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자료는 늘고 방문은 유지된다…스위스 도서관 통계가 보여준 ‘디지털과 공간의 공존’
전자책 확대와 2,933만 회 방문이 동시에 나타났다
- 2025년 스위스의 조사 참여 공공도서관 가운데 전자책을 제공하는 비율은 약 60%를 넘어섰지만, 도서관 방문 역시 연간 2,933만 회를 기록했다.
스위스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문매체 m&k가 2026년 9월 14일 보도한 스위스 도서관 통계(Schweizer Bibliotheksstatistik)에 따르면, 도서관의 전자자료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2025년 데이터를 제출한 도서관 가운데 전자책(E-Books)을 제공하는 기관의 비율은 2024년 52.8%에서 2025년 60.4%로 높아졌으며, 전자신문(E-Zeitungen) 제공 비율도 50.4%에서 57.6%로 상승했다. 스위스도서관협회 비블리오스위스(Bibliosuisse)의 공식 통계에서는 이를 각각 60.26%와 57.48%로 집계하고 있다. 출처: Bibliosuisse, Bibliotheksstatistik 2026
전자자료가 확대됐다고 해서 물리적 도서관 이용이 감소한 것은 아니다. 2025년 조사에 포함된 공공도서관의 전체 입장 횟수는 29,334,324회, 활동 이용자는 1,294,284명, 전체 대출은 29,996,486건이었다. 행사·견학·강좌·교육 프로그램도 59,687회 운영됐으며 참가자는 108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도서관 한 곳당 평균 방문은 2024년 54,393회에서 2025년 57,096회로 오히려 증가했다. 출처: Bibliosuisse
따라서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했다’는 사실보다 디지털 자료 이용 확대와 물리적 공간 이용이 동시에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서비스의 성장이 반드시 도서관 건물의 쇠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실제 이용 데이터가 보여준다.
도서관이 전자자료에 투자하는 이유는 이용자의 정보 접근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 전자책과 전자신문 수요가 커지고 자료 가격도 상승하면서 도서관의 전자자료 관련 지출과 서비스 범위가 함께 확대되고 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스위스 도서관의 전자자료 지출 증가는 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첫째는 전자책과 전자신문 등의 가격 상승이며, 둘째는 전자자료 자체를 제공하는 도서관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자책 제공 도서관 비율은 1년 사이 약 7.5%포인트, 전자신문은 약 7.2%포인트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스위스만의 현상은 아니다. 북미에서도 디지털 자료는 공공도서관 서비스 가운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가 소개한 미국 전자도서관 사례에 따르면 오버드라이브(OverDrive)의 디지털 대출은 2019년 약 3억6,600만 건에서 2020년 4억3,000만 건으로 33% 증가했으며, 북미 약 1만7,000개 공공도서관이 해당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도서관에서는 디지털 콘텐츠가 전체 자료 예산의 약 33%까지 차지했다. 출처: 도서관디자인연구소
스위스 전체 시민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연방통계청(Bundesamt für Statistik, BFS) 조사에서도 이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스위스 인구의 42.1%가 도서관이나 미디어테크(Mediathek)를 방문했고, 24.8%가 인쇄자료를 대출했다. 전자책·전자비디오·전자잡지 등의 이용 또는 대출 경험은 9.4%였다. 아직 물리 자료 이용 비율이 더 높지만, 전자자료가 이미 전체 도서관 서비스의 독립적인 이용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출처: 스위스 연방통계청(BFS), Kultur- und Freizeitverhalten in der Schweiz
디지털화를 하면서도 ‘머무르는 도서관’을 강화하고 있다
- 스위스 도서관의 변화는 디지털 서비스 확대와 물리적 공간 축소가 아니라, 온라인 접근과 현장 체류를 함께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
비블리오스위스 통계를 보면 조사 대상 도서관은 연평균 196일, 주당 평균 27시간 운영되며, 한 곳당 평균 40개의 이용자 좌석을 제공한다. 전자책 제공 기관이 60%를 넘었음에도 물리적 방문이 한 곳당 평균 57,096회에 이른다는 점은 도서관의 역할을 단순한 ‘자료 전달 장소’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게 만든다. 출처: Bibliosuisse
현대 도서관은 책을 빌리는 기능 이외에도 공부와 업무, 휴식, 사람과의 만남, 문화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스위스 연방통계청 조사에서는 국민의 11.7%가 도서관을 공부나 업무 공간으로 이용했고, 8.2%는 놀이·휴식·만남을 위해 찾았으며, 5.6%는 전시·콘서트·낭독회·워크숍 등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스위스 연방통계청(BFS)
따라서 개선의 핵심은 디지털 자료를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온라인에서 전자책이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다가 필요하면 도서관 공간과 전문 인력, 프로그램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물리·디지털 통합형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용자는 자료의 형태에 따라 도서관과 온라인 서비스를 양자택일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두 환경을 넘나들게 된다는 의미다.
