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을 넘어, 그 건축과 역사 속에 책 밖의 이야기를 품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2025 천 개의 도서관상(1000 Libraries Awards 2025)’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과 서점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20만 명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천 개의 도서관(1000 Libraries)’은 한때 블로그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여행 팁과 목적지 정보를 나누는 전 세계 책 애호가들의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설립자인 빈센트 판(Vincent Phan)은 “우리의 목적은 전 세계 도서관과 서점을 알리고,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 시대에도 여전히 그 가치와 매력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CNBC 트래블(CNBC Travel)에 말했다.
다음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10곳의 목록이다.
1. Dublin, Ireland의 Library of Trinity College Dublin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도서관(The Library of Trinity College Dublin)은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도서관으로, 성경 신약의 4복음을 화려한 장식과 상징으로 담은 9세기 필사본 ‘켈스의 서(Book of Kells)’를 비롯한 수천 권의 희귀 필사본을 소장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길이 65미터에 이르는 ‘롱 룸(Long Room)’으로 유명하다. 이 복도 양쪽에는 20만 권의 책이 빼곡히 꽂혀 있으며, 입장료는 19유로(약 22달러)부터 시작한다.
2. Adelaide, South Australia의 State Library of South Australia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주립도서관(The State Library of South Australia)은 책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보드게임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1866년에 지어진 빅토리아 양식의 ‘모틀록 홀(Mortlock Chamber)’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하 공간 역시 숨겨진 보물창고다. 한때 숙련된 박제사들이 일하던 이곳에는 현재 4만 권이 넘는 책이 보관되어 있다.
3. St. Gallen, Switzerland의 St. Gallen Abbey Library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The St. Gallen Abbey Library)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 중 하나로, 방대한 중세 필사본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스위스 북동부에 위치한 장크트갈렌 수도원은 한때 거대한 수도원이었으며, 유네스코(UNESCO) 웹사이트에 따르면 “8세기부터 1805년 세속화되기 전까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 중심지 중 하나”였다.
이곳은 1983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4. Oxford, United Kingdom의 Duke Humfrey’s Library
듀크 험프리 도서관(Duke Humfrey’s Library)은 ‘도서관 속의 도서관’으로 불린다.
이곳은 옥스퍼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의 주요 연구 도서관인 보들리언 도서관(Bodleian Library) 안에 있는 가장 오래된 열람실이다. 보들리언 도서관 웹사이트에 따르면, 한때 험프리 도서관의 책들은 서가에 사슬로 묶여 있었으며, 현재도 이 책들은 보들리언 도서관의 열람실에서만 읽을 수 있다.
험프리 공작(Duke Humfrey)은 헨리 4세(King Henry IV)의 막내아들로, 1447년 사망할 때 자신의 필사본 281권을 도서관에 기증했다. 그러나 종교개혁 시기에 이 중 3권을 제외한 모든 필사본이 반출되어 파괴됐다.
5. Admont, Austria의 The library at Admont Monastery
아드몬트 수도원 도서관(The Admont Abbey Library)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도원 도서관으로, 길이 70미터의 복도에 6만 권이 넘는 책을 전시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바로크 건축의 걸작으로, 오스트리아 화가 바르톨로메오 알토몬테(Bartolomeo Altomonte)가 그린 7개의 천장 프레스코화가 특징이다.
흥미롭게도, 이 베네딕토회 수도원은 현재도 운영 중이며, 수도사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6. Amsterdam, Netherlands의 Cuypers Library
카이퍼스 도서관(The Cuypers Library)은 암스테르담의 국립미술관(Rijksmuseum) 안에 위치해 있으며, 이 미술관에는 렘브란트(Rembrandt), 베르메르(Vermeer) 등 네덜란드 거장의 대표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국립미술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곳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미술사 전문 도서관이다. 방문객들은 이 도서관의 장서와 네오 고딕 양식 건축을 감상할 수 있으며, 비치된 아이패드를 이용해 미술관 소장품을 더 깊이 탐구할 수도 있다.
7. Melbourne, Australia의 State Library Victoria
빅토리아 주립도서관(The State Library Victoria)은 웹사이트에 따르면,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도서관이자 세계 최초의 무료 공공도서관 중 하나다.
이 도서관의 라 트로브(La Trobe) 열람실은 6층 높이의 팔각형 구조로, 320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과 3만 2,000권의 책을 수용할 수 있는 서가를 갖추고 있다.
설립자 판(Phan)은 학생 시절 이곳에서 공부했던 하루를 회상하며 “마치 성당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 지식이 신성하게 여겨지고, 이야기가 경배받는 곳”이라고 말했다.
8. Rio de Janeiro, Brazil의 Royal Portuguese Cabinet of Reading
왕립 포르투갈 도서관(Royal Portuguese Cabinet of Reading)은 16세기 포르투갈의 제로니무스 수도원(Jerónimos Monastery)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 이곳에는 희귀 초판본과 포르투갈 외 지역에서 가장 방대한 포르투갈 문학 컬렉션이 소장되어 있다.
이 도서관은 책을 넘어, 각종 행사와 활동을 통해 포르투갈 문화를 알리는 중심지 역할도 하고 있다.
9. Ulm, Germany의 Wiblingen Monastery Library
비블링겐 수도원 도서관(Wiblingen Monastery Library)은 인파가 적어 ‘숨은 보석’으로 불린다. 이 도서관은 1093년에 세워진 옛 베네딕토회 수도원인 비블링겐 수도원의 북쪽 별관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화려한 로코코 양식의 내부로 유명하며, 색채가 풍부한 갤러리에는 신화와 성경 속 인물을 묘사한 조각상과 예술 작품이 장식되어 있다.
10. Paris, France의 Bibliothèque Sainte-Geneviève
생제네비에브 도서관(Sainte-Geneviève Library)은 6세기에 설립되어, 파리의 활기찬 라탱 지구(Latin Quarter)에 위치해 있다.
이 도서관은 얇은 철제 기둥이 줄지어 지탱하는 이중 아치형 지붕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천장은 격자형 금속 장식으로 둘러싸여 있다.
‘천 개의 도서관(1000 Libraries)’의 판(Phan)은 “이곳에 들어설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치가 엄청나게 크다는 점이다. 하늘 끝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 도시 가이드 ‘소르티르 아 파리(Sortir à Paris)’는 이곳을 “파리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도서관”이라고 소개했다.
출처 : www.cn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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