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Oxford)의 보석이라 불리는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은 해리 포터(Harry Potter) 시리즈의 배경으로 사용된 장소다. 전 세계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 매혹적인 영국 도서관을 다시 들여다본다.
명문 옥스퍼드 대학교(Oxford University)의 중심부에는 수 세기를 거쳐 이름난 학자, 작가, 학생들을 맞이해온 장소가 있다. 바로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이다. “더 보드(The Bod)”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중 하나이자, 영국에서는 대영도서관(British Library)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도서관으로 꼽힌다. 1,300만 점이 넘는 인쇄물과 필사본을 소장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진정한 지식의 성소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호기심 많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이곳이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매혹적인 역사를 지닌 도서관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이 설립되기 전에도 옥스퍼드 대학교(Oxford University)는 이미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었다. 1488년, 글로스터 공작 험프리(Humphrey de Lancastre, Duke of Gloucester)가 필사본의 첫 번째 소장품을 공개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에 앞서 그는 도서관과 연결된 대표적인 대학 건물 중 하나인 디비니티 스쿨(Divinity School)에 여러 문헌을 기증했다. 이 시기는 바로 ‘듀크 험프리 도서관(Duke Humfrey’s Library)’이 탄생한 순간으로, 이는 글로스터 공작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명명된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도서관은 점차 쇠퇴하였고, 소장되어 있던 책들은 흩어지게 되었다. 이 소중한 유산이 다시 복원되기까지는 16세기 말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때 마침내 한 인물이 이 문화유산의 복원을 결심했으니, 바로 영국의 외교관이자 학자였던 토머스 보들리(Thomas Bodley)였다. 그는 도서관의 재정비를 주도하였고, 이후 1602년, 도서관은 그의 이름을 따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도서관의 발전은 한 중대한 사건을 통해 더욱 가속화되었다. 1610년, 토머스 보들리는 런던 인쇄업자 협회와의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협약에 따라 영국에서 출판되는 모든 책의 한 부가 도서관에 자동으로 납본되도록 보장되었으며, 이로 인해 도서관의 장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이 제도는 ‘법정 납본(deposit légal)’이라고 불리며, 1911년 저작권법(Copyright Act)을 통해 그 적용이 공식화되고 범위 또한 확대되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 덕분에 보들리언 도서관은 전 세계 역사학자들이 반드시 참고하는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오늘날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필사본 중 일부를 소장하고 있다. 특히 1500년 이전에 인쇄된 책인 ‘선사본(incunables)’을 500권 이상 보유하고 있어 고서 애호가들에게는 더없이 매력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이 도서관의 자료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허용된 것이 아니다. 연구자, 학생, 교사만이 등록할 수 있으며, 등록 시에는 책을 절대 훼손하거나 도난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보들리언 도서관은 설립 이래 수많은 명사들의 발길을 받아왔다. 그중에는 5명의 국왕, 40명의 노벨상 수상자, 25명의 영국 총리가 포함되어 있으며,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C.S. 루이스(C.S. Lewis), J.R.R. 톨킨(J.R.R. Tolkien)과 같은 위대한 작가들도 이 도서관을 거쳐 갔다.
해리 포터(Harry Potter)의 상징적인 배경
J.K. 롤링(J.K. Rowling)의 시리즈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의 일부 공간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해리 포터 영화 속 여러 상징적인 장면의 배경으로 사용되었으며, 주연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Daniel Radcliffe)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고서를 가득 채운 인상적인 서가 덕분에 보들리언 도서관은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Philosopher’s Stone)』에서 호그와트(Hogwarts) 학교의 도서관으로 변모했다. 이곳은 해리가 투명 망토를 두르고 금서 구역을 몰래 탐색하며 니콜라스 플라멜(Nicolas Flamel)에 대해 조사하던 중, 아르거스 필치(Argus Rusard, 데이비드 브래들리 David Bradley 분)에게 들키는 장면이 연출된 장소다.
또한 디비니티 스쿨(Divinity School)은 영화 속 호그와트의 양호실로 등장한다. 이 건물은 해리가 볼드모트(Voldemort)와의 대결 이후 몸을 회복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며, 『아즈카반의 죄수(The Prisoner of Azkaban)』에서는 해리와 헤르미온느(Emma Watson 분)가 시간을 되돌리는 장치를 사용할 때, 그리고 『불의 잔(The Goblet of Fire)』에서는 맥고나걸 교수(Maggie Smith 분)가 크리스마스 무도회를 앞두고 춤을 가르치는 장면에서도 등장한다.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은 회원 등록하지 않아도 내부를 방문할 수 있다. 일반 관광객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에는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다만 입장은 무료가 아니며, 최소 12유로를 지불해야 30분 동안의 일반 관람권을 구매할 수 있다.
해리 포터(Harry Potter)의 팬들을 위한 특별한 가이드 투어도 마련되어 있다. ‘Get Your Guide’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예약할 수 있으며, 요금은 183유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투어는 도서관 외에도 영화 속 다른 상징적인 장소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구성으로 제공된다.
출처 : www.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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