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지난 지금도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소장자료 보호가 건축을 제약한 대표 사례로 남아 있다
네 개의 타워는 투명하고 비물질적인 모습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타워는 목재와 석고, 단열재 뒤에 소장자료를 숨기고 있다. 빛을 기념하려던 건축물은 어떻게 빛을 막는 요새가 됐을까?

1989년, 펼쳐진 네 권의 책은 빛이 가득한 도서관을 약속했다
도미니크 페로(Dominique Perrault)는 1989년 국제 설계공모에서 당선됐다. 당시 페로의 나이는 36세였다. 설계안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했다. 거대한 기단 네 모서리에 네 개의 유리 타워를 세웠다. 각 타워는 펼쳐진 책의 형상을 나타냈다. 프랑수아 미테랑관(François-Mitterrand)은 현대적이고 기념비적인 도서관을 지향했다. 외관은 거의 투명하게 보이도록 계획됐다.
이 발상은 프랑수아 미테랑(François Mitterrand) 대통령이 1988년 7월 14일 발표한 대형 국가사업에서 출발했다. 목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 가운데 하나를 건립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설계 과정에서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에는 기단에 배치하려던 서고를 타워 안으로 옮겼다. 수백만 권의 책을 유리 뒤에 보관한다는 것은 기록물을 햇빛 속에 내놓는 일과 같았다.
건축의 중심이던 태양은 소장자료의 적으로 바뀌었다
자연광은 인상적인 건축 사진을 만든다. 그러나 기록물에는 위협적인 요소다. 자외선은 잉크를 변질시킨다. 종이를 약하게 만들고 책 표지를 탈색시킨다. 열은 재료의 화학적 노화도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손상은 되돌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설계팀은 건물이 강조하려던 빛을 차단해야 했다. 유리 외벽 뒤에 오쿠메(okoumé) 목재를 입힌 고정식 차광판을 설치했다. 투명성을 내세웠던 건축은 두꺼운 내부 보호 구조로 바뀌었다. 센강변에서 바라보면 황금색이나 갈색을 띤 넓은 표면이 유리 뒤로 드러난다.
건물의 대비는 극적이다. 멀리서 보면 타워는 가볍고 추상적인 구조처럼 보인다. 가까이 다가가면 외피 안에 밀도 높은 설비가 드러난다. 이 설비는 온도와 빛,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건축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역할이 달라졌다. 책을 보여주는 대신 책을 보이지 않게 보호하는 구조가 됐다.
외벽 안쪽에는 여섯 겹의 기술적 보호층이 있다
타워의 벽은 단순한 창문보다 기후조절 장치에 가깝다. 두 겹의 유리 사이에는 약 9센티미터의 공기층이 있다. 이 공간은 결로를 줄이기 위해 설계됐다. 안쪽에는 약 90센티미터의 빈 공간이 이어진다. 냉각한 공기가 이곳을 순환하면서 과도한 온도 상승을 억제한다.
서고에 도달하기 전까지 알루미늄과 오쿠메 무늬목, 석고, 암면(rock wool)이 이어진다. 여섯 겹의 보호층이 외부 환경과 소장자료를 분리한다. 개방성을 약속했던 외벽은 거의 빛을 통과시키지 않는 구조가 됐다. 그러나 이 모순은 타워만의 변화하는 질감을 만들었다. 유리 외벽은 빛에 따라 거울과 그림자, 줄무늬 목재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준다.
이 역설은 광장 아래에서도 이어진다. 소장자료 일부는 건물의 거대한 기단에 보관된다. 일부 공간은 센강 수면보다 14미터 낮은 곳에 있다. 타워는 시선을 하늘로 끌어올린다. 반면 도서관의 방대한 자료는 지하 깊숙한 곳에 자리한다.
타워 아래에는 수백만 권의 책이 센강 수면보다 최대 14미터 낮은 곳에 보관돼 있다
공사 부지는 7.5헥타르, 약 75,000제곱미터에 이른다. 사업에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됐다. 높이 79미터인 네 개의 타워에는 사업 규모에 걸맞은 이름을 붙였다. 각 타워의 이름은 시간(Temps), 수(Nombres), 법(Lettres)과 문자(Lettres)를 뜻한다. 타워 하부에는 사무실이 있다. 상부의 여러 층에는 환경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보존서고가 들어섰다.
프랑수아 미테랑관은 1996년 일반에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개관 당시부터 비판이 이어졌다. 막대한 사업비와 개발 중이던 지역의 입지가 논란을 일으켰다. 방문객을 환영하지 않는 듯한 광장도 비판받았다. 그럼에도 도미니크 페로는 같은 해 유럽의 주요 건축상인 미스 반 데어 로에상(Mies van der Rohe Award)을 받았다.
