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오디(Oodi kaikelle)

사진: 투오마스 우우셰이모(Tuomas Uusheimo)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Helsingin keskustakirjasto Oodi)에는 10년이 넘는 구상 과정 동안 수많은 기대가 쌓였다. 그 기대 가운데 상당수는 개관 3개월 만에 이미 충족한 듯 보인다. 다만 진짜 영향은 이용 방식이 자리를 잡고 몇 해가 지난 뒤에야 드러날 것이다. 그럼에도 오디를 둘러싸고 형성된 열기는, 이 중앙도서관이 도서관 제도는 물론 건축과 더 넓게는 문화 전반의 변화까지 이끌 수 있음을 벌써 암시한다.
중앙도서관 오디가 문을 열자 많은 사람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수십 년 동안 여러 방향으로 구상되다가 끝내 뚜렷한 전체 비전 없이 조성된 퇴울뢴라흐티(Töölönlahti) 일대는, 지난해 말 개관한 중앙도서관이 마지막 빈 터를 채우면서 적어도 현재로서는 비로소 완성된 듯 보인다. 이보다 더 중심적인 입지는 헬싱키는 물론 상징적으로는 핀란드 전체에서도 찾기 어렵다. 실제로 설계공모 지침에서도 “상징적으로 중요한 다른 건물들 사이에 놓일 상징 건축”을 요구했다.
2013년에 진행된 중앙도서관 설계를 위한 2단계 국제건축공모에서는 알라 건축사무소(ALA-arkkitehtitoimisto)의 안 “번역(Käännös)”이 당선됐다. 총 544개 안이 출품된 이 공모의 심사평은 “번역”이 주변 환경과 단단하게 연결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외관에서 가장 강한 인상은 물결치듯 돌출된 목재 표면이다. 그 아래 지상층에는 아치형 공공공간이 생기며, 이는 건물 앞 시민광장인 칸살라이스토리(Kansalaistori)의 연장처럼 이어진다. 이 목재 물결은 그 위로 들어 올려진 자료 구역 “책의 하늘(Kirjataivas)”과 국회의사당 방향을 향한 테라스의 받침대 구실을 한다.

사진: 투오마스 우우셰이모(Tuomas Uusheimo)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Helsingin keskustakirjasto Oodi)
건축: 알라 건축사무소(Arkkitehtuuritoimisto ALA) / 유호 그뢴홀름(Juho Grönholm), 안티 누스요키(Antti Nousjoki), 얀네 테라스비르타(Janne Teräsvirta), 사물리 울스턴(Samuli Woolston)
위치: 퇴울뢴라흔덴카투 4(Töölönlahdenkatu 4), 헬싱키(Helsinki)
규모: 17,250제곱미터
준공: 2018년
알라의 건축 파트너인 유호 그뢴홀름, 안티 누스요키, 사물리 울스턴은 외부 건축을 무엇보다 맥락에 대한 반응으로 본다. 도서관 부지는 길고 제약이 큰 직사각형인데, 건축은 이 틀을 흔들어 놓으려 했다. 누스요키는 기본 해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형태는 주어진 상자에서 벗어나 다른 것이 된다. 바깥 공간과 건물을 엮고, 그 공간을 적극적으로 점유하는 긴장감 있는 구조가 된다.”
그뢴홀름은 이렇게 덧붙인다. “우리는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산(Kristiansand)의 킬덴 콘서트홀(Kilden-konserttitalo)에서도 비슷한 형태를 쓴 적이 있다. 그곳에서도 형태는 펄럭이는 깃발 조각이 아니라, 항만 지역의 공간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얇은 목재 부재 6겹으로 만든 외피는 방화와 장기 내구성 면에서 과제를 던졌다. 누스요키는 이렇게 말한다. “핀란드에서는 이처럼 큰 목재 외벽을 이전에 만든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목재는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재료다.”
