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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새로운 유형의 도서관, 도쿄 ‘소셜 디자인 라이브러리’

2024년 03월 2일 | 공간 사례 | 코멘트 0개

2023년 6월에 “책을 기점으로 사회를 디자인하는 제3의 장소를 도쿄·이케부쿠로에 오픈“이라는 글로 소개하였던, 사립 도서관인 소셜 디자인 라이브러리(Social Design Library, SDL)를 방문하였습니다.

정식 명칭은 HIRAKU IKEBUKURO 01 SOCIAL DESIGN LIBRARY이며, 이 도서관의 개념은 생활의 안과 밖의 경계에 있는 「창」과, 지식의 탐구와 구상력(構想力, planning ability)을 기르는 「책」을 모티브로 한 ‘제3의 장소‘입니다.

이 도서관은 일본의 창호 전문회사인 마텍스(Matex) 주식회사에서 기금을 출연하여 2023년 5월에 개관하였습니다.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조금 다르게,  단순히 책을 열람하는 장소라기 보다는 다양한 주제의 활동과 전시회 등을 함께하며, 미래 지향적인 사람들의 지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HUB 역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도서관, 아카데미, 뮤지엄, 공원, 공유 오피스, 실험의 장, 상담센터 및 사회적 활동의 공간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서관 면적은 1층 126㎡, 2층 115㎡으로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목적에 맞도록 전체 평면 구성이 짜임새있게 되어 있습니다. 1층은 주로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도서 기획전시, 공유 서점 및 연구회 활동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 외 간단한 공유 부엌이 있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였습니다. 2층은 주로 공유 오피스의 개념으로 회원들을 위한 개인 및 공용 업무 공간이 있으며, 라운지는 갤러리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1층과 2층의 공간 평면도 ©LibraryDesignCenter

소셜 디자인 라이브러리(SDL)의 입구와 행사 및 도서 안내를 위한 게시판과 전시대 ©LibraryDesignCenter

SDL에 대한 상세 소개와 도서 전시 ©LibraryDesignCenter

소셜 디자인 라이브러리의 특이한 공간 중에 하나는 1층에 자리한 공유형 서점, HIRAKU서점입니다.  일본 전역에 이와 비슷한 ‘거리의 도서관’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곳들은 각 선반의 오너가 관심있게 읽은 도서를 다른 사람들에게 대출 또는 열람할 수 있게 한 곳인데 이곳도 매우 유사합니다.  희망자가 서가의 선반 하나를 임차하여 본인이 소유한 도서를 비치하면, SDL에서 운영하는 형태입니다. 이곳에 비치된 도서는 판매도 가능하며, 각자의 책에 대한 소감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공개하여 다른 선반의 오너들이나 이용자와 소통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은 선반의 임차 비용은 월 1,500엔(파트너)에서 3,000엔(일반)이며, 일반적으로 서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서적들을 위주로 전시,판매하고 있습니다.

선반 오너제로 운영되고 있는 HIRAKU서점 ©LibraryDesignCenter

각 선반의 오너들의 개성과 관심을 담은 도서 ©LibraryDesignCenter

SDL설립자인 마텍스글라스의 마츠모토 히로시 사장의 선반과 도서들 ©LibraryDesignCenter

다양한 이벤트와 모임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HIRAKU스튜디오 ©LibraryDesignCenter

또 하나의 인상적인 공간은 TSUKURU 책장이였습니다.  이곳은 SDL의 파트너회원들이 기증한 「HIRAKU를 위한 책」을 비치한 책장입니다. ‘HIRAKU’는 일본말 ひらく(開く, 열다)를 영어로 표기한 말인데, 창호산업을 경영하는 모기업(마텍스 글라스)의 사업 컨셉트에서 따온 것으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라벨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본주의에서 시민주의로’라는 책을 소개하는 문구로는 ‘경제활동의 근원을 HIRAKU(열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TSUKURU 책장 ©LibraryDesignCenter

2층에 자리한 토론과 모임을 위한 공간 ©LibraryDesignCenter

쇼셜디자인 라이브러리를 방문하면서,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먼저, 최근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ESG 경영 정책을 실천하는 수단이 되는 도서관의 모습입니다. SDL은 마텍스주식회사라는 기업이 설립하여 운영하는 사립 도서관입니다.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역 사회를 위한 개방된 공간을 통해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책을 매개로 하여 소통하고 교류하며, 모일 수 있도록  투자한 것이 실제적인 ESG경영의 가치있는 실천입니다. 또 단순히 설립만 하고 운영에 대한 책임을 갖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행히 이용자들에게 실제적인 혜택과 의미있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모기업의 사장부터 다양한 지원과 관심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의미는, 단순히 책을 읽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구축하고 회복하는 공간으로의 도서관이 펜데믹 이후의 디지털 시대에 매우 필요한 곳이라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서를 진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도서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자신의 관심을 공유한다는 것은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더라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글과 공간을 통해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도서관의 미래 역할 중에 하나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약7,000곳의 작은 도서관이  전국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훌륭한 인프라에서, 이 쇼셜디자인라이브러리처럼 책을 통한 사람들의 만남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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