30년이 지난 지금,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장대한 기념물에 머물지 않는다. 건축적 구상이 현실의 조건과 만날 때 발생하는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남아 있다. 네 개의 타워는 문화시설이 최초의 설계 개념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도서관이 미래에 전달해야 할 자료를 보호하려면 건축 자체의 상징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1. 개요
- 투명한 도서관과 보존서고가 충돌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설계팀은 네 개의 유리 타워를 펼쳐진 책처럼 계획했다. 그러나 서고를 타워로 옮기면서 투명한 외피가 소장자료 보존에 불리해졌다. 설계팀은 유리 안쪽에 목재 차광판과 단열층을 설치했다. 결과적으로 건물은 투명성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내부에서는 빛을 차단하는 이중적 구조를 갖췄다. - 프랑수아 미테랑관은 국가도서관 규모의 보존 문제를 건축으로 해결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공식 자료는 프랑수아 미테랑관에 57,000제곱미터의 서고가 있다고 밝힌다. 선반의 총길이는 400킬로미터다. 열람 공간은 54,000제곱미터에 이른다. 각 타워는 22층이며 공식 높이는 80미터다. 기사에 제시된 79미터와 1미터 차이가 난다. 이는 측정과 반올림 방식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프랑수아 미테랑관 안내 - 개관 시점은 준공 행위와 일반 공개를 구분해야 한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1995년 3월 30일 건물을 공식 개관했다. 일반 이용자를 위한 공개는 1996년에 시작됐다. 따라서 기사의 ‘1996년 개관’은 일반 공개 시점을 뜻한다.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프랑수아 미테랑관 30주년
2. 추진 배경
- 기존 국립도서관의 공간 부족과 시설 노후화를 해결해야 했다.
프랑스 정부는 기존 국립도서관을 확장하고 현대화할 목적으로 새 시설을 추진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1988년 모든 학문 분야의 지식을 수용하는 도서관을 제안했다. 전산화한 연구환경과 유럽 대학의 연결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30주년 회고 - 설계 변경이 빛과 소장자료의 충돌을 만들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초기 계획은 주요 서고를 건물 기단에 두는 방식이었다. 이후 서고 일부를 유리 타워로 옮기면서 문제가 생겼다. 종이는 빛과 열에 장기간 노출되면 변색과 취화가 발생한다. 따라서 유리 외관을 유지하려면 별도의 차광층과 열환경 제어설비가 필요했다. - 대규모 국가장서를 안정적으로 수용할 시설이 필요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2023년 말 기준으로 도서와 단행자료 1,620만 점을 보유했다. 판화와 사진은 1,605만 점이다. 공연 관련 자료는 300만 점이며 악보는 200만 점이다. 자료 유형이 다양한 만큼 빛과 온도, 습도를 매체별로 관리하는 시설이 필요하다.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주요 통계
3. 개선 사항
- 다층 외피로 빛과 열의 유입을 억제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외벽은 두 겹의 유리와 약 9센티미터의 공기층으로 구성됐다. 안쪽에는 냉각 공기가 흐르는 약 90센티미터의 공간을 마련했다. 알루미늄과 오쿠메 목재, 석고, 암면도 추가했다. 이 구조는 외부 일사와 서고 사이에 여러 단계의 완충 구역을 만든다. - 타워의 기능을 사무공간과 보존서고로 분리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네 개의 타워에 사무실 7개 층과 서고 11개 층을 배치했다. 사무공간에는 움직이는 목재 차광판을 적용했다. 서고는 빛을 더 엄격하게 차단하는 구조로 계획했다. 하나의 유리 외관 안에서도 공간의 기능에 따라 보호 수준을 달리한 것이다.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프랑수아 미테랑관 - 대규모 수장과 열람 기능을 한 시설 안에 통합했다.
프랑수아 미테랑관은 57,000제곱미터의 서고와 54,000제곱미터의 열람 공간을 갖췄다. 일반 열람실은 약 1,500석을 제공한다. 보존과 이용을 한 건물 안에서 연결하되, 서고와 이용자 공간의 환경 조건을 분리했다.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시설 현황 - 건축적 모순을 독자적인 외관으로 전환했다.
목재 차광판은 처음 계획한 완전한 투명성을 약화했다. 그러나 유리와 오쿠메 목재가 겹치면서 반사와 그림자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입면이 만들어졌다. 보존을 위해 추가한 장치가 건물의 시각적 정체성으로 바뀐 셈이다.
4. 시사점
- 도서관 설계는 형태보다 소장자료의 환경 조건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
서고의 위치와 자료 유형을 설계 후반에 변경하면 외피와 공조설비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례는 건축공모 단계부터 사서와 보존과학자, 설비기술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열람실과 빛을 차단해야 하는 보존서고를 처음부터 분리할 필요가 있다. - 투명성은 유리 면적이 아니라 공간 운영으로 구현해야 한다.
문화시설의 개방성은 외벽이 투명하다고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출입 동선과 안내 체계, 프로그램 접근성, 열람 공간의 가시성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보존서고까지 유리 외피로 감싸는 방식은 상징성과 운영 조건을 충돌시킬 수 있다. - 현대 유리는 당시보다 성능이 높지만 차광 계획은 여전히 필요하다.
도미니크 페로는 30주년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유리가 더 높은 채광 성능과 단열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현대 기술은 조명 환경과 에너지 사용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종이와 사진, 필사본을 장기간 보존하는 서고에는 고성능 유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자료별 허용 조도와 누적 노출량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30주년 인터뷰 - 한국 도서관도 열람 공간과 보존 공간의 환경 기준을 구분해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도서 서고를 온도 20±2도, 상대습도 50±5퍼센트로 관리해 왔다. 비도서 서고는 온도 17±2도, 상대습도 40±5퍼센트를 적용했다. 자외선 차단 조명과 정기적인 미생물·유해가스 측정도 시행했다. 이는 자료 유형에 따라 온습도와 조명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보존 관리 - 지하서고는 공간 효율보다 침수와 설비 중단 위험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보존관은 지상 2층과 지하 4층으로 구성된다. 연면적은 16,540제곱미터이며 약 360만 책을 수용한다. 지하서고를 계획할 때는 방수와 배수, 누수 감지, 비상전원, 자료 대피 동선을 통합해야 한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자료보존관 시설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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