목재는 장소에 부드러움과 따뜻한 분위기를 더하도록 의도됐다. “사람들은 종종 오디가 누구를 위한 곳이냐고 묻는다. 오디는 이 근처를 지나는 모두를 위한 곳이다. 건축은 사람을 안으로 이끌고, 자연스럽게 흘러들게 하며, 안의 기능을 바깥에도 드러낸다.”
“맞혀보라. 핀란드인들이 101주년 독립을 기념하려고 무엇을 했을까? 그렇다. … 다리를 하나 지었다.” 1
설계공모 단계부터 새 중앙도서관의 기능 요구는 서가 높이에 이를 정도로 세밀하게 정리돼 있었다. 알라의 개념은 다양한 공간 배치안을 검토하고 압축한 결과였다. 건축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안의 압도적인 강점은 개방형, 폐쇄형, 개방형 층의 조합을 명료하게 응축한 데 있었다. 그 결과 최대 규모이면서도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세 개 층을 만들 수 있었다.”
물결치는 목재 표면은 내부 기능 개념과도 직접 연결된다. 기능은 말하자면 이 표면을 중심으로 조직됐다. 구조와 기능의 3분법은 하나로 맞물린다.
광장의 연장처럼 작동하는 개방형 지상층 내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건물 전체 길이에 걸친 강철 다리 구조가 필요했다. 지상층의 천장은 이 다리 구조를 덮는 물결 모양 목재 면으로 마감했다.
목재 표면 위 중간층에는 메이커스페이스(makerspace) 작업실, 음악 스튜디오, 직원 공간이 들어선다. 이 층은 구조적으로도 기술 장치가 집중된 기계적 중간 요소처럼 작동한다. 다리 구조가 이 층을 관통하고, 환기 설비를 비롯한 설비 시스템도 여기에 집중돼 있다.
3층은 실제 자료 구역이다. 기술 설비를 아래층에 모아 두었기에 이 층은 시각적으로 더 가볍고 더 넓게 만들 수 있었다. 높은 곳에 조용히 떠 있는 밝은 공간이 된 것이다. 천장은 목구조라 기둥 수를 줄일 수 있었다. 물결치는 천장을 부드럽게 관통하는 채광구가 들어가고, 외벽 전체는 유리로 마감했다. 외측 유리는 유리 기둥이 받친다.
오디의 목표 수명은 150년이다. 가변성은 건축 유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 사물리 울스턴은 이렇게 말한다. “건축에서는 흔히 비슷비슷하고 바꾸기 쉬운 일반적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아주 특별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후자에 더 가깝다. 하지만 미래의 도서관이 어떤 모습이든, 그 도서관은 이런 유형들 가운데 어디엔가 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 믿는다.”

사진: 투오마스 우우셰이모(Tuomas Uusheimo)
“새 중앙도서관은 도시 전략 프로그램이 제시한 목표를 지원한다. 이 도서관은 학습, 역량, 교양, 문화를 복지와 경쟁력의 기반으로 강화한다.” 2
개관 이후 오디는 특히 새로운 기능성 때문에 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도서관은 공공공간의 역할을 전면에 내세우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분명히 선언한다. 이런 목표는 이미 공모 지침에 담겨 있었고, 그 배경에는 2008년에 작성된 조사 보고서 대도시의 심장, 헬싱키의 심장(The Heart of the Metropolis – the Heart of Helsinki)이 있다. 이 보고서는 국제적인 도서관 흐름을 검토하며 중앙도서관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만들었다.
건축공모 결과가 나온 뒤와 실시설계 시기에 헬싱키 시립도서관을 이끌었던 투울라 하비스토(Tuula Haavisto)는 오디의 뿌리가 더 오래전으로 올라간다고 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헬싱키 도서관 제도는 이미 훨씬 이전부터 다양한 운영 모델을 실험해 왔고, 오래전부터 국제 흐름과 긴밀히 연결돼 있었다.”
