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개성 넘치는 대학 도서관의 세계
대학마다 저마다의 특색이 있는 것처럼, 특별한 도서관을 운영하는 대학들도 많다. 이번에는 아름다운 대학 도서관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건축미와 기능성을 갖춘 스타일리시한 도서관들로, 학생들의 학습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공간들이다.
1. 무사시노 미술대학 미술관·도서관 (도쿄도 고다이라시)
무사시노 미술대학의 다카노다이 캠퍼스에 위치한 이 도서관은 미술관과 도서관, 민속자료실, 이미지 라이브러리가 결합된 ‘미와 지식의 복합 문화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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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경치가 비치는 유리 외벽
2010년에 완공된 이 도서관 건물은 천장까지 이어진 거대한 ‘서가의 벽’이 소용돌이 형태로 배치되어 있어, 독특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또한, 벽 곳곳에 뚫린 개구부(구멍)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양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어, 마치 도서관 안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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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의 벽’이 이어져 있는 도서관 내부
바닥과 벽면에는 도서관의 십진분류법을 나타내는 숫자가 다양한 디자인으로 장식되어 있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예술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관내 곳곳에 배치된 명작 디자이너 의자에 앉아 독서를 즐길 수 있어, 학생들의 창작 의욕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고서를 활용한 수업이 가능한 열람실과 동료들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그룹 학습실도 마련되어 있어, 학습과 창작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제공한다.
차세대 예술가들이 모이는 창조적 거점에 걸맞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공간이라 할 수 있다.
2. 교토 여자대학교 도서관 (교토시)
2017년에 완공된 교토여자대학교(교토시) 도서관은 서가 및 열람 공간을 중심으로 한 ‘지혜의 창고’와 액티브 러닝 공간을 갖춘 ‘교류의 마루’로 구성되어 있다.
‘지혜의 창고’는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개방형 구조로,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약 30만 권의 개방형 서가가 장관을 이루며, 통유리로 설계된 공간 덕분에 압도적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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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로 둘러싸인 아치형 통로의 ‘지혜의 창고’
‘소통의 마루’에는 그룹워크와 토론을 할 수 있는 ‘액티브 러닝 커먼즈’와 식사가 가능한 학습 공간인 ‘캐주얼 스터디 스페이스’ 등이 마련되어 있어, 학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지혜의 창고’와 ‘소통의 마루’ 사이에는 캠퍼스 전체를 연결하는 언덕길 ‘쿄메자카(교토여재 언덕길, 京女坂)’가 지나간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학습과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대학 생활이 더욱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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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창고'(뒤쪽)와 ‘소통의 마루'(앞쪽)로 구성된 도서관
3. 세이난 가쿠인 대학 도서관 (후쿠오카시)
개교 100주년을 맞아 2017년에 리뉴얼 오픈한 니시난가쿠인대학(후쿠오카시 사와라구) 도서관은 벽돌을 투각 방식으로 쌓아 올린 독특한 외관이 가장 큰 특징이다. 벽돌 틈새로 내부 유리창에서 새어 나오는 빛이 낮과 밤의 분위기를 완전히 다르게 연출하며, 시간대에 따라 색다른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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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쌓아 올린 듯한 벽돌의 ‘워터마크 쌓기’가 인상적이다.
건물 내부는 1층부터 6층까지 중앙부를 통로 공간인 ‘북트리(Book Tree)’가 관통하고 있다. 큰 나무의 줄기를 형상화하여 만들어졌으며, 주변에는 책꽂이가 배치되어 있다. 블랙을 기본으로 한 공간은 외관과는 또 다른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공간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러닝 리프(Learning Leaf)’가 마련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성장하는 나무처럼 학습하고 토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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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이 잘되는 공간 ‘북트리’를 중심으로 한 시크한 인테리어
4. 교토대학교 가쓰라 도서관 (교토시)
교토대학 가쓰라 캠퍼스(교토시)에 있는 가쓰라 도서관은 대학원 공학연구과의 5개 도서관을 통합하여 20년에 개관했다.
