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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래글러(Flagler)의 공공도서관에 관한 진실

2025년 08월 16일 | 정책

꼭 필요한 것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 사람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짐 울사머(Jim Ulsamer)는 플래글러 카운티 도서관 운영위원회 의장을 오랫동안 맡아왔다. 그는 6월 27일, (미국 플로리다주 플래글러 카운티의) 팜 코스트(Palm Coast) 지점 도서관의 서비스와 운영 시간이 축소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대응해 카운티 위원회에 서한을 보냈다. 이는 오는 12월 버넬(Bunnell)에 넥서스 센터(Nexus Center) 도서관 개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아래 내용은 그 서한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6월 6일,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팜 코스트(Palm Coast) 지점에 도착했을 때 주차할 공간조차 찾기 어려웠다.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여름 독서 프로그램 개막 행사를 즐기기 위해 300명이 넘는 주민이 도서관에 모여 있었던 것이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는 길에 어린 소녀 한 명이 어머니와 함께 차로 향하고 있었다. 소녀는 여덟 권에서 열 권쯤 되는 책을 품에 안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선물을 발견한 아이 같은 흥분과 기쁨이 가득했다. 그 순간 나는 어떤 선출직 공직자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러니했다. 이 도서관은 가장 붐비는 사전투표소이기 때문이다. 선출직 공직자들은 투표 기간 동안 늘 이곳에 와서 표를 부탁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에게 투표해준 이 도서관 이용자들을 응원하는 자리에 왜 나타나지 않는가. 불과 며칠 전 그들이 도서관에 대해 어떤 발언을 했는지를 떠올리면 더욱 의문스러운 일이다.

5월 28일, 카운티 위원회 워크숍에서 열린 장시간의 예산 논의 자리에서 두 명의 위원이 오는 12월 버넬(Bunnell)에 개관 예정인 넥서스 센터(Nexus Center) 도서관의 인력 배치를 문제 삼았다. 한 위원은 공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다른 위원은 신규 인력 채용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하며, 도서관장이자 카운티 부행정관이던 인사를 강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치 도서관장이 추가 인력이 맡을 모든 역할을 혼자 수행할 수 있다는 듯한 발언이었다.

이런 반응은 예산과 인사 문제에서 비롯된 불만이 감정적으로 터져 나온 것이었다. 도서관 재정과 인력 운영의 세부 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나온 발언이기도 했다.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가 도서관 운영위원회에 합류하기 전인 2006년, 도서관에는 정규직 직원이 21명이었다. 그러나 2007년 주정부가 22만 5천 달러의 지원금을 삭감했고, 플래글러 카운티는 줄어든 예산을 보전하지 않았다. 결국 도서관은 직원 네 명을 줄이고 운영 시간도 단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도서관은 주저앉지 않았다. 도서관장 홀리 알바네세(Holly Albanese)는 플래글러 카운티 도서관을 여권 신청 접수 시설로 지정받기 위해 조사하고 신청했다. 결국 그는 이를 성사시켰다. 인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알바네세는 직원들을 미국 국무부 기준에 맞춰 교차 교육시켜 여권 접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은 큰 호응을 얻으며 시작되었고, 플래글러 카운티 도서관은 혁신 부문에서 전국적인 상을 받았다.

이후 도서관은 이 서비스로 17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며, 다음 회계연도 말까지는 200만 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다. 여권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수익 대부분은 시설 개선에 사용되었지만, 재정은 결국 서로 맞물려 쓰이는 성격을 가진다. 이 200만 달러는 새 도서관의 추가 인력에 필요한 비용을 5년 이상 충당할 수 있는 액수와 맞먹는다.

몇 해 전 팜 코스트(Palm Coast) 도서관의 더그 시스니(Doug Cisney)실에서 열린 ‘플래글러 리즈 투게더(Flagler Reads Together)’ 행사 모습이다. 이곳과 도서관의 여러 공간에서는 해마다 수많은 행사와 프로그램, 지역 사회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 플래글러라이브 FlaglerLive)

