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적 : 3013 m²
- 연도 : 2022년
- 위치 : 이탈리아, Brixen
이탈리아 볼차노(Bolzano) 주 브릭센(Brixen)시에 새로운 공공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건축사무소 칼라나 메잘리라 펜티말리(Carlana Mezzalira Pentimalli)가 설계한 이 도서관은 브릭센 대성당(Duomo)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1984년에 설립된 기존 공공도서관의 전통을 이어받아 36,000권 이상의 도서를 보유한 이사르코 계곡(Isarco Valley)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도서관 프로젝트는 지역사회에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 건축가들은 “이곳은 단순히 책을 쌓아두는 컨테이너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다양한 문화와 세대가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지역적 맥락에 깊이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며 사회적 연대감을 키우는 도시의 거실 같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건물의 신축과 기존 건물인 구 재무청(Ex Finance), 구 법원(Ex Court)의 일부 구역(1층과 2층) 및 구 교도소(Ex-Prison)의 일부 구역(지상층과 1층)의 복원 및 부속 건설을 포함하는 단일 복합단지 조성으로 이루어졌다. 이 작업은 구 재무청 건물 북쪽과 남쪽에 위치한 두 개의 보행자 출입구와 브루노 거리(Via Bruno)에 인접한 정원의 재정비를 통해 완성되었다. 이 정원은 한때 사유지로 주교가 소유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주변 환경에 조용하고 극도로 존중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구 법원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이 부지는 기존 두 건물 사이에 형성된 빈 공간으로, 철거 전까지 교구 소유의 부지였다. 새로운 건물은 실질적인 연결 인프라 역할을 하며, 구조적으로 “나무 가지”처럼 기능한다. 콘크리트로 된 “가지”가 구 재무청과 구 법원 건물로 뻗어나가며, 새로운 공간과 기존 공간 사이에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개념에서 영감을 받은 건축가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쿨투어바움(Kulturbaum), 문화의 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비유는 현대 공공도서관 공간의 높은 유연성과 적응성에 대한 필요를 반영하여 평면 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전통적인 서가 시스템을 채택하는 대신, 이 건물은 외부 콘크리트 벽과 내부를 감싸는 목재 패널 사이에 이중 외피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외피에는 수직 동선, 화장실, 서가를 포함한 가구, 고정형 벤치, 테이블 등 대부분의 보조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이 “코르텍스(cortex)” 구조는 공간을 감싸면서 내부를 특정 기능에 구애받지 않도록 완전히 자유롭게 만든다. 이러한 공간의 유연성은 도서관 운영과 이용 방식에도 반영되었다. 일부 전략적인 출입구를 제어함으로써, 단지는 전체 또는 일부 층에 대해 개방적이거나 제한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각 건물과 부속 외부 공간은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서로 다른 시간대에 다양한 기능과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신축 건물과 기존 건물 간의 연결은 가시적으로 드러나며, 형식적, 기능적, 배치적 요구를 충족한다. 신축 건물은 주변 환경의 기하학적 형태에 맞춰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형태를 조정한 결과물이다. 이 복합 단지는 자기 지시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마치 민감한 유기체처럼 지속적으로 부지와 프로젝트의 요구에 적응하며 변화한다.
세 건물 간의 미세한 고도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가지” 구조는 완만한 경사를 통해 높이 차이를 보완한다. 신축 건물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개의 수직 동선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밀폐된 비상계단은 법원 건물의 모든 층을 연결하는 비상 탈출구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신축 건물의 지상층과 다락층을 연결하는 계단으로도 사용된다. 반면, 개방형 계단은 건물의 다양한 층에 걸쳐 분포된 주요 기능 공간의 중심에 배치되어 있으며, 층간 빠른 이동을 돕는다. 이 계단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은 이동 중에도 새로운 공간 구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구성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두 개의 계단 모두 “코르텍스(cortex)” 내부에 통합되어 있으며, 기존 구 재무청(Ex-Finance) 건물에 있던 계단은 주로 서비스 용도로 사용된다. 이러한 설계는 건물 간의 원활한 연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이용자들이 다양한 동선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고려된 결과이다.
