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의 각 구획에는 해당 소유자가 좋아하는 책을 배치하는 사설 도서관 ‘모두의 한 상자 도서관 사카이메'(고텐바시 하기하라)가 교류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정 주제나 같은 저자 관련 책만 놓는 등 주인의 개성이 돋보이는 책장이 방문객의 흥미를 유발해서 세대, 성별, 거주지를 초월해 사람들을 이어줍니다.
고텐바역 근처, 카페와 같은 층에 있는 ‘사카이메’의 책꽂이 약 30평은 각각 월세와 운영료를 지불한 주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에 뿌리를 둔 브라질 관련 책을 꽂아두거나, 좋아하는 겐다마나 자전거 책으로 통일하거나, 책과 어울리는 소품을 놓아두기도 합니다. 가로 31센티미터, 세로 41센티미터, 높이 3센티미터, 깊이 24센티미터의 공간에서 주인의 사람 됨됨이가 느껴집니다. 방문객은 등록비 300엔을 내면 책을 몇 번이라도 빌릴 수 있습니다.
“책을 놓아줘서 고마워요”, “만나서 반가워요”-. 책을 빌린 사람이 주인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감상문 카드로 전달됩니다. 소장 도서를 보고 “마음이 맞을 것 같다”며 주인에게 선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운영자인 모리오카 마코파 씨는 “책을 보면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관심 있는 분야로 연결되는 장치”라고 말합니다. 상대방의 나이와 성별을 알 수 없고,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교류의 문턱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후지산 기슭에서 로컬 웹미디어를 운영하는 모리오카 씨가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이곳을 오픈했습니다. 매월 오너들의 토크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실제 만남의 기회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원거리 거주자 전용 구역을 마련하여 고텐바와 관련된 사람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거점 생활이라고 홍보해 전국의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새로운 만남 즐거움 중 하나
책장 주인도 새로운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주인이 되었다는 도쿄 시부야구의 남성(가명)은 연구 중인 늑대 관련 그림책과 서적들을 선반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는 후지산 자락의 늑대 전설에 관심을 보이며 “아는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연히 도서관에 들른 사람과 해외에서 온 책에 대해 이야기하며 “책을 계기로 색다른 만남이 생겼다”고 기뻐합니다.
개관 이후 책장은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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