도서관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한 것 외에도, 알바네세(Holly Albanese) 관장은 특별 사업, 입법 대응, 인사 담당 직무까지 추가로 맡았다. 이로 인해 최소 한 명의 정규직 인력을 충원하지 않아도 되었고, 이는 연간 약 7만 5천 달러의 절감 효과로 이어졌다. 이는 오늘날 널리 쓰이는 약어가 되기 전의 ‘DOGE’ 정신과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여러 정부 보조금도 카운티에 유입되었다. 이 모든 성과가 알바네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도서관 인력을 현실적으로 살펴보자. 버넬(Bunnell)에 새 도서관을 운영하려면 전체 도서관 직원 수는 24명으로 늘어난다. 2006년 인력이 20명이었던 것을 떠올려 보자. 지난 20년 동안 플래글러 카운티 인구는 플로리다대학 경제·경영연구국 자료에 따르면 7만6천 명에서 14만 명으로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 집행 기관을 제외한 카운티 정부 인력은 343명에서 467명으로 늘어 37% 증가했다. 팜 코스트(Palm Coast) 시 정부 인력은 395명에서 590명으로 늘어나 49% 증가했다.

올해 12월까지 도서관 인력은 고작 네 명, 즉 20% 늘어난 셈이다. 만약 카운티에서 이 정도의 효율성을 기록한 다른 부서가 있다면, 그 성과를 기념해야 마땅하다.

맥락을 다시 보자. 플래글러 카운티에는 현재 5만6천 명이 넘는 적극적인 도서관 카드 소지자가 있다. 여기에 부모의 카드로 책을 대출하는 어린이는 포함되지 않는다. 도서관은 실제 이용 현황을 반영하기 위해 매년 카드 소지자 수를 정리한다.

이 5만6천 명의 이용자는 단순히 서비스를 누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수치는 카운티가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서비스가 도서관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도서관을 위축시키려는 시도는 곧 이 5만6천 명의 이용자 전체를 무시하는 행위가 아닌가.

마빈스 가든(Marvin’s Garden)에 위치한 작은 상가 건물 안의 버넬(Bunnell) 분관 도서관. (© 플래글러라이브 FlaglerLive)

2006년 당시 카운티에는 팜 코스트(Palm Coast) 도서관과 버넬(Bunnell)에 위치한 3천 제곱피트 규모의 소규모 분관이 있었다. 그러나 2021년 버넬 분관 건물은 카운티에 반환되어 SMA 패밀리 액세스(SMA Family Access) 시설로 사용되었다. 이후 버넬 분관은 주도로 100(State Road 100) 변의 1,100제곱피트 남짓한 상가 건물로 옮겨졌다. 이 시설은 대부분의 도서관 기능을 수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지만, 새 도서관이 버넬에 들어선다는 보장이 있었기에 임시로 이뤄진 조치였다. 결과적으로 지난 20년 동안 도서관 서비스 공간은 1,900제곱피트 줄어든 반면, 카운티 인구는 6만4천 명이나 늘었다.

올가을 넥서스 센터(Nexus Center)가 문을 열면 카운티는 비로소 두 개의 도서관 지점을 갖추게 되고, 양쪽 모두에서 전면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9년에 걸쳐 추진됐으며, 여러 차례의 카운티 위원회 승인, 현·전직 행정부의 동의, 도서관 운영위원회와 도서관 후원 단체(Friends of the Library)의 꾸준한 지지를 통해 실현되었다.

주변 카운티 상황을 보면, 세인트 존스(St. Johns) 카운티는 현재 6개의 도서관 지점을 운영하며 2곳을 추가 건립 중이다. 향후 10곳까지 확장하기 위해 카운티 시설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우연이 아닌 듯, 세인트 존스 카운티 학군은 매년 주 전역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오랫동안 A 등급을 유지해왔다. 반면 플래글러 카운티 학군은 지난 12년 중 11년을 B 등급으로 머물렀다.

볼루시아(Volusia) 카운티는 14개 지점을,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푸트넘(Putnam) 카운티도 5개 지점을 운영한다. 플래글러 카운티 도서관이 지금까지 7차례나 50만 달러 규모의 건립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플로리다 주가 플래글러를 도서관 서비스가 가장 절실히 필요한 카운티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넥서스 센터(Nexus Center)와 새 도서관의 개관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도서관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태도다. 현재 카운티 위원회와 도서관 운영위원회 사이의 괴리 역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도서관에는 담당 위원과 예비 담당 위원이 배정된다. 지난 10년 동안 설리번(Sullivan) 위원과 이어서 도널드 오브라이언(Donald O’Brien) 위원이 매달 열리는 도서관 운영위원회 회의에 꾸준히 참석했다. 두 사람 모두 도서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위원회에서 물러났다. (설리번은 현재 팜 코스트 시의회에 임명돼 활동 중이다.) 지난해 12월 2일, 위원회는 새로운 담당 위원과 예비 담당 위원을 지명했다.