외부 공간과 신축 도서관 내부 공간 사이에는 완전한 연속성이 보장되며, 맞춤형 가구 요소들이 배치되어 이러한 연결성이 더욱 강조된다. 신축 도서관은 진정한 공공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새로운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도시 중심부의 일부로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신축 건물의 출입구는 지상층에 위치한 인포테크(Infotheque)를 통해 연결된다. 이곳에서는 넓은 4층 높이의 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이 공간에는 리셉션 구역이 자리하고 있다. 리셉션을 지나면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다. 남쪽에는 독립적으로도 운영 가능한 신문 열람실이 있어 공간 활용의 유연성을 높였다. 1층에는 소설 자료실이 오픈 스페이스 형태로 마련되어 있으며, 이곳의 두 번째 리셉션 구역을 통해 구 법원(Ex Court)과 구 재무청(Ex Finance)의 다양한 시설로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상층부로 이동할 수 있다. 2층은 주로 비소설 및 전문서적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구역은 구 재무청 건물과 직접 연결되어 기능적 확장을 이룬다. 이러한 공간 배치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효율적인 동선을 제공함과 동시에, 도서관 전체를 하나의 유기적인 공공 공간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3층에는 또 하나의 리셉션 구역이 마련되어 있으며, 이 공간은 다목적 홀과 문학 행사 구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각 층에는 화장실, 청소실, 수납 공간, 안내 데스크 등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이용자 편의를 고려했다. 기존 건물들의 리노베이션 작업을 통해 이들의 고유한 역사적 특징은 보존하면서도, 공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높은 유연성을 확보했다. 구 재무청(Ex-Finance) 건물은 이번 신축 건물로 접근할 수 있는 주요 관문으로 기능하며, 정면은 두오모 광장(Piazza Duomo)을 향하고 있다. 지상층에는 북쪽(주 출입구)과 남쪽(부 출입구)에 위치한 두 개의 출입구 외에도, 인포테크(Infotheque), 도서 대출 및 반납 구역, 그리고 옷 보관소가 마련되어 있다. 1층에는 도서관 내부 사무실이 위치하며, 2층과 3층에는 비소설 및 전문서적 구역과 다목적 홀이 배치되어 있다.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별도의 독립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모든 층으로의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설계는 역사적 건물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공공도서관으로서의 기능성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구 법원(Ex Court) 건물의 지상층은 주로 서비스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층에는 자동화된 창고, 24시간 도서 대출 및 반납 구역의 확인 구역, 외부 창구, 화장실, 그리고 기술실이 배치되어 있다. 1층에는 어린이 구역, 유아 구역, 그리고 아카이브, 놀이방, 다목적 홀이 포함된 음악부가 자리하고 있다. 건물 남쪽에 위치한 출입구를 통해 1층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어린이 구역은 복도 동쪽에, 놀이방은 서쪽에 위치해 있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 프레스코 벽화실에 도달하기 전 동쪽에는 다목적 홀이, 서쪽에는 음악 아카이브가 자리잡고 있다. 건물 북쪽에는 보다 아늑한 환경에 마련된 어린이 구역이 있으며, 이곳에는 두 개의 독립된 방과 넓은 공간이 포함되어 있다. 이 넓은 공간은 가구를 이용해 분할할 수 있으며, 책과 놀이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구 교도소(Ex-Prison) 건물에는 통로 갤러리와 인접한 부속 공간이 새롭게 조성되었다. 특히 자연 채광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는데, 이는 독서뿐만 아니라 도서의 보존과 관리에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남쪽 벽면은 특별히 흥미로운 조망이 없는 점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창을 두지 않은 ‘블라인드 월’로 설계되었으며, 내부에는 건물 전체 높이를 차지하는 “책장 벽”이 설치되었다. 이 연속적인 보아즈리(boiserie, 목재 벽판)는 지식을 담는 보물상자로서 도서관의 상징적 요소가 되었다. 프로젝트는 브릭센의 역사적 맥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특히 도심의 상징적 요소인 “에르커(erker)”라 불리는 돌출 창을 적용했다. 두 개의 대형 에르커는 전략적인 조망을 제공하며, 하나는 브릭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화이트 타워(White Tower)와 대성당의 종탑을 향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주교궁(Bishop’s Palace)을 조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시의 주요 지형지물과 상징적 요소들과의 연속성을 형성한다. 외부에서 보이는 두 개의 에르커는 건물의 볼륨을 확장하는 구조적 요소로, 내부에는 북유럽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을 재현했다. 이 공간은 독서나 경치를 감상하기에 적합한 알코브(alcove) 형태를 이루고 있다. 또한,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형성하는 대형 창문들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지점에 간접 채광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통해 자연광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이용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려되었다.
마지막으로, 경사지붕 꼭대기에 설치된 두 개의 대형 천창은 햇빛이 건물 전체 높이를 가로질러 지상층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각 층의 구조가 층마다 다르게 후퇴한 형태로 설계된 덕분으로, 층간의 시각적 연계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설계는 건물 내부의 깊은 시야감을 제공하며, 각 공간은 맞춤형 디자인을 통해 독창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다. 건물은 내부적으로 높은 기하학적·입체적 복잡성을 가지고 있지만, 외부에서는 깔끔하고 간결한 라인으로 위장되어 기존 건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러한 설계는 외관의 단순함과 내부의 역동성을 동시에 담아낸다. 칼라나 메잘리라 펜티말리(Carlana Mezzalira Pentimalli)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브릭센 공공도서관은 건축과 주변 환경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브릭센의 건축적 특성을 반영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 이 도서관은 새로운 공간과 기존 건축물이 상호 보완하는 조화를 이룬다. 이로써 역사성과 현대성이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건축물이 탄생했으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인 공공장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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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e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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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nd Floor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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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Floor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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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Floor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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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rd Floor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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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 Sect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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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 Section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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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 Section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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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 Section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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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 Section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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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 동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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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 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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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면도 남쪽
출처 : www.arch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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