헬싱키 도심 여러 곳에서 운영되다가 오디 개관과 함께 문을 닫은 키르야스토 10(Kirjasto 10)은 1994년에 이미 설립됐다. 처음에는 당시 새로운 흐름이던 인터넷의 도서관 활용에 집중했다. 이후 키르야스토 10에는 메이커스페이스 작업실의 초기 형태도 들어섰다. 이 기능은 나중에 다른 도서관들로 퍼졌고, 지금은 오디 2층에서 분명한 존재감을 보인다.
건축이론 선임대학강사인 안니 바르톨라(Anni Vartola)는 지난해 여름 베네치아 건축비엔날레 핀란드관에서 열린 마인드-빌딩(Mind-Building) 전시의 내용을 선별하면서 핀란드 도서관 역사를 깊이 살폈다. 바르톨라도 오디의 뿌리를 최소 30년 전으로 본다. 도서관을 거실로 부르기 시작한 시점이 이미 1980년대였기 때문이다.
바르톨라는 이렇게 정리한다. “언론은 오디를 혁명, 새 시대의 시작처럼 다뤘다. 하지만 나는 오디를 긴 발전 과정의 한 단계로 본다. 오디는 단절이라기보다 연속이다.”
1980년대에 도서관을 거실로 보던 생각은 복합시설 건립과도 이어졌다. 바르톨라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때부터 도서관은 점차 사람을 만나게 하는 장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작은 지방도시에도 그런 장소를 만들고 싶어 했다. 도서관의 역할은 지역문화를 지키고 지역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었다.” 도서관 사용 방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변해 왔다. 1990년대에는 취미용 장비를 빌려주는 일도 시작됐다.
이런 발전을 고려하면, 바르톨라는 오디가 오히려 도서관의 본질을 두고 논쟁을 불러일으킨 점을 조금 뜻밖으로 본다. “40세가 넘은 우리 세대, 즉 권력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세대는 도서관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소 향수적이고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도서관 제도는 계속 진화했지만 도서관 건축은 더 느리게 바뀌었다. 우리는 더 일찍, 더 과감한 건축을 시도할 수도 있었다.” 다만 유형적으로 볼 때 오디의 새로움은 공간 배분에 있다. 이제 만남을 위한 층이 하나, 작업실을 위한 층이 하나, 그리고 전체 공간의 3분의 1만이 실제 자료 공간이다.
오디와 같은 시기에 새 도서관법도 함께 준비됐다. 이 법은 2017년에 시행됐다. 새 법은 도서관의 사회적 임무를 이전보다 넓게 규정한다. 장서 유지와 정보 제공뿐 아니라, 공공도서관은 사회적 대화와 능동적 시민성,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촉진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학습, 취미, 작업, 시민활동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 법은 오디와는 별개로 준비됐지만, 둘 모두의 배경에는 같은 국제 흐름과 도서관계의 핵심 이념이 놓여 있었다. 오디는 이 법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처럼 보인다. 전 도서관서비스 책임자 투울라 하비스토는 이렇게 말한다. “오디에서는 도서관법 조항이 말 그대로 콘크리트에 부어졌다.”

사진: 투오마스 우우셰이모(Tuomas Uusheimo)
“공간은 가능한 한 개방적이고 범용적으로 설계한다. 그래서 쉽게 바꿀 수 있고, 이동식 가구와 벽체, 가벼운 구조물로 ‘공간 속 공간’을 계획할 수 있다.” 3
오디의 세 층은 건축과 분위기 면에서 모두 매우 다르다. 반면 그 안에 들어간 요소들, 즉 이동식 가구와 일부 마감재는 실용적 이유 때문에 더 일반적인 성격을 띤다. 알라의 사물리 울스턴은 설계 원칙을 이렇게 설명한다. “크고 오래 남는 것은 맞춤형이고 특별하다. 그만큼 비용도 든다. 그래서 바뀌는 요소들은 시장에서 구할 수 있고, 쉽게 교체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제품군 가운데서 선택 가능한 것으로 가져가려 했다.”
