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타(Kista) 쇼핑센터의 도서관이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높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한탄합니다.
스톡홀름의 예르바(Järva)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적 수준(World class)의 두 가지 자랑거리가 있었다. 하나는 예르바 디스크골프 공원(Järva Discgolfpark)이었고, 다른 하나는 키스타 도서관(Kista bibliotek)이었다. 현재 두 곳 모두 여전히 존재하지만, 더 이상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키스타 도서관은 2014년 키스타 쇼핑센터(Kista Galleria) 2층으로 이전했다. 이 이전은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도서관 방문자 수는 300% 증가했고, 도서 대출 건수도 첫 해에 두 배로 늘었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키스타 도서관은 2015년 ‘올해의 공공도서관(Public Library of the Year)’으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이 도서관이 상을 받은 것은 단지 쇼핑몰에 있다는 전략적인 위치 덕분만은 아니었다. 이 도서관은 도서관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새롭게 정의한 사례였다. 시상식에서는 지역 주민과의 협력, 그리고 디지털 도구를 혁신적으로 활용한 점이 수상에 결정적인 요소로 강조되었다.
오늘날 키스타 도서관의 운영을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발전했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 도서관에는 책뿐만 아니라 학습 공간과 컴퓨터, 그리고 방문자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숙제 도우미, 법률 상담, 언어 카페 등이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3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이러한 활동들의 협력 주체는 대부분 적십자(Röda Korset), 스투디에포르분데트 북센스콜란(Studieförbundet Vuxenskolan), 스웨덴 변호사 협회(Sveriges Advokatsamfund)와 같은 기존의 잘 알려진 조직들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예르바(Järva) 지역 주민들과 지역 단체들과의 협력은 어떻게 된 것일까? 2017년에 발표된 한 학사 논문에서는 축구 단체 키스타 갤럭시(Kista Galaxy)가 숙제 도우미 프로그램을 주도했으며, 이 프로그램이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키스타 도서관(Kista bibliotek)은 초창기보다 지역사회와 더 단절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과거에는 도서관이 지역 내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는 중심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주변과 동떨어진 존재처럼 여겨진다.
2014년 개관 당시 키스타 도서관(Kista bibliotek)의 디지털 발전은 획기적이었다. 도서관 내에 10대의 일반 컴퓨터, 4대의 검색용 컴퓨터, 그리고 IT 도우미를 배치한 것은 당시로서는 큰 가치가 있었지만, 현재 기준에서는 더 이상 혁신적인 서비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키스타 도서관이 ‘세계 최고 공공도서관(Public Library of the Year)’으로 선정된 지도 어느덧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다른 수상 도서관들은 디지털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왔다. 예를 들어, 2022년 수상 도서관인 미줄라 공공도서관(Missoula Public Library)은 사용자가 도서관 내에서 3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크롬북(Chromebook) 노트북을 대여해주고 있으며, 최대 2주간 대여 가능한 와이파이 핫스팟(WiFi-hotspot)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도서관들은 과거 세계를 선도했던 키스타 도서관을 이미 앞질러 가고 있다.
도서관의 쇠퇴를 보여주는 징후는 이 외에도 더 있다. 2015년 시상식 당시 키스타 도서관(Kista bibliotek)은 쇼핑몰 운영 시간에 맞춘 ‘넉넉한’ 개관 시간으로 찬사를 받았다. 당시 도서관은 밤 9시까지 운영되어 이용자들에게 높은 접근성을 제공했다.
하지만 현재는 오후 8시에 문을 닫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자원 부족으로 인해 오후 4시에 조기 폐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 같은 변화는 키스타 도서관이 과거의 명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접근성 문제는 다른 측면에서도 악화되었다. 현재 키스타 쇼핑센터(Kista Galleria) 내 화장실은 한 번 사용할 때마다 15크로나(약 2,000원)의 요금이 부과되며, 도서관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은 폐쇄된 상태다. 이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이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몇 분을 걸어 레스토랑 구역까지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동화 시간을 듣던 어린아이가 갑자기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 경우, 이 정도 거리는 너무 멀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바로 그러한 불편한 경험이었다. 한때 세계 최고의 도서관으로 평가받았던 공간이라면, 그에 걸맞게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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