넥서스 센터(Nexus Center)는 오는 12월 개관할 예정이다. (© 플래글러라이브 FlaglerLive)

지난 5차례의 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렸지만, 새로 지정된 위원과 예비 위원은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물론 위원이 없더라도 회의는 충분히 원활히 진행된다. 그러나 현직 위원의 시각을 듣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회의에 참여한 위원이 도서관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도서관이 수행하는 일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위원이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면, 5월 28일 카운티 위원회 워크숍 이전에 이미 새 도서관 보조금에 따른 인력 요건을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다. 이런 세부 사항은 도서관장이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직접 설명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플래글러 카운티 도서관 운영위원회는 카운티 위원회의 자문기구로서 도서관의 연간 예산, 인력 규모, 서비스, 운영 시간 등에 의견을 제시한다. 운영위원회는 또한 위원회가 도서관 운영에 더 깊이 관여하고 이해도를 높여, 도서관 이용자의 관점을 반영하길 권고한다. 다음은 몇 가지 제안이다.

  1. 과거 여러 차례의 카운티 위원회와 행정부가 도서관 서비스 개선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특히 노후한 버넬(Bunnell) 분관을 지역의 현재와 미래 수요에 맞는 시설로 교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을 존중해야 한다.
  2. 도서관 운영위원회 회의에 직접 참석해, 도서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어떻게 운영되는지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3. 아직 플래글러 카운티 도서관 카드를 발급받지 않았다면, 신청해 보라. 무료다. 직접 와서 책을 빌려보고, 대출 데스크에서의 고객 서비스 수준을 경험해 보라. 전자책도 내려받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여권 서비스도 확인해 보라. 새 여권 신청이나 만료된 여권 갱신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직접 물어보라. 도서관이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용자들이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도 살펴보라.
  4. 5만6천 명에 이르는 도서관 이용자들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예산 삭감 항목으로만 도서관을 바라보던 관행을 반복하지 말고, 도서관 서비스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지지해야 한다. 또한 도서관 후원 단체(Friends of the Library)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보라.
  5. 전자기기라는 울타리 안에서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도서관의 아늑하고 공동체적인 분위기, 수많은 정기간행물과 풍부한 참고자료를 즐긴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독서를 접하게 하고, 배움을 이어가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역 사회의 다른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나는 도서관이 예산의 제약 안에서 서비스 수준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확신한다. 현재 제안된 운영 제한은 가능한 선택지 중 최선이다. 그럼에도 서비스 수준은 줄어든다.

12월 새 도서관이 문을 연 뒤에도 팜 코스트(Palm Coast) 지점은 카운티 전체 도서관 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인력을 줄이고 운영 시간을 23% 단축하면 팜 코스트 주민이 받는 서비스에 큰 악영향이 생긴다.

퇴근 후 아이와 함께 도서관을 찾던 직장인은 문이 닫힌 것을 마주할 수 있다. 한 주를 월요일 도서관 방문으로 시작하는 일도 더는 가능하지 않다. 배리어 아일랜드(barrier island) 지역에는 가까운 도서관이 없다. 단축 운영을 모르고 먼 길을 와서도 문이 잠겨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도서관의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즐기던 이용자는 인력 감축과 운영 시간 단축 때문에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이렇게 될 일은 아니었다.

지금은 플래글러 카운티(Flagler County)의 분수령이다. 카운티 위원회는 선택해야 한다. 하나는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시급했고 오래 미뤄온 개선을 앞장서 지지하는 길이다. 이 도서관을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가장 접근성이 높고 풍요로운 지역 사회·문화 자산으로 인정하고, 플래글러 카운티 학군(Flagler County schools)의 필수 파트너로 대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도서관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는 좁은 길을 택하는 것이다. 그 선택은 도서관 서비스만이 아니라 훨씬 많은 것을 제한한다.

모든 사실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현명하게 결정해 달라고 요청한다.

(© FlaglerLive)


출처 : flagler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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