유호 그뢴홀름은 이렇게 말한다. “어느 정도의 일반성은 건축의 자연스러운 일부다. 거기서 대비가 생기고 분위기의 폭도 넓어진다. 예를 들어 도서관 안의 유리벽 회의 부스는 도서관만의 고유한 장치는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에 흥미로운 층위를 더한다.”
알라의 참조 대상은 국제적이다. 건축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물론 참조가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세계 건축의 흐름 속에서 작업하는 것이 중요했다. 오디는 목표와 위상 면에서 매우 국제적인 건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디의 기능적 선례로는 시애틀 중앙도서관(Seattle Central Library, OMA, 2004)과 센다이 미디어테크(Sendai Mediatheque, 도요 이토(Toyo Ito), 2001)를 들 수 있다.
“우리는 설계 단계에서 센다이를 방문했다. 그곳에서도 오디처럼 건물의 지속적 성격은 구조에서 나온다. 층들은 작은 개구부로 연결되고, 바뀌는 사용은 그 영속 구조 위에서 작동한다.”
오디에 도입된 하나의 개별 요소로는 층 사이의 에스컬레이터를 들 수 있다. 이 장치는 국제 건축 담론과 공간의 범용성, 그리고 공공공간의 성격을 함께 환기한다. 렘 콜하스(Rem Koolhaas)는 2014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으며 에스컬레이터를 창문, 문, 엘리베이터 같은 건축의 기본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콜하스가 설계한 시애틀 중앙도서관에도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누스요키는 이렇게 비교한다. “이 배경에는 국제 담론에 참여하려는 의도도 있고, 오디라는 건물의 성격도 있다. 우리는 세 층의 사용 비중이 균형을 이루길 원했다. 예를 들어 쇼핑몰에서는 3층에 갈 때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 결국 문제는 건축을 통해 기능을 어떻게 유도하느냐다.”
“건물은 주변 환경과 단단하게 연결되면서도 분명하게 존재를 드러내고, 중요한 공공건축으로서 자기 자리를 차지한다. 이 건물은 사람을 끌어들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쉽게 받아들여진다.” 4
퇴울뢴라흐티의 다른 건물들과 달리 오디는 신문 독자 의견란에서조차 느긋하고 땅에 발이 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것은 설계자들이 처음부터 목표로 삼은 바였다.
유호 그뢴홀름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오디를 기념비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오디는 우선 사용을 위한 건물이다. 공모 지침에도, 또 전체 과정에도 도서관과 그 이용을 둘러싼 어떤 장중함이 분명히 있었다.” 안티 누스요키도 덧붙인다. “오디에는 일상성과 장중함이 서로 마주 놓여 있다.”
건축가들은 외부와 내부의 연결, 그리고 칸살라이스토리 광장이 다음 여름부터 더 활발히 쓰이기 시작하면 지금의 기념비적 인상도 옅어질 것이라 본다. “현재 지상층은 장기적으로 보일 모습보다 더 기념비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이 공간은 단순한 빈 로비가 아니라 지붕 있는 광장으로서 역할을 점점 키워 갈 것이다.”
현재 헬싱키 문화국장을 맡고 있는 투울라 하비스토는 이런 장중함을 긍정적으로 본다. 오디의 건축에 투자한 것은 곧 도서관 이용자를 존중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하비스토는 이렇게 말한다. “예를 들어 덴마크 도서관은 더 휘게(hygge)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핀란드 도서관은 이른바 진짜 건축에 더 가깝다. 나는 이 핀란드식 노선을 좋아한다. 그 안에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일종의 민중의 궁전이다. 핀란드는 시청 같은 건물에만 힘을 쏟지 않고, 보통 사람들을 위해서도 진짜 건축을 만든다.”
