 오토바이 기화기, 오래된 카메라와 렌즈, 기어, 타자기 부품 같은 “기묘하고 예상치 못한 재료”로 조립 작품을 만든다.
“사람들이 내가 남들이 버리는 걸 쓴다는 걸 알아서, 집 현관에 물건을 놓고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시 일정을 잡는 일을 맡고 있는 남편 켄(Ken)은 갤러리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서관은 훨씬 더 수용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부부에게 도서관은 선호하는 전시 장소 중 하나가 됐다.

켄은 “이런 공공 장소에서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게 참 좋다”고 말했다.

 


출처 : www.presshera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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