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역에서 기증받은 책으로만 만들어진 이바라키현 야마자테초의 마을 도서관. 이곳에서 열린 ‘수제 그림책 공모전’에서 논픽션 작가 야나기타 쿠니오 씨가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야나기타 씨가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일부를 읽었다”고 극찬한 작품은 초등학교 4학년의 작품이었다.
후쿠시마현 남동부, 이바라키현 경계에 있는 야마쓰치마치(矢祭町)로 떠난다. 수제 그림책 공모전 심사를 위해서다. 미토 방면으로 흐르는 쿠지강을 따라 논과 밭이 소박하게 펼쳐진 중산간지 마을이다. 인구는 약 5800명이다.
18년 전인 2006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시골에 살면서도 책을 읽고 싶다’, ‘도서관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마음의 성장을 위해 그림책과 동화책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마을은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 알렸다.
“서점도 없는 마을이라 어떻게든 도서관을 만들고 싶어요.하지만 마을 재정이 열악하니 여러분 집에 읽지 않는 책이 있으면 기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고, 불과 3개월 후인 8월에는 전국에서 보내온 책이 40만 권을 넘어섰다.조용한 마을에 있어서는 이미 ‘사건’이었다(결국 48만 권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서 이듬해인 2007년 1월 14일, 일본 최초로 기증도서로만 구성된 마을 도서관이 ‘야마쓰 아깝지 않은 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게 되었다.그리고 마을은 다양한 독서 활동을 펼쳤다.
전국적으로 관심을 모은 것은 손수 만든 그림책 공모전이다.그 제1회 대회는 2009년.올해로 벌써 15회를 맞이했다.
올해 응모작 중 ‘이런 것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만드는 수제 그림책의 재미구나’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무심코 일부를 읽게된 작품은 후쿠시마현 내 초등학교 4학년 기쿠우치 토우마(菊内瞳真)군이 어머니의 조언을 받아 제작한 ‘할아버지의 재미있는 말’이다.
표지 그림은 할아버지의 얼굴.네모난 얼굴에 두 눈과 눈썹, 코를 작게 네모나게 그리고 입술만 하트 모양으로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다.눈썹 사이와 양 볼의 주름이 사랑스러운 할아버지처럼 그려져 있다.그 표정은 책장을 넘길수록 더 크고 진지한 분위기로 그려진다.
<우리 할아버지는 후쿠시마현 시라카와시의 산 속에 살고 있다.내가 가면 항상 재미있는 말을 한다〉.
그림에서는 2층짜리 빨간 지붕 건너편에 또 다른 산이 있고, 산기슭에는 큰 나무가 우거져 있다.다음 페이지의 할아버지의 눈빛이 진지하다.
<모내기를 도울 때 /”거리로 가면 넘어지니까 조심해”〉
<일이 끝났을 때 / “아, 힘들다(피곤하다) 어깨가 뻐근해 (어깨가 결렸다)”〉
<실패했을 때 / ‘괜찮아. 걱정마’〉
기쿠치 군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마무리한다.
<할아버지가 하는 말은 수수께끼 투성이지만 재미있어서 좋아한다. 할아버지의 말은 모두를 웃게 만드는 마호노의 말이다〉.
이 마지막 페이지, 할아버지는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다. 나는 상상했다. 기쿠우치 군의 가족들이 그 지역의 사투리를 경멸하지 않고, 편안함과 웃음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림책의 세계는 마음을 들뜨게 해줘서 좋아하는데, 손수 만든 그림책이 되면 그림책이 그 가정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하나하나 집어들고 책장을 넘기는 것이 이론을 떠나서 즐겁다.
출처 : article.auon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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