하비스토는 오디 개관식에도 참여했다. “사람들이 3층에 올라왔을 때 눈물을 보인 이들이 많았다. 오디는 방문객에게 엄청난 반응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이것이 자신들을 위해 지어졌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사진: 투오마스 우우셰이모(Tuomas Uusheimo)
“새 중앙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설 것이다. 그것은 실내에서 작동하는 공공공간이라는, 가능성으로 가득한 새로운 개념에 형태를 부여한다. 그런 점에서 이 건물은 핀란드 사회와 문화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주는 징표다.” 5
오디는 도서관 제도의 기함이자 핀란드 사회, 문화, 교양의 상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 실제 의미는 훨씬 시간이 지난 뒤에야 분명해질 것이다. 지금은 오디가 오늘의 헬싱키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살피는 편이 더 쉽다.
건축가들은 오디를 헬싱키 현대건축의 흐름 속에 놓고 본다. 안티 누스요키는 이렇게 말한다. “공공 사우나 뢰일뤼(Löyly)는 헬싱키 건축을 인스타그램 현상으로 만들기 시작했고, 건축이 일반 대중에게도 흥미로운 주제임을 보여줬다. 아모스 렉스(Amos Rex)도 같은 흐름의 일부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일정한 수준의 공통된 야심을 공유한다. 우리는 서로의 작업을 베끼지 않지만, 서로를 주의 깊게 본다. 이런 나란한 자극은 건축가 모두와 시민 모두에게 이롭다.”
안니 바르톨라는 현재의 헬싱키 건축 담론에서 국제 논의의 흔적을 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헬싱키는 도심에 주목받는 건축 작품을 들여오는 문제를, 특히 공공건축의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비슷한 논의가 이미 10년쯤 전에 진행됐다. “강한 형태를 내세운 건축, 특히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작업을 앞세운 흐름은 그 무렵 한 차례 타격을 받았다. 상징적 형태 언어가 너무 넘쳐나며 모두가 경쟁하듯 소리치는 느낌이 들자 피로감이 생긴 것이다. 헬싱키 거리에서는 아직 그런 피로가 크지 않고, 강한 제스처가 들어설 여지도 있었다.”
바르톨라는 오디를 상징적 건축의 좋은 예로 본다. “핀란드에서는 최근 수십 년 동안 형태 언어에 상징 가치를 전면적으로 싣고, 예산에서도 그것을 고려한 건물이 많지 않았다. 핀란디아 홀(Finlandia-talo)이 마지막 사례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그는 이 열광에 위험도 있다고 본다. “새 건물을 둘러싼 과도한 기대는 시야를 흐릴 수 있다. 일상이 시작된 뒤에는 스스로를 축하하는 데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바르톨라는 이렇게도 말한다. “오디와 베네치아 비엔날레 마인드-빌딩 전시를 통해, 핀란드 도서관이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오디를 다룬 최고의 기사들은 새 건물 하나만 치켜세우지 않고, 핀란드 도서관의 발전이라는 더 넓은 맥락 속에서 오디를 설명했다. 우리도 그 맥락을 스스로 이해하면 좋겠다.”
오디는 바르톨라에게 공공공간의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동안 공공공간에 대한 우리의 언어가 바뀌었다. 오디는 이 변화에 입장을 내놓는다. 나는 우리가 실내를 공공공간의 연장으로 논의하는 단계로 나아가길 바란다.”
더 큰 주제는 핀란드성이다. 바르톨라는 이렇게 제안한다. “오디를 계기로 핀란드다움과 정체성 문제를 논의하는 일은 건강한 시도일 수 있다.” 그는 핀란드가 실제로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잘하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다른 나라와 구별하는가.
“물론 우리는 핀란드 건축을 국제 무대로 밀어 올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국제적이다. 나는 오히려 독창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핀란드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은 핀란드의 정신 풍경, 자연, 사회, 역사에서 무엇을 끌어낼 수 있을까.”