새 통계방식 때문에 장기 추세는 신중하게 읽어야 한다
- 2025년부터 통계 작성 주체와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 수치와 현재 수치를 단순 비교해 증가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번 통계에서 특히 주의할 부분은 조사 방법의 변화다. 스위스 연방통계청(BFS)은 과거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자료가 불완전한 도서관까지 포함해 전체 도서관 값을 추정하는 통계적 추정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2025년부터 비블리오스위스가 통계를 주도하고 취리히응용과학대학교(Zürcher Hochschule für Angewandte Wissenschaften, ZHAW)가 분석을 담당하면서, 실제 조사에 참여해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제출한 도서관의 자료만 합산하는 기술통계적 방식(descriptive approach)으로 바뀌었다. 출처: Bibliosuisse
2025년 조사에는 총 1,025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도서관으로 집계된 곳은 991개였다. 비블리오스위스 역시 현재 수치와 과거 연방통계청 자료의 차이가 실제 서비스 변화뿐 아니라 조사방법 변경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전자책 제공 도서관이 증가했다”는 방향은 분명하지만, 장기적인 증감폭을 판단할 때에는 같은 방식으로 집계된 2024~2025년 자료나 개별 도서관 유형별 원자료를 비교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이는 도서관 성과평가에서도 단순한 총량보다 동일 기준으로 반복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전자자료 확대와 도서관 방문 증가가 함께 나타난다
- 한국의 공공도서관 통계에서도 전자자료가 확대되는 동시에 도서관 방문자가 증가해 스위스와 유사한 방향성이 확인된다.
한국의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스위스 통계의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공공도서관은 1,296개관으로 늘었고, 연간 총 방문자는 약 2억2,420만 명으로 전년보다 10.8% 증가했다. 도서관 한 곳당 방문자 역시 15만9,137명에서 약 17만3,000명으로 8.7% 증가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전자자료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3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는 전국 공공도서관 전자자료가 약 6억772만 점으로 집계됐으며, 도서관 한 곳당 약 47만8,147점이었다. 당시 전년 대비 증가율이 600%를 넘은 것은 구독형 전자자료를 새롭게 통계에 포함한 조사방식 변화의 영향이 컸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도서관지원서비스
한국과 스위스 모두 통계방식 변화가 있다는 점까지 비슷하다. 따라서 전자자료의 절대량만 보고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판단하기보다는 전자자료 실제 이용률, 디지털 대출 횟수, 재이용률, 물리적 방문, 체류시간, 프로그램 참여을 함께 측정할 필요가 있다.
미래 도서관의 경쟁력은 ‘전자책 대 공간’이 아니라 두 환경을 연결하는 데 있다
- 스위스 사례가 주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디지털 도서관과 물리적 도서관을 경쟁관계로 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스위스의 2025년 데이터에서는 전자책 제공 도서관이 약 60%까지 늘어나는 동안 전체 방문이 2,933만 회를 기록했고, 한 곳당 평균 방문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자료의 확대와 함께 공공도서관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 두 사례는 디지털 서비스가 잘 구축될수록 반드시 물리적 공간의 필요성이 감소한다는 가정과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오히려 도서관의 역할은 분화되고 있다. 전자책과 전자신문, 데이터베이스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여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물리적 도서관은 집중과 학습, 사람과의 만남, 문화활동, 전문적 지원이 필요한 이용자를 위한 공간으로 기능한다. 결국 미래 도서관의 서비스 설계에서는 ‘얼마나 많은 전자자료를 보유하는가’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건물에 오는가’를 별개의 성과지표로 보지 않고 하나의 이용자 경험으로 연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전자자료 확대가 장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문제도 생긴다. 디지털 자료는 종이책과 달리 영구 소유가 아니라 일정 기간 또는 일정 대출 횟수를 조건으로 한 라이선스 방식으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북미 사례에서는 디지털 콘텐츠가 일부 도서관의 장서 예산에서 30% 안팎까지 올라간 사례가 이미 나타났다. 따라서 국내 도서관 역시 전자자료 확대를 추진할 때 콘텐츠 수뿐 아니라 이용권 계약조건, 동시접속자 수, 장기보존, 개인정보 보호, 장애인 접근성까지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
결국 스위스 도서관 통계가 보여주는 변화는 ‘종이에서 디지털로의 교체’라기보다 도서관 서비스 영역 자체의 확장에 가깝다. 전자자료는 도서관 밖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도서관 공간은 디지털 환경에서 충족하기 어려운 학습·문화·사회적 경험을 담당한다. 이 두 영역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앞으로 공공도서관의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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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markt-k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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