가쓰라 도서관은 도서관 기능과 연구 지원 기능을 겸비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학생과 연구자들에게 연구실과는 다른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 상징이 바로 도서관에서 바라보는 경치이다. 교토시 서부의 구릉지에 위치한 캠퍼스의 입지를 살려 동쪽 일면에 설치된 약 28m×9m의 대형 유리벽을 통해 교토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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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유리벽에서 교토 시내를 조망
테라스에 근처에는 테이블과 소파가 설치된 공간도 있어 공부나 연구를 위한 휴식 공간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절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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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가 많은 캠퍼스에서 배움과 연구 교류의 거점이 되는 가쓰라 도서관
5. 규슈대학교 중앙도서관 (후쿠오카시)
2018년 이전이 완료된 규슈대 이토 캠퍼스의 랜드마크로, 원형 구조가 독특하다. 지형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되어, 마치 땅속에서 도서관이 솟아오른 듯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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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면과 일체화된 독특한 구조로 외벽은 타일로 덮여 있다.
직경 약 200m의 호를 그리는 원통형 건물은 주변 경사면과 일체감을 이루도록 배치되어 마치 ‘지형의 일부’인 듯하다. 도서관 내부 열람공간은 4층 복층 구조의 개방형 구조로, 약 350만 권의 도서를 소장하며, 약 1400석의 좌석을 제공하는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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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한 아치형 열람 공간
강의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오픈 공간, 그룹으로 집중 토론할 수 있는 개인실 공간 등 다양한 스타일의 학습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약 1000㎡ 규모의 액티브 러닝 공간도 갖추고 있다. 규모뿐만 아니라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설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6. 도쿄 과학대학교 도서관 오카야마 도서관 (도쿄도 메구로구)
원래는 도쿄공업대학 오카야마 캠퍼스(도쿄도 메구로구)의 부속 도서관으로, 24년 10월 도쿄공업대학이 도쿄의과치과대학과 통합하여 도쿄과학대학이 탄생하면서 도서관이 되었다.
도서관 일부인 유리 삼각형 건물이 V자형 철골 기둥에 떠받쳐져 공중에 떠 있는 독특한 모습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치즈케이크’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특히, 완공 직후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유리 한 장 깨지지 않을 만큼 견고한 구조를 갖추고 있어, 외관에서 느껴지는 인상보다 훨씬 튼튼한 건물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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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 있는 느낌의 건물은 그 실루엣 때문에 ‘치즈케이크’라고 불린다.
이 도서관은 이공계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성이 높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하 열람 공간뿐만 아니라 2층과 3층에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학습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유리창으로 둘러싸여 개방감이 뛰어난 환경을 갖추고 있어, 건물의 독특한 형태가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하며 신선하고 색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만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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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펼쳐진 열람 공간을 포함해 연면적은 약 8600㎡에 달한다.
7. 도쿄도립대학교 도서관 본관 (도쿄도 하치오지시)
도쿄도립대학교 미나미오사와 캠퍼스(도쿄도 하치오지시) 중심부에 자리한 도서관 본관은 1991년 대학이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건립된 건물로,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건물 상부의 원통형 공간에는 거대한 미러볼을 연상시키는 구체가 자리하고 있어, 아치형 통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그 웅장한 위용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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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릭한 구체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덴포 개혁을 이끈 미즈노 다다쿠니를 배출한 후다이 다이묘(譜代大名) 미즈노 가문의 문서 등 귀중한 고문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지상층에는 학습 공유 공간(Learning Commons)을 갖춰 다양한 학습 스타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또한, 건물 정면에 새겨진 라틴어 문구 ‘VERITAS VOS LIBERABIT(진리는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밤이 되면 은은한 빛을 발산하며, 이를 올려다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학습 의욕이 샘솟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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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에서 인용한 라틴어 구절이 적혀 있다.
8. 현립 히로시마대학교 도서관 (히로시마시)
1997년에 완성된 히로시마 현립 히로시마 대학(히로시마시)의 도서관은 전통 악기의 북인 쓰즈미(鼓)나 새장을 연상시키는 원통형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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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한 격자형 벽으로 구성된 캠퍼스 내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도서관
그물망처럼 보이는 외관의 버팀목(브레이스)은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내부 중심부는 통유리로 되어 있어 개방감을 극대화하며, 서가들은 공간을 둘러싸듯 방사형으로 배치되어 독특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또한, 천장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이 도서관을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며, 단순한 학습 공간을 넘어 대학의 상징이자 히로시마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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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경 14m에 달하는 통로를 서가가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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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각 대학만의 ‘개성’이 살아 있는 도서관들. 아름다운 도서관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 견학을 계획하고 있다면, 도서관도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그곳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미래의 학습 공간을 미리 경험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출처 : www.asa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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