특히 도서관이라는 건물 유형은 문화적 지향과 직접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 문제는 결국 건축을 넘어선다. 바르톨라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금 훌륭한 도서관 건물을 갖게 됐다. 그와 함께 사람들이 무엇을 읽는지,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어떤 언어를 쓰는지도 말해야 한다. 이것은 문화정책의 차원이며, 건축에서도 훨씬 더 많이 논의돼야 한다.”
어쨌든 건축의 문화적 역할은 변하고 있다. 알라의 건축 파트너들은 새 중앙도서관을 국가적 건설 서사의 방향 전환을 보여주는 한 장면으로 본다. 안티 누스요키는 시대마다 건축에 부여된 국가적 가치를 비교하며 이렇게 말한다. “예를 들어 전후 핀란드 건축에는 재건과 표준화라는 사명이 연결돼 있었다. 당시에는 개별 주택을 지으면서도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금은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오디는 어떤 것의 원형이 아니다. 오디의 역할은 하나의 사례가 되어 다른 건물들을 자극하는 데 있다.”
- 조니 터커(Johnny Tucker), “구름 위의 도서관: 알라 아키텍츠의 오디(Library in the clouds: Oodi by ALA Architects)”, 블루프린트(Blueprint), 2019년 362호, 64쪽. 번역은 편집부가 옮김.
- 헬싱키시(Helsingin kaupunki), 대도시의 심장 – 헬싱키 중앙도서관 건축공모 2012–2013(Metropolin sykkivä sydän – Helsingin keskustakirjaston arkkitehtuurikilpailu 2012–2013. Kilpailuohjelma), 23쪽.
- 같은 책, 49쪽.
- 헬싱키시(Helsingin kaupunki), 대도시의 심장: 헬싱키 중앙도서관 공개 국제건축공모 심사평(Metropolin sykkivä sydän: Helsingin keskustakirjaston avoin kansainvälinen arkkitehtuurikilpailu. Arvostelupöytäkirja 29.4.2013), 2단계 작품별 심사, 94쪽.
- 아르크인포 핀란드(Archinfo Finland), 마인드-빌딩. 핀란드관 전시. 베네치아 비엔날레 2018(Mind-Building. Exhibition in the pavilion of Finland. La Biennale di Venezia 26 May – 25 Nov 2018), 전시 카탈로그, 229쪽. 번역은 편집부가 옮김.
게재: 2019년 1호, 도시(Kaupunki)
1. 개요
- 이 글은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를 단순한 신축 건물이 아니라, 도서관 제도와 공공공간 개념의 변화를 압축한 사례로 다룬다. 핵심 수치는 분명하다. 오디는 2013년 2단계 국제공모에서 544개 출품안 가운데 당선작을 냈고, 2018년에 준공됐으며, 연면적은 17,250제곱미터다. 목표 수명은 150년이다.
- 건물은 3개 층의 성격을 강하게 나눴다. 지상층은 광장의 연장인 공공공간, 중간층은 메이커스페이스와 스튜디오, 3층은 자료 공간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전체 공간 중 실제 자료 구역은 약 3분의 1뿐이다. 이는 책 보관 중심 모델에서 활동·제작·체류 중심 모델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 이 변화는 갑작스러운 혁신이 아니다. 기사 속 설명대로 키르야스토 10은 1994년에 이미 설립됐고, 도서관을 ‘거실’로 보는 시각도 1980년대부터 존재했다. 즉 오디는 단절이 아니라 30년 이상 축적된 흐름의 가시화다.
- 관련 자료도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도서관디자인연구소는 오디의 기획과 건설에 10년이 걸렸다고 정리했고, 또 다른 글에서는 정책과 시민 참여의 축적이 약 20년에 걸쳐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2. 추진 배경
- 오디가 추진된 배경에는 공간 문제와 제도 문제가 함께 있었다. 기사에 따르면 퇴울뢴라흐티 일대는 오랫동안 여러 방향으로 개발됐지만 전체 비전이 약했다. 오디는 이 지역의 마지막 빈 터를 채우며 도시 중심의 상징축을 정리해야 했다.
-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도 기존 정의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래서 2017년 새 도서관법은 장서 제공을 넘어서 민주주의, 능동적 시민성, 표현의 자유, 학습, 취미, 작업, 시민활동을 지원하는 공간 제공까지 공공도서관의 임무에 넣었다.
- 이용 행태도 이미 변하고 있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취미 장비 대출이 시작됐고, 관련 기사에서는 방문자의 약 절반이 대출·반납 이외의 활동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책을 빌리는 곳’만으로는 현대 이용 행태를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 대규모 이용과 공공성 관리도 과제였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오디는 연간 약 250만 명이 방문하고, 헬싱키 도서관망은 38개 도서관과 2대의 도서관 밴으로 구성된다. 이용 밀도가 높은 공공공간은 개방성과 질서, 환대와 안전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3. 개선 사항
- 첫째, 오디는 기능을 수직으로 분리해 충돌을 줄였다. 열린 지상층, 제작과 실험의 중간층, 조용한 자료층을 나누면서도 하나의 건축 개념으로 묶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구조와 기능의 3분법이 하나로 결합돼, 사용 목적이 다른 집단이 같은 건물 안에서 공존할 수 있게 했다.
- 둘째, 오디는 공공공간을 실내로 끌어들였다. 지상층을 단순 로비가 아니라 광장의 연장으로 설계했고, 건물 전체 길이를 가로지르는 강철 구조를 적용했다. 이 해법은 실내를 ‘지붕 있는 시민광장’으로 바꿨다.
- 셋째, 오디는 범용성과 특수성을 분리해 운영 유연성을 높였다. 기사에 따르면 오래 남는 큰 구조는 맞춤형으로 만들고, 바뀌는 가구와 일부 요소는 쉽게 교체 가능한 일반 제품으로 채웠다. 이는 150년 목표 수명과 운영 변화 대응을 함께 노린 전략이다.
- 넷째, 오디는 법과 공간을 연결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도서관법 조항이 콘크리트에 부어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2017년 법이 요구한 학습·취미·작업·시민활동 공간이 실제 공간 구성으로 구현됐다.
- 다섯째, 시민 요구를 설계 전 단계부터 반영했다. 관련 기사들은 시민에게 원하는 도서관 기능을 묻는 과정이 10년 또는 20년에 걸쳐 이어졌다고 전한다. 공간 혁신이 건축가의 조형 실험만이 아니라 정책, 이용자 조사, 운영 철학의 누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4. 시사점
- 오디의 핵심은 ‘큰 건물’이 아니라 ‘도서관 정의의 재설계’다. 자료 공간을 약 33.3퍼센트로 줄이고 나머지를 체류, 제작, 만남, 작업에 배분한 결정은 도서관이 저장시설에서 사회 기반시설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 해당 기사에 따르면 오디는 혁명보다 연속에 가깝다. 이 점은 한국 공공도서관에도 중요하다. 새 건물 하나를 상징 사업으로 밀기보다, 1980년대의 거실 개념, 1994년 키르야스토 10, 2017년 도서관법 같은 장기 흐름을 함께 읽어야 공간 혁신이 일회성 유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 또 하나의 시사점은 상징성과 일상성의 결합이다. 오디는 국회의사당 맞은편이라는 상징 입지에 놓였지만, 설계자는 이를 기념비보다 사용 건물로 보았다. 그 결과 공공건축이 위엄만 드러내지 않고, 평범한 시민의 체류와 감정까지 존중하는 방식이 가능해졌다.
- 마지막으로, 관련 기사에서 확인되듯 오디는 다른 도시 도서관 리노베이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한 건물이 복제 모델이 아니라 기준점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뜻한다. 즉 좋은 공공도서관은 표준 도면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도시가 자기 맥락에 맞는 답을 만들도록 자극한다.
